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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괴롭히는 문제, 기발하게 해결하기 본문

Review

나를 괴롭히는 문제, 기발하게 해결하기

Inuit 2006. 2. 5. 11:07

Luis & Anita Vas

제가 지금까지 들었던 sulution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이 있습니다. 단순한 퀴즈라고 생각하고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답을 들었을때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깨달음이 있었지요. 그래서 20여년전에 들었음에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Q. 어느날 황제가 벽에 선을 긋고 말했다. "벽을 부수거나 선을 지우지 말고 이 선을 짧게 만들어 보아라."
모두들 끙끙 앓기만 하고 속시원히 해결할 수가 없었다.

이 문제를 풀었던 신하가 바로 비르발(Birbal)이라는 무굴의 대 재상이라고 합니다.
원제가 'Solve your ploblem: The Birbal way'인 이 책은 비르발이 그가 섬겼던 무굴의 3대 황제 악바르(Akbar)와 주고받았던 문제와 그 해결에 대해 모아놓은 것입니다.

70개가 넘는 짧은 글들은 다소 우화적입니다.
어떤 것들은 창의적으로 문제를 재해석하고, 어떤 것은 사람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어 해결하기도 합니다. 일부는 황제와의 수직적 관계하에서 에둘러 말하지만 인간적으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반발심도 보입니다.

책에 소개된 모든 이야기가 다 비르발의 것은 아닐테지요. 민간에서 추앙받는 사람은 그 존경 만큼의 윤색과 차명이 이뤄지므로, 기발하거나 재미난 이야기는 비르발의 이름으로 구전되어 내려오게 마련이니까요.

하여튼 책만 보면 드넓은 영토를 가진 무굴 제국의 악바르황제는 퀴즈의 황제 같습니다. 매일 문제만 내고 그 풀이에 치중하는.. 물론 퀴즈 제일 잘푸는 사람이 그런 나라의 재상이 되어야겠지요.

다 읽고나면 그리 기발한 이야기는 없습니다만, 가볍게 옛이야기를 읽는 기분으로 머리를 유연하게 하기에는 좋은 책 같습니다. 저는 딸아이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