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게레스 역에 내려 가장 먼저 한 일은 피게레스 버스 정류장을 찾는 일입니다. 까다께스 가는 버스의 일정을 확인하는게 급선무입니다.

역 앞 택시 기사분에게 물어보니, 무척 가까운 거리였습니다. 기대를 안고 시간표를 확인했는데 애매합니다.

정말, 평일은 하루 세편의 버스가 전부입니다. 지금 시간이 11시 조금 넘었는데 1:45분 버스가 다음입니다. 게다가 까다께스에서 다시 피게레스로 나오는 버스는 6시 15분 한대 밖에 없습니다. 머물 시간도 짧지만 하루 단 한편 남은 교통편은 참 마음이 불편합니다.

무엇보다 막차타고 피게레스 다시오면 8시는 될텐데, 바르셀로나로 가는 시간이 애매합니다. 동행의 비행기는 밤 비행기인데 공항갈 시간이 빡빡합니다. 중간에 조금의 문제만 생겨도 비행기 놓칠 지경입니다.

할 수 없이 일정을 분리합니다. 함께 점심을 먹고 피게레스를 돌아보고, 일행은 히로나 경유해서 바르셀로나로 돌아가고, 저는 까다께스로 갔다가 바로 피게레스 경유하여 바르셀로나 복귀입니다. 히로나는 엄두도 못냅니다.

 

[##_http://inuit.co.kr/script/powerEditor/pages/1C%7Ccfile27.uf@1511AA3F4F65D8FA290E43.jpg%7Cwidth=%22375%22%20height=%22500%22%20alt=%22%22%20filename=%22IMG_2008.jpg%22%20filemime=%22image/jpeg%22%7C_##]일종의 경유지처럼 생각했던 피게레스는, 상상 이상으로 아름다왔습니다.
일단, 피레네 산맥의 중턱에 있어 산지 특유의 싱그러운 냄새가 가득합니다. 코속까지 뚫리는듯 선선하고 싱싱한 공기와, 끈적이지도 않고 마르지도 않은 적정한 습도가 그만입니다. 일단 기후가 마치 휴양지 같아 그냥 딴거 없이 여기서 오래도록 머물러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스페인 북쪽에 프랑스 접경지역인지라 다양한 문화가 섞인 느낌이 강합니다. 작은 마을이지만 관광객이 많아 여행 인프라도 좋은 편입니다.
[##_http://inuit.co.kr/script/powerEditor/pages/1C%7Ccfile3.uf@1711AA3F4F65D8FC2CB76C.jpg%7Cwidth=%22375%22%20height=%22500%22%20alt=%22%22%20filename=%22IMG_2016.jpg%22%20filemime=%22image/jpeg%22%7C_##]피게레스가 유명한 것은 달리 미술관 덕입니다. 미술 애호가라면 달리 미술관 하나 보기 위해서라도 오는 걸음이 아깝지 않을 정도입니다. 전 미술관에는 들어갈 시간이 없어 겉만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다음을 기약하고.

피게레스가 기특한 것은, 단지 조용한 산골마을에 미술관 하나 있는 돼지목에 진주목걸이 형국이 아니란 점입니다. 도시 곳곳에 스며있는 예술의 향취와 걸음을 멈추게 하는 설치예술들이 제대로입니다.

가우디가 바르셀로나를 바꾼 정도로 달리가 피게레스를 바꿨을것은 아닙니다만, 달리가 피게레스에서 감성을 키웠고 피게레스가 달리를 기려 예술이 숨쉬는 도시가 된 것만은 쉽게 상상이 갑니다.

아름다운 마을, 피게레스. 다시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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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격물치지 2012.04.02 20:37 신고

    달리 미술관은 정말 단연코 최고의 미술관이었습니다. 언제 또 가볼 기회가 있겠지요... ^^ 피게레스도 좋았고... ^^

    • BlogIcon Inuit 2012.04.08 12:41 신고

      따지고 보면 바르셀로나에서 그리 멀지 않으니말야..

몇주간 글이 뜸했습니다. 출장 다녀오고, 와서 밀린 일 처리하느라 많이 바빴네요.

출장은 바르셀로나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잘 알려진 MWC 2012가 있었지요. 바르셀로나는 이번이 세번 째입니다. 첫번째는 마찬가지로 MWC였고, 그 때 인상이 좋아서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바르셀로나의 기억은 당연히 가족여행 때입니다.

이번에는 전시장의 동향을 보는 일과 예정된 비즈니스 미팅이 많아서 바르셀로나 자체를 둘러보기는 어려웠습니다. 다행히, 돌아오는 비행기편 때문에 전시회 끝나고 하루 여유가 있습니다.

단 하루의 여행을 어디로 갈까요? 바르셀로나는 왠만한 곳을 다 봤는데 말이죠.

Un día viaje
가기 전에 바르셀로나 출신의 회화선생에게 물었습니다. 교외에 어디 가볼만한지. 바르셀로나 남쪽의 시체스(Sitges)와 북쪽의 히로나(Girona)를 추천합니다.

히로나가 더 마음에 들어 간단히 찾아보니, 히로나 바로 북쪽에 피게레스(Figueres)라는 마을이 있고 이곳이 달리 미술관으로 유명하다 합니다. 그리고, 피게레스에서 다시 좀 더 들어가면 까다께스(Cadaques)라는 곳이 있는데 달리의 생가가 있지만 그보다 아름다운 해변 마을로 아는 사람들에겐 알려진 곳이더군요. 출장 전까지는 딱히 어딜 갈지 생각이 없었지만, 전시회가 끝나갈수록 마음에 떠오르는 여정이 있었습니다.

까다께스 -> 피게레스 -> 히로나를 한번 돌아보자.

Riesgos
이 중 가장 난코스는 피게레스에서 까다께스 들어가는 길입니다. 인터넷에서 간단히 찾아본 결과 하루 버스가 세편이라는 흉흉한 소문입니다. 몇년 지난 정보니 지금은 좀 나아졌겠지만 그래도 상당한 오지란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래서 일단 피게레스 가보고 까다께스 들어가는게 힘들면 그냥 피게레스 보고 바로 히로나로 돌아서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어차피 어디를 꼭 가야하는 상황도 아니니 그 모든 상황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주중에 산츠역에 들를 일이 있어 간단히 피게레스 가는 기차편을 구할 방법 정도는 알아봤던 터. 아침에 일단 역에 가서 표를 끊고 아침을 먹으려는 계획이었지만, 표 사자마자 플랫폼으로 뛰어갔습니다. 2분 후에 출발한다고 합니다.

바르셀로나에서 두시간 반 정도 기차로 달려갑니다. 스페인과 프랑스 국경 지역의 마을이라, 도착 무렵에는 피레네 산맥의 눈이 경이로운 느낌을 줍니다.

낯선 길이라 다소의 긴장을 늦추기 어려워 잠도 못들고 창밖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달립니다. 출출하고 조금 지루해질 무렵, 드디어 그곳에 도착했습니다. 피게레스입니다.


  1. 꼬꼬마 2012.03.18 23:58 신고

    똑같은 농촌인데
    우리나라랑 느낌이 다르네요
    저긴 뭘 키우는 밭인가요?

    • BlogIcon Inuit 2012.03.20 22:50 신고

      느낌이 많이 다르죠.. 더 여유로와 보이는데 유럽의 농촌이 대개 그런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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