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하는 일로 미뤄보면 매우 진귀한 인도 출장이고, 다시 또 오기는 힘든 곳이 뭄바이 같습니다. 마침 비행기 일정도 잘 안맞고 하여, 뭄바이에서 토요일 하루를 더 머물렀습니다. 간 김에 이것저것 많이 보고 오라는 사장님 신신당부도 계셨고, 저역시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무척 왕성한지라 호텔에 뭄바이 투어를 부탁했습니다.

반나절 정도 차를 빌리고, 영어 가이드를 붙여주기로 했었지요.
아침에 concierge로 가보니 왠걸, 가이드가 없습니다. 담당자 말로는 외부의 가이드가 약속해놓고도  그 시간에 나타나지 않는 것은 흔한 일이랍니다.

호텔에서 가이드 대타를 구하는 동안 셀프샷


호텔에서는 궁여지책으로 영어를 잘하고 뭄바이를 잘 아는 기사를 섭외해 주기로 하였습니다.

우리의 알타프씨, 일방통행길을 역주행하는 차에 분노하여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중


단정하고 심지가 굳어 보이는 운전기사의 이름은 알타프(Altaf)입니다. 이름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broad heart라고 합니다. brave heart면 더 좋았을 것을..
알타프는 뭄바이 투어를 많이 운전하고 다녔는지, 왠만한 가이드 못지 않게 코스도 훤히 잘잡고 각 건물의 역사나 기타 정보에 매우 밝습니다. 게다가 제주도 택시 기사처럼 사진 잘나오는 포인트도 잘 알고 있더군요. 

아라비아해를 감시하는 요새에서 알타프 선생 Aura를 마음껏 발산하다


알타프는 뭄바이 출신의 무슬림입니다. 그래서 모스크를 집중 설명해주더군요. 덕분에 아름다운 모스크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Haji Ali's Tomb Mosque


한가지 일화.
바닷속 무덤인 Haji Ali's Mosque를 너무도 가보고 싶었는데, 날씨관계로 진입을 통제하여 좌절되었지요. 알타프가 멀리서나마 사진 잘나오는 곳을 데려다 주어 사진을 잘 찍었습니다.
제가 입맛을 다시며 아쉬워 하는데, 무슬림인 알타프도 제게 보여주려고 단단히 별렀다가 무산되어 아쉬워 하더군요. 그러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는데, 바닷속에 있고 해발고도 밖에 안되는 저 모스크가 싸이클론 등으로 육지에 물이 차도 절대로 물이 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도 희한해서 어떻게 그렇냐고 물었습니다. 알타프씨는 무덤덤하게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합니다.
"Because God blesses it."
OTL

영어가 꽤나 익숙해서 이것저것 귀찮을 정도로 꼬치꼬치 캐묻는 제게 상세히 대답도 해주고, 가고 싶은 곳 보고 싶은 곳 짜증스러운 기색없이 다 데리고 다녀준 고마운 친구입니다. 정말로 알타프 덕분에 뭄바이, 그리고 인도가 한층 친근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투어가 끝나고 꽤 많은 팁을 주었지만 하나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신고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12개가 달렸습니다.
  1. 글 내용과 태그내용 모두 멋진데요 ^^ 잘보았습니다.
    • 반갑습니다 전설의핑크팬더님.
      인도 이야기는 아직 많이 남았으니 종종 들러주세요. ^^
  2. 잠시 자리 비울 때마다 큰 건이 있을 때라는 것을 알고나니 뭔가 같은 세상에 사는 사람 같지가 않아요 -_-; 뜻을 가지고 따르면 이루어진다고 늘상 생각은 하는데 -_- 몸이... 도서관만 가면 마비증세가 -_-;;
    • 말은 그렇게 해도, 공부와 삶 모두 치열하게 추구하는 것이 늘 감동스럽습니다. 목표만 잃지 않고 꾸준하면 좋겠어요.

      (갑자기 왠 닉 체인지입니까? 메일 쓸때 버릇처럼 승환군 이라고 할뻔했다는..)
  3. 사진과 글 잘 보고 갑니다.
    여행에서 좋은 가이드를 만나는 것은 정말 행운인 것 같습니다.
    • 네 그렇지요. 원래 약속한 가이드가 안나온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들어요.
      그리고, 어찌보면 좋은 가이드는 여행자와의 인터랙션이 중요한 것 같아요. 서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4. 셀프샷에 찍힌 분이 inuit님이신가요?
    다리가 기~~~일어 보이는....^^
    • ^^;; 저 맞습니다.

      키는 큰 편인데, 삐딱하게 앉아서 다리가 왜곡되어 보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5. 저기 꼭 가보고 싶군요 +_+
  6. 살만 루슈디의 한밤의 아이들 이란 책을 읽으며 인도여행의 꿈을 키우고 있는 사람입니당. 책읽다가 이슬람교와 힌두교의 관계에 대해 궁금하여 검색중에 여기 블로그까지 오게되었어요. 좋은 정보 좋은 사진 좋은 코멘트 잘보고간다고 댓글남깁니다. 인도 꼭 가보고싶은 곳이라는 생각에 불을 더 지피셨어요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