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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a 2006: (10) 인도의 부자들

Inuit 2006. 6. 3. 08:23

인도의 인당 GDP는 $650 정도 됩니다. 구매력(PPP) 기준으로 보아도 $3400 정도 되니까 매우 가난하지요. 하지만 인도의 인구가 11억이니 그중에 부자는 엄청나게 부자라고 보면 됩니다.

나무 뒷편이 타타 회장의 집


인도의 부자 이야기를 하면서 타타 (Tata) 회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타타는 민족 자본가입니다. 영국 식민지 시절 영국 사람들의 비아냥 속에서도 인도사람도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이겠다는 일념으로 인도의 기간 산업을 일군 양반입니다. 철강산업을 비롯해서 다양한 산업을 개척했고 그 경영정신이 매우 청렴하고 민주적이어서 인도에서 타타 이야기를 하면 다들 two thumbs up입니다. 인도 방송을 보다보면 타타 자동차를 비롯하여 치약, 음식까지 손에 미치지 않는 산업이 뭐가 있을까 궁금할 정도로 다각화되어 있는 그룹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TCS(Tata Consultancy Services)라는 회사는 IT 아웃소싱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인데, 흔히 알려진 것처럼 콜센터를 엄청난 규모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계인의 콜센터이지요. 그러나, 이번에 놀란 것은 콜센터 뿐 아니라 재무, 물류 등 critical value chain까지도 아웃소싱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회사 혼자서만 3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니 그 규모가 대단하지요. 게다가 IBM이건 엑센추어건 어느 글로벌 컨설팅 펌이 프로젝트를 따내더라도, 인도에서 비즈니스 하려면 결국 TCS에 하도급을 줄 수밖에 없을 정도로 현지 비즈니스에 강하다는 자신감을 은근히 내세우고 있습니다.

Taj Mahal Hotel (알타프를 찾아라!)

타타 회장이 여행자들에게 잘 알려진 이유는 바로 뭄바이의 그 유명한 타지마할 호텔을 지은 사연입니다. 사업에 어느정도 성공한 타타 회장이 영국인 친구와 뭄바이의 고급 호텔에 식사를 하러 갔는데 그 호텔에서 원주민은 들어올 수 없다고 쫓아냈다고 합니다. 이에 절치부심한 타타는 인도인의 손으로 최고급 호텔을 짓겠다고 마음먹고 타지마할 호텔을 짓습니다. 이 타지마할 호텔은 인도인이 돈을 대고, 인도인이 설계하고, 인도인이 직접 지은 순수 토종 호텔인데 세계적인 명성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의 알타프씨는 설계를 엔지니어가 했는데 왼쪽 오른쪽을 잘못 그려 넣어 바보 건물이 되었다고 몹시 아쉬워 하더군요. 실제로 타지마할 호텔의 정문은 전망좋은 바다쪽으로 나지 않고 뒷골목으로 나있다고 합니다. (이부분에서 알타프씨 흥분상태로 영어가 횡설수설이 되어 내용이 좀 부정확함-_-)
타지마할 호텔은 인도 관문의 바로 맞은편에 위치하여 나름대로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일제 시대 민족 자본가들이 교육 문화 사업에 몰두했던 경험이 있는지라, 마음 한 구석이 저리며 경의감이 생기더군요.

Reliance Ambani 회장의 집 (2층까지 주차장, 3층은 수영장...)

타타그룹 못지 않게 위세가 당당한 그룹이 릴라이언스(Reliance) 그룹입니다. 여기는 현재 이통사인 Relianace infocomm을 통해 날로 사업이 번창하고 있습니다.
릴라이언스 회사안에 들어가 봤더니 입이 딱 벌어지게 잘 만들어 놓았더군요.
인공호수며 직원 전용 사원에 고급 식당까지 예전 도시국가에 온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일종의 왕국을 구축해 놓았습니다. 예를 들어 식사후에 정원에서 담배를 한대 피우다가 재를 떨면,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검은 제복을 입은 하인이 잽싸게 와서 재를 쓸어 담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정도입니다.

어디선가 누군가가 나타나 담배재를 쓸어버리고 사라지던 신기한 휴게공간

전용 헬기장 (다른 편엔 관제 건물도 있음)

처음에는 이슬맞고 사는 사람도 있는데 너무 사치한 것이 아닌가 마음이 불편했습니다만, 어찌보면 이런 성공사례가 많이 있다는 것이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 억압받지 않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회사내 인공호수와 사원

그리고, 실제로 직원들을 보니 바깥 인도와 다른 왕국에서 살며 기숙사와 쾌적한 식당, 아름다운 사원 등의 풍족한 혜택을 받고 사는 것이 최소한 선택받은 자들이라는 행복감이 엿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단순 노무직에 속하는 콜센터 직원도 신바람 나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팀별로 재미난 치장을 하고 층마다 노래방, 댄스무대, fitness gym 등이 마련되어 있어 나름대로 사회사업의 의미까지도 수행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고도 성장기의 삼성 그룹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좋은 기회가 있어 인도의 특별한 기업을 보게 되었고, 이것이 전부 인도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세계무대에서 마주치는 인도기업은 결코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니라는 점만은 뼈속 깊이 느끼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