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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Project L

[공개상담] 아이 영어 공부 시키는 법

Inuit 2009. 5. 4. 22:56
T님께서, 저는 아이 영어 공부 어떻게 시키는지 궁금해 하셨습니다. 마침 유사한 질문들을 몇 번 받기도 했고 서로 공부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도 좋다는 생각에 포스트로 적습니다.

1. 학원에 대한 관점
전 영어학원 안 좋아합니다. 지나치게 상업적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영어 뿐 아니라 다른 과목도 학원 보내기 싫어합니다. 돈도 아깝지만 아이들 시간이 더 아깝습니다. 지금도 두 녀석들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건, 소위 말하는 '잡기' 입니다. 현재 하고 있는 사교육입니다.

딸= 농구 교습, 영어 학원, 컴퓨터 (영재반은 무료)
아들= 농구 교습, 농구 클럽, 축구 클럽, 피아노, 영어 학원

아들은 완전 운동권입니다. 둘 다 영어 학원을 안다니다가 작은 녀석은 4학년인 올해부터, 큰 녀석도 그즈음 시작했다 한 해 쉬고 다시 몇 달전 시작했습니다.


2. 집에서 가르치기
일단 영어만 놓고 보면, 전 문법 다 필요 없고 문장을 통으로 외우게 시켰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영어 공부는 그렇게 했습니다. CD에 원어 녹음 된 쉬운 교재를 삽니다. 동화나 과학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며칠 시간을 주고 외우게 합니다. 처음에 한번 같이 읽어주고 간단히 뜻을 설명해줍니다. 그리고 들입다 노래처럼 외우게 합니다.

제 목표는 '툭치면 바로 입에서 말 나오게' 하는겁니다. 그러려면 문형이 뇌에 프로그램되어 있어야 합니다. 말하는게 우선입니다. 바쁜데 주어가 뭐고 동사가 뭔데 복수, 단수 따지고 과거, 현재 따지다보면 말은 한마디도 못합니다. 문형이 통째로 튀어 나와야 합니다. 다만 상황 따라 단어만 바꾸면 됩니다. 저도 예전에 이렇게 영어 공부했습니다. 팝송으로 했지요. 저 어렸을 때는 외국사람 구경도 힘들었지만, 만나니 의외로 말이 그럭저럭 나왔습니다. 그 효과를 체험했기에 믿습니다.

큰 애가 처음 영어 스크립트 외우기 했을 때 온 식구가 깜짝 놀랐습니다. 발음이 원어민에 가까왔거든요. 아는 문장은 똑부러지게 말했습니다. 욕심에 좀 더 가르친다고 학원에 보냈다가 발음 망가지고, 문법 생각하는 보통 소녀가 되었지요. 지금도 후회합니다. 아무튼, 저학년 동안 그렇게 집에서 놀면서 했지만, 분당 영어학원에 테스트하니 몇 년 다닌 애들보다 쳐지지 않는 반에 들어갔습니다. 성과가 그리 나쁘진 않습니다.


3. 학원을 보낼 때
물론 집에서 계속 이렇게 하긴 어렵겠습니다. 말만 한다고 학교 공부를 쉽게 따라가지 않으니까요. 전 학교 시험점수를 크게 생각 안합니다만, 또 무시하기도 어렵지요. 그리고, 집에서 수준 있게 가르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학원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요 전번에 학원 보낼 때, 제가 영어 학원 가서 선생님 만나 면접을 했습니다. 영어는 잘 하는지, 아이들 어찌 가르칠지. T님 말씀한 G학원을 그렇게 선택했지요. 동네따라 편차가 있겠지만, 교재도 나쁘지 않고 괜찮게 가르칩니다. 걱정 마세요.
학원은 제가 싫어하는 점이 두 개입니다. 
첫째, 부모한테 하는 척 보이려 숙제를 과하게 냅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같은 문장 몇번 쓰기 이런 거 합니다. 애들 손만 갖고 숙제합니다. 졸려서 눈이 허얘져서도 아무 생각 없이 합니다. 전 그런 숙제 하지 말라고 하는데, 안하면 망신당한다고 애들 시간을 적잖이 뺏깁니다.
둘째, 어느 정도 해도 상위반 진급을 잘 안 시킵니다. 실력이 안된다고 하는데, 뜯어보면 돈 내고 수업을 더 들어야 통과하는 시험을 섞어 놓습니다. 우스운건 상위반의 수준이 종이 차이입니다. 그런 단계를 무수히 만들어 놓고 몇 달씩 걸려 학원을 다니게 합니다. 무슨 RPG 게임 같습니다. 렙 노가다를 시킵니다.
그래서 전 학원에 의존하지 않고 활용하려 합니다. 적절히 다니다가, 애들 지루해 하면 그만 두고 놀다가, 다시 다른 학원에 시험봐서 들어가도 진도가 훨씬 빠르죠.


4. 공부의 시기에 관해서
T 님, 영어 공부에 늦고 빠르고는 없습니다. 아예 원어민 속에서 영어에 젖어 살게 한다면 빠른게 좋습니다. 아니라면, 아이가 좋아할 때 시키시는게 맞습니다. 전 영어 알파벳을 중학교 때 처음 배웠습니다. 그래도 영어로 먹고 사는데 큰 지장 없습니다. (물론, 중고등 때 영어 공부 많이 했지요. ^^)


5. 영어는 말이고, 결국 재미다
다만, 아이에게 즐거움을 주도록 노력해 보세요. 영어는 언어입니다. 공부처럼 한다면 어찌 늘겠습니까. 왜 영어를 하면 좋은지, 실제로 네가 잘하니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가르쳐 주세요. 직접 영어로 대화 못해준다고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예전에 파주 영어마을 가봤는데 애들이 좋아하더군요. 주위에서 영어 원어민을 찾아보세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애들에게 기회와 재미를 주세요. 전 아이에게 원어민 선생님 고향 알아오기, 학교 알아오기 등 미션을 줍니다. 수업 이외에도 애들은 말 걸고 이야기 나누고 와야 합니다. 선생님도 애들이 관심가져주면 좋아하더군요.

떠오르는대로 제 방법과 생각을 적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좋은 방법 있으면, 방법을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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