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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징기스칸이 주는 벤처경영에의 시사점 (2) 본문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 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 남을 것이다.
-톤유쿠크의 유훈
끊임 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 남을 것이다.
-톤유쿠크의 유훈
저번 포스팅에서 몽골주식회사의 설립과 융성까지의 핵심성공요인(KSF)을 뽑아보았습니다.
기업의 평균존속기간이 15년이 채 안되는 요즘입니다.
몽골제국은 150년을 존속한 후, 그룹이 해체되고 HQ는 변방으로 쫒겨났습니다. 3류 국가로 전락하여 역사의 뒷길로 사라진 것이지요. 이중 한 계열사가 바로 무굴제국(비르발 포스팅의 무대)입니다.
책(1편 참조)을 통해 몽골주식회사의 쇠퇴요인을 꼽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후계자 분쟁
영속하는 기업의 성장 단계에서 거쳐야할 일종의 성인식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것이 CEO 세대교체입니다.
통상적으로 말을 갈아탈 때가 가장 위험한 때인데, 창업세대의 경험과 유대는 흩어지고 신참 driver가 운전하기에는 너무나 delicate하고 거대한 조직이 되어버린 경우에는 몰락의 길을 걸을 수 있는 것입니다.
창업은 쉬우나 수성이 어렵다고 하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가 포함되어 있지요.
몽골도 초기 지도부의 사후에 구심점을 잃고 종족간, 세력간 갈등을 겪으며 분열의 길을 걷게 됩니다.
Techno Hegemony의 상실
첨단 기술로 흥한자, 첨단 기술에 의해 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계를 풍미했던 일본의 워크맨과 브라운관 TV가 한국의 MP3P와 평판 TV에 일격을 맞듯이 말입니다.
등자, 몽골 활, 반월도와 공성무기 등으로 중국과 유럽을 유린했던 몽골은 머스킷(musket)의 등장으로 급속히 위축되었다고 합니다. 일종의 미니 대포인 머스킷 자체가 쓸모있는 무기는 아닌데, 몽골의 경우 말을 쏘거나 (주로) 놀라게 하여 핵심역량인 기동력을 바로 무력화 시킬 수 있었기에 타격이 컸던 것입니다.
정체성의 상실
징기스칸이 죽기전 이런 경고를 했다고 합니다.
"내 자손들이 비단옷을 입고 벽돌집에 사는날, 내 제국이 망할 것이다."
결국 후대의 몽골 지도자는 정착문명에 동화되어 스스로의 유목적 수렵성을 거세하고 핵심역량의 급속한 약화를 초래합니다.
징기스칸의 경고는 슬픈 예언이 된 셈이지요.
통제 지분(Control Share)의 상실
갓 창업한 기업의 고민중 하나가 지분통제입니다. 창업 공신의 공로를 생각하면 과감히 지분을 넘겨 참여의식을 높이고 재정적 안정성을 부여하는 것이 좋지요. 하지만 지배구조의 차원에서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제 주위 벤처들은 10인 10색의 결론을 가지고 있지만 안좋게 끝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몽골주식회사 역시, 창업공신에게 막대한 땅을 나눠주고, 심지어 예속민과 대상들까지 무한한 축재를 허용하다보니 막상 대칸은 대주주로서의 지분이 거의 없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결국 통수권을 잃고 상징적으로
남아 군림하나 통치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각지의 반란에 무일푼으로 낙향하게 됩니다.
사실 제가 이책을 읽었던 이유는 바로 이부분 때문이었습니다.
몽골의 강성요인은 여러기회를 통해 접했지만, 정작 그들이 왜 망했는지, 그로부터 배울점이 무엇인지가 궁금했던 것입니다.
그 답은, 왜 몽골제국이 인류 역사상 그리도 짧은 기간만 강성했다 사라졌는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정주문명은 그 오랜 역사를 통해 검증되고 벼려온 시스템을 갖고 있었습니다.
유목문명은 그 시스템의 허점을 날카롭게 공략해 한번은 이길 수 있었지만 영구히 이기기는 힘들었습니다.
쉽게 예를 들면, 중국이나 우리나라 같이 정착하여 문명을 발생시킨 나라는 장기판에 비유를 하곤 합니다. 각자의 역할(role)이 정해져 있고 질서가 중요시 됩니다.
같은 비유체계 하에서 유목민은 바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모든 돌의 역할이 미리 정해지지 않았고, 위력은 돌과 돌간의 관계에서 나오는 것이지요.
결국 시스템화란, 전투 이외의 생활과 문명에 질서를 부여하는 측면과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규범화를 수반하게 되며 이는 부수적으로 기동성의 희생을 가져오게 됩니다.
위에 말한 네가지 쇠퇴 요인은 책의 저자의 견해인데, 제 견해는 네가지 요인이 사후적인 것일 뿐이지 근원은 한가지라고 봅니다.
그것은 질주하며 세를 불린 집단이 멈춰서서 체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모멘텀을 잃게 되고 그 모멘텀 관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입니다. 이는 경영학적으로 말하면 한계생산성 봉착후, 변화관리에 실패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만일,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이 있었다면 국가는 구심점을 찾아내서라도 하나의 비전을 공유하고 분쟁의 소지가 줄였을 테고, 핵심 인재들에게 메이저 지분을 준 상태라도 공통의 목표를 위해 노력을 하여 반란이 생길 틈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정착문명을 밀착 통제하기 위해 내정에 신경쓰다가 동화되지도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창업때가 더 힘들면 힘들었지 용이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가능에 가까운 통제력과 집중력을 보였던 것에서 한발도 진보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징기스칸의 사례를 통해 배운점이자, 이제 막 성공해서 숨을 돌린 벤처기업에 제가 드리고 싶은 키워드는 두가지입니다.
비전 그리고 혁신.
이 매출에도 도움이 안돼 보이는 두가지 키워드의 관리가 결국 영속하려는 기업의 phase shifting에 핵심적인 연결고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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