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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2

야만인을 기다리며 몇번 이야기했지만, 전 소설 잘 안 봅니다. 깔봐서가 아니라, 메시지 찾기에 강박적인 현대 독서인의 초조함이겠지요. (Title) Waiting for barbarians @paperroses님의 소개로 알게 된 작가 존 쿳시의 '야만인을 기다리며'는 읽는 내내 책장 덮는게 아쉬워 야금야금 아껴 읽은 소설입니다. 소설이라, 글쎄, 스토리를 중심으로 늘여 쓴 문장이라는 형식면에서는 분명 소설이지만, 읽는 내내 상상을 자극하는 면에서는 우화집 같고, 깊이 생각 속에 잠기게 만드는 성향은 철학책 같고, 옳고 그름에 대해 다각적으로 돌아보게 만드는 점은 도덕책 같습니다. 그보다 더 큰 매력은, 생경한 세팅임에도 불구하고 치열하게 인간의 본성을 묘사하고, 솜씨 좋은 외과의사처럼 몸 속 숨어있는 감정선을 끄집어내어.. 2010. 12. 8.
프레임 학력위조문제로 연일 시끄러웠던 요즘입니다. 출장에서 돌아와보니 좀 다른 이야기로 비화되었군요. 과거는 축적된 자아란 점에서 또 하나의 자기입니다. 제 경우는 성공과 실패, 모든 이력이 지금과 미래의 저를 이루므로 다 소중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는 그렇게 쉽게 부정하고 왜곡하는 이유는 뭘까요. 단순한 이기심일까요. 어떤 심리학적 이유가 있을까요. 더 쉽고 많이 접한 사례를 볼까요. 상대가 늦으면 단지 '성의없고 게으르기' 때문이지만, 내가 늦으면 '집에서 나서는데 하필 가족을 돌봐야 할 상황이 생긴데다가 늘 제 시간에 오던 버스가 하필 늦게 도착함과 동시에, 운수 나쁘게도 하필 오늘 시위로 시내 교통이 막힌 어쩔 수 없는' 탓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간의 인지적 경향이 그렇습니다. 남의 잘못은 .. 2007.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