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6 (12)
Inuit Blogged

전 아이디어를 정리할 때 종이를 선호합니다. 연필과 지우개, 자, 색연필과 색색의 포스트잇만 있으면 생각이 빠르게 정리가 됩니다. 물론, 모바일폰이나 PC용 도구도 자주 사용합니다. 마인드맵이나 cardflow류의 생각카드와 workflowy같은 정리 앱도 훌륭합니다. 하지만 초기에 아이디어를 드래프팅할때는 종이를 절대적으로 좋아합니다. 저는 단지 종이와 펜 작업이 재미나고(playful), 물리적인 움직임이 창의성을 자극한다 정도로 생각했는데, 최근들어 한가지 더 이유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날은 좋은 생각의 씨앗이 뭉게뭉게 자라올라 빨리 잡아두고 싶었습니다. 마침 종이 도구들은 멀리 있었고, 아이패드와 애플펜슬이 바로 곁에 있었지요. 이태껏 애플 펜슬로 낙서 말고는 생산성 도구로 사용하지 못하던 ..

제가 글이나 강의에서 종종 말하지만, 경영 전략은 두가지 학파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포터나 김위찬으로 대변되는 포지션 파가 첫째입니다. 산업의 지형 내에서 경쟁에 유리한 입지를 어떻게 확보할지를 논합니다. 수많은 컨설팅 펌을 먹여살렸죠. 그 대척점엔 실행파가 있습니다. 이쪽의 만트라는 이렇습니다. 내가 뭘 할지 경쟁자에게 다 알려줘도 상관없다. 어차피 그들은 못 따라하기 때문이다. 전 비즈니스 스쿨에서 전략을 중점적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전형적인 포지션 파로 출발했지만, 전략 임원 및 경영 임원을 오래하면서 인생은 실전.. 아니 실행파의 묵직함도 인정하고 존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두가지 학파의 통합적 해석을 시도합니다. 초기 기업땐 포지션과 경쟁론을 염두에 두고 스케일업 단계에선 실행에 좀 더..

"똑똑한 사람이 이상한 것을 믿는 이유는, 그들이 별로 똑똑하지 않은 이유로 갖게 된 믿음을자신의 똑똑함으로 쉽게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셔머 지적설계론자들의 진화론 부정은 별로 새롭지 않을뿐더러 재미까지 없습니다. 뭔가 말이 통해야 논쟁도 의미가 있지, 현학적 수사와 말꼬리잡기, 메신저 공격하기, 급하면 차단 후 잠수 등 논쟁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오래된 블로거이자 제가 존경하는 쉐아르님 같은 경우, 기독교인이지만 합리적 사고와 인간애가 체화된 분이시지요 . 그러다보니 쉐아르님 포스팅은 온갖 창조론자 사이비 과학자들의 콜로세움이 서는 곳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한번 댓글을 봤더니 이런 주장도 있더군요. "매번 말을 바꾸는 과학은 가설의 덩어리일 뿐이다." 하아.. 내가 현재 믿..

나이 들면 삼국지를 읽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맥락은 다르지만 이 책도 그러합니다. 제목만 봐서는, '장수에 대비하는 중년이나 노년의 자세' 쯤 되어 보입니다만, 나이들어 읽으면 이미 늦은 감이 듭니다. 이 책의 진정한 독자는 지금 현재 20대 입니다. 왜 20대가 이 책을 읽어야 할까요? 100세 시대가 이미 와 있기 때문입니다. 1840년 이후로 매년 평균 3개월 씩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고 있습니다. 즉 10년이면 2.5년이 연장되고 있으며 아직도 그 기세는 줄지 않습니다. 선진국의 경우, 요즘 태어나면, 105세까지 사는 아이가 과반수라고 합니다. 그냥 더 오래 살면 좋은것 아닌가요? 돈이 있어야 장수도 의미가 있겠죠. 책에서 단순화한 계산을 예로 들겠습니다. 베이비 부머는 42년을 일하고 8년 ..
(Title) Radical focus: Achieving your most important goals with objective and key results 한글 제목은 확실히 오버입니다. 구글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은건 아니니 거짓은 아니겠지만, 구글 뿐 아니라 실리콘 밸리의 여러 스타트업이 사용했다는 점에서 호도가 있습니다. OKR 방법론은 인텔에서 시작해 구글, 징가, 링크드인 등 다수의 성공한 스타트업에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띠지의 마케팅 문구 정도라면 모르겠지만 제목으로 걸기엔, 에디터나 출판사에서 낯 뜨겁지 않았을까 상상해봅니다. 책은 슬림하고, 핵심 내용도 단순명료합니다. O(Objective)는 목표로서 모토에 가깝습니다. 주의사항은 여기에 정량적인 내용을 넣지 말고 누구나 알아..
블록체인 스터디의 첫번째 책인 '블록체인 혁명'은 매우 풍성한 함의와 깊이 있는 통찰이 돋보이는 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최악급의 번역이 진가를 빛바래게 만든 점이 아쉽다는게 중론입니다. 저도 읽으면서 저자가 자기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꽤 많이 들었습니다. 기계적 번역을 하거나 오역에 가까운 무리한 번역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일견 이해도 갑니다. 블록체인 개념 자체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난해함 때문에 도입과정이 '제2의 인터넷'이 아니라 '제2의 리눅스'의 경로를 따르지 않을까하는 비관적 견해도 최근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런면에서 스터디의 두번째 책인 '비즈니스 블록체인'은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스타트업 투자자, 멘토로 대중적 눈높이를 이해하며 기술을 풀어가는 저자의 솜씨가 ..
전략업무를 하다보니 각종 기술의 흐름을 공부하고 추적한게 벌써 10년이 넘습니다. 비트코인도 달라 붙어 관심가진게 3년 정도 됩니다. 당시 비트코인의 존재를 부정하고자 비트코인 책, 금의 역사, 은의 역사, 달러와 화폐의 역사 등에 관한 책을 예닐곱권 정도 읽고난후, 비트코인 자체를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그 혁명적 존재감이 너무 앞선지라 현실세계와는 간극이 컸고, 오히려 밑단의 블록체인이 비즈니스적 함의가 크다는데 주목하게 되었지요. 그러고도 한참을 지나 요즘 되어 블록체인의 의미가 제 생각을 초월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블록체인을 더 깊이 알고 싶어 스터디()를 만들었습니다. 실력이나 인품면에서 탁월한 여덟분을 모셨습니다. 스터디에 참여하지 못한 분을 위해 만든 온라인 포럼..
책은 저자의 편린이다독서할 때 그런 느낌이 종종 들지만, 이책을 읽으며 내내 절감했다. 책은 아끼는 동생이자 인생 친구인 EBS 김민태 PD가 썼다. 글이 글쓴이를 빼닮았다. 아이의 자존감저자는 한때 열풍을 일으켰던 프로그램이자 그 책버전이기도 한 '아이의 자존감'을 쓴 바 있다. 내가 그를 알게 되기 훨씬 이전에 자존감 책을 읽었고, 우리 아이들 교육에도 많은 참고를 했고 도움이 되었던 터다. '아이의 자존감' 이후로도 책을 내는 족족 베스트 셀러가 되어 나같은 1쇄 작가에겐 넘을 수 없는 벽같은 존재감이기도 하고. 한번 하기의 힘책 내용은 명료하다. '한번 해보기'의 힘이다. 지하철에서 책 몇장 읽어보기, 짧은 거리 걸어보기, 먼저 연락해보기 등 간단한 실천으로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담담히 그리고 ..
Lonely at the top제가 항상 사장의 마음 상태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입니다. 장사가 잘되든 못되든, 남들 보기엔 좋아보이고 강해보이는 사장. 하지만 사장도 인간인지라 고뇌와 한숨은 직원과 다를 바 없습니다. 다만 역할 상 티를 내지 못할 뿐. 외로움 vs 고독 (loneliness vs solitude) 아마도 그 미묘한 차이를 잘 설명하는 단어가 외로움과 고독일겁니다. 사람과 말에 둘러싸여 있지만 정작 고민 털어놓고 이야기할데도 별로 없습니다. 생각은 많은데 실행은 어렵고 사무치게 외로운게 사장의 자리입니다. 하지만 받는 느낌인 외로움을 극하고, 주도적으로 이격된 상태로 견디는 고독함의 경지에 가야 사장 역할 좀 하게 되는겁니다. 사장으로 산다는 것저는 읽지 않았지만, 전작인 '사장으로 산다는..
(title) The 10% entrepreneur: Live your startup dream without quitting your day job 좁은 타겟눈을 확끄는 한글 제목도 인상 깊지만, 원제가 더 좋다. 책 내용에 더 부합한다. 즉, 자기 시간의 10%를 사용해서 꿈을 이뤄보란 내용이다. 그 꿈은 직장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망, 지루함의 일상을 설레임으로 바꾸고 싶은 욕망, 그리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의 범주다. 일리있다대부분의 직장인은 언뜻 드는 멋진 아이디어에 잠시 환희를 느끼고 다시 직장의 자기 자리로 돌아와 얌전히 앉기 십상이다. '언젠가..'를 꿈꾸던 극히 일부는 열망이 마음에 불을 지필 때 바로 자리를 박차기도 한다. 그러나 밖의 세상은 꽤 냉혹하므로, 모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