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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Project L

자전거 도둑

Inuit 2007. 7. 5. 22:21
TV를 안보니 아이들은 일요일에 일어나자마자 보통 책을 읽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놉니다. 지난 일요일엔, 아이들은 아침부터 보드게임을 한판 합니다. 추리판을 뒤로 숨기고 끙끙거리며 열심히 문제를 풉니다.
잘 노나 싶더니 지기 싫다고 아우성입니다. 다른 때는 안 그렇다가 이런 사소한 일에만 승부욕을 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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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를 정리하도록 하고 아침을 먹습니다. 최근에 읽은 책이 어떤 건지 물었지요.
두 녀석 모두 가시고기를 보고 있습니다. 아직 읽고 있는 중이라 진도가 다릅니다.
토론하기가 어려워, 둘 다 읽은 최근 책을 물으니, '자전거 도둑'을 댑니다.

(F, D, S는 전편 참조)

F: 그래, 어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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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D: 재미 없었어요.
S: 재미 있었어요.

F: 오호, 그래? 한사람은 재미있었고, 다른 사람은 재미없었다..
   왜 그런지 이야기를 들어볼까? 딸은 왜 재미 없었지?
D: 하루의 일을 일기처럼 써놓았는데 그냥 지루하고 밋밋해요.
   결정적으로, 결말이 없이 갑자기 끝나버려서 시시해요.

F: 아. 그렇구나. 갑자기 끝나는구나. 그럼 좀 어리둥절하고 재미없게 느낄수도 있겠네.
   아들은 이게 왜 재미있었니?

S: 끝 내용이 없어서 내가 그 뒤를 마음대로 상상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내가 이야기를 짓는게 재미있어요.

F: 어이쿠. 그말도 일리가 있네.
   이렇게 끝을 작가가 명확히 쓰지 않는걸 '열린 결말'이라고 해. 읽는 사람이 상상할 여지를 남기는거지.
   어떤 이에게는 화장실 갔다가 안 닦고 나온듯 찝찝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나름대로 상상할 부분이 남아서 더 재미있는 결말이기도 해.

의외로 막내가 열린 구조의 맛을 알아서 놀랬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열린 결말은 일방향의 매체인 책에서 양방향, 참여의 효과를 내는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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