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 잘 타고 내린 후 아빠는 슬슬 피곤합니다.
아이는 오랫만의, 아니 인생 처음 아빠와의 가출인지라 집에 들어가기 싫어합니다.
좀더 산책을 하자고 우깁니다. 그러마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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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에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물놀이 지역이 나타나버렸습니다.
참새가 방아간을 그냥 지날리 만무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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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옷이 없어 약간 걱정을 하는 듯 했습니다만, 반바지와 샌들이라 괜찮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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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 다 젖겠군.. 걱정하던 아빠의 우려가 무색하게 아이는 그새 훌쩍 자랐습니다.
제법 깊어보였던 물이 무릎까지만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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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이는 세상 가장 환히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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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타고싶다면 배 태워주고,
돈까스 먹고프다면 제꺽 대령하고,
업히고 싶다면 업어주고,
원하는건 군소리없이 다 해 준 하루입니다.
평소에 잘 안먹이는 아이스크림도 사주었습니다.
영화 '괴물'에 나오는 매점과 비슷하다고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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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과히 좋지도 않았던 날,
콘크리트 무지개를 넘고 왔지만
그래도 부자간에 애틋한 추억과 비밀을 한껏 쌓았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줄 것은
돈이 아니라 추억이라고 믿고 삽니다.


아들이 커가며 간혹 힘들더라도,

2007년 선유도에서도
무엇을 말하든 결정과 바램을 믿고 따라주었던 아빠가 있었고,
구름많던 날 태양처럼 반짝이는 사랑받던 시간이 있었음을
두고두고 잊지만 않는다면
크게 가족과 주위의 기대에 어긋나는 사람은 아니 되겠지요.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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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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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출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자세하고 재미있게 적어 주셔서, 저도 함께 가출하여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낸 느낌이 드는군요, 다음에는 제 딸아이를 데리고 가출해야겠습니다^^;;
  2. 엄마보고싶으다고 하진 않던가요.
  3. "가출부자상경기" 잘 봤습니다. ㅋㅋ
  4. 가출... 한번쯤 해볼만 하네요. ^^
  5. 갑자기 생각났는데 제가 아버지께...

    "사실 저 어릴 때 기억이 하나도 안 나요." 라고 하자 아버지께서

    "역시 이 놈한테 잘해주는 게 아니었는데..."라고...;


    자주자주 환기시켜서 잊지 않게 해 주세요 ㅡ.ㅡ
  6. 군 입대 이틀전에 T-Square 내한공연 보러 다녀오고 <- 요건 어머니 졸라서 친구랑 둘이서
    군 입대 하루전에 새벽배 타고 바다낚시 다녀왔지요. <- 요건 아버지 주장으로 온가족 같이

    꼭 어릴때가 아니라도 부모님, 특히 아버지의 배려는 인생에서 크게 와닿는거 같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이 아닌 아버지의 사랑은 아들에게는 정말 큰 의미를 가집니다.(제 경험상 -_- )
    제가 20살이 될때까지 아버지의 사랑은 1g도 느껴보지 못할 환경에서 자랐던거 같습니다.
    머 돌아보면 그게 원망스럽진 않지만 아쉽기는 무지 아쉽거든요..

    여튼 너무 잘봤습니다.
  7. 재미있었겠네요..^^( 아이가..)

    전 어릴때 저렇게 했던 기억이 꽤나 오래가더라구요..아마 여의도 주변을 갈때마다 생각날지도 모르겠네요..ㅎㅎ
  8. 사진에 팥빙수가 참 맛있게 보이네요. 팥빙수 못 먹어본지도 생각해보니 꽤 됬네-_- 좋은 아버지이신것 같아 아드님이 부럽네요. 저도 생각해보니 아버지의 사랑은 잘 못 느껴본 것 같습니다. 물론 사랑한다는건 알지만 와닿은적이 없어서요.
    • 예전 아버지들은 사랑을 잘 표현 안하셨지요. 저희 아버지는 무척 자상하셨습니다만.

      그러고보니 팥빙수 같은 음식은 호주에서 희귀아이템이겠네요. 얼음 가는 기계야 공수하더라도, 연유니 단팥이니 구하기가 쉽지 않겠네요.
      오히려 재료를 사다가 주변 한국분 상대로 장사라도 하심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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