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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파트에 대해 묻는 당신에게 본문
들어가면서
위 기사에 나온 사례에서는 대치동 60평형 아파트가격이 1주일새 2억원이 올랐다고 합니다. 1주일새 6%, 매일 3천만원씩 오른 셈입니다. 이 사례가 좀 극적이긴 하지만 강남, 분당 집값 오름세가 요즘 가파른 것은 사실입니다. 분당의 부심지 중대형 아파트가 최근 석달새 30~40%가량 올랐다는 사례는 열거하기 힘들정도로 주위에 많습니다. 석달간 매일 300만원씩 올랐다고 생각하면 월급쟁이들은 한숨만 나오지요.
부동산만큼은 숙맥에 가까운 저인데도, 주위 분들이 상담이나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해드리는 조언은, 부동산 비중을 과하게 편입하지 마시라는 말씀밖에 드릴 수가 없더군요.
이유는 이렇습니다.
보유와 종부세
예전 포스팅(판도라의 뚜껑은 열리고)에서 언급한 것 처럼, 지금 상황은 정부와 강남부자간의 힘겨루기 양상이라고 판단됩니다. 부동산 투자하는 분들의 금언은 '정부를 이기려 들지 말라'입니다. 공급정책과 조세방향에 따라 부동산의 큰 판을 바꿀 수 있고, 이때 개인은 무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판도라 포스팅에서 우려했던 것처럼, 현재까지는 아파트 보유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간 것입니다. 현재의 아파트 가격 왜곡은 전형적인 공급제한에 의한 수급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현재 종부세는 공시가(실제 가격의 60%선) 10억원에 600만원 정도입니다. 이는 부자들이 가진 집을 손해보면서 내놓을 만한 유인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전제는 가격이 폭락하지 않는 경우이지요. 만일 집값이 올라준다면 세금은 고민할 가치도 없지요. 게다가 판도라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종부세 부담을 전세자에게 전가할 수 있으면 종부세는 남의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 중대형 전세값마저 급등한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실제로 강남 분당 전세값이 급등하는 것은 다주택 보유자들이 핵심지역 아파트에 실거주로 전환하며 매물이 줄어든 까닭도 있고, 그덕에 종부세 부담을 고스란히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거래와 양도세
거래세도 마찬가지입니다. 드디어 양도세 내줄테니 제발 집을 팔라는 경우가 나오는가 봅니다.
공급이 부족하니, 사고 싶으면 세금을 구매자가 내라는 것이지요. 이는 전형적인 tax incidence의 문제이며 거래의 급격한 감소를 야기하여 다음 거래에서도 강남 부동산의 구매자들이 불리한 전례를 남깁니다.
물론 사는 사람도 실제 거주가 목적이지만, 지금 같아서는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낙관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리스크를 견딜 수 있는 일부는 거래에 참가하게 됩니다.
부동산 가격 급락은 없다?
이 모든 것이 단지 부자들의 이기심이라고 쉽게 볼일은 아닙니다.
구조적인 문제가 뒷받침되기 때문입니다.
강남, 아니 지방사는 사람도 다 아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는 듯이 강남 주택의 80%가 실수요자였다고 발표한 것에서 뭇사람들을 놀래켰듯이,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어설픈 것이 사실입니다.
부동산을 일개 자산으로 취급할 수 없는 것이, 부동산 경기를 확 죽이면 내수는 물론이고 국가 경제가 큰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일본의 버블 붕괴의 단초가 부동산 폭락에서 시작된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2004년말 기준으로 가계 대출이 32.7%로 기업대출의 23.6%를 추월해버린 우리나라 상황상, 부동산 폭락에 의한 가계 부도는 은행의 부실화 및 개인 파산, 내수 실종의 악순환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미국도 부동산 가격 급락 방지를 위해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강남 부동산 보유자들은 큰 폭락은 없을테니 일단 버티자로 나서고, 매물이 없으니 지불의사(willingness to pay)가 높은 특이 거래가 표준거래처럼 호가를 형성하고 그것을 보고 더더욱 집값상승의 기대감을 갖고 매물을 줄이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일부 아파트에서는 부녀회 차원에서 집값 형성을 하는 불공정거래의 기미도 있습니다만 본질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은
결국, 집을 언제 어느규모로 사느냐의 문제는 현상황에 대한 베팅입니다.
제 의견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쪽입니다.
현재 집값은 가수요에 의한 호가급등으로 거품인 것이 확실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수급불균형이 계속 유지될 것인가에 달려있는데, 정부에서 현재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결과적으로 규제에 의한 물량 제한을 초래했고 만일 이를 개선하는 정책을 사용한다면 가격하락은 시간과 낙폭의 문제일뿐이지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정부의 커멘트와 강남, 분당 지역의 수급상황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 집값 상승을 기대하여, 과도한 차입을 동반한 매매는 불가
* 실제 거주를 목적이라면, 자산여력을 남긴상태에서 적당한 레버리지로 사되 지정학적 위치를 필히 따져볼 것
* 실제 거주를 목적이라면, 자산여력을 남긴상태에서 적당한 레버리지로 사되 지정학적 위치를 필히 따져볼 것
이렇게 요약이 되네요.
그러나, 참 곁에서 보는 사람의 마음은 착잡합니다.
분당 30평후반 평형이 8억정도 합니다. 지은지가 오래되어 꽤나 낡고 별로 보잘것 없는 외형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에 기회비용을 40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환산하면 한달에 330만원짜리 월세를 사는 셈인데 이를 잘도 버텨내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신기한 재주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돈이 돈값을 못하니 광적인 세상이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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