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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과 포용

Inuit 2008. 7. 1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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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ard Gardner

(원제) Leading minds


사람 지능이 IQ만 있는게 아니라는 다중 지능 이론의 하워드 가드너 씨입니다. 그가 주의 깊게 선정한 금세기 리더들의 사례 연구를 통해 리더십의 본질을 파헤쳤습니다.

Leadership is storytelling
600페이지 책을 제 관점으로 줄이겠습니다. 가드너 씨가 말하는 리더십은 스토리텔링(storytelling)입니다.
매우 독특한 견해입니다.
리더십 프로세스를 스토리의 전달 과정이라고 보면 매우 흥미로운 규정들이 가능합니다.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통해 리더십을 해부해 볼까요.

Source
리더십의 발현자인 리더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두가지 특질이 있습니다.
1. 언어 능력 = communication skill
2. 사회 지능 = people skill
이 기술의 습득과 계발, 학습이 리더의 생성과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스킬이 계기를 만들고, 계기가 스킬을 향상시키는 식이지요.

Message
컨텐츠는 어떤가요. 시대정신과 방향성, 정의감 등 리더십이 제시하는 비전이 바로 리더십 스토리텔링의 메시지가 됩니다. 물론 통합적 메시지로서의 스토리는 단순한 모토나 간략한 비전을 넘어섭니다. 일관된 행동에서 루머와 신화까지를 포괄합니다.
가드너씨는 그중 가장 울림이 크고 유효한 스토리로 정체성 스토리를 듭니다. 현재 상황을 정의하고 미래를 약속하는 이야기입니다.

Channel
리더십의 발현 범위 및 경로에 따라 직접적/간접적 리더십으로 구분합니다.
직접적 리더십은 조직체계상의 follower를 갖는 경우처럼 흔히 말하는 리더입니다. 가드너씨는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는 관점에서 간접적 리더십도 의미를 부여합니다. 간접적 리더십은, 학문적 성취 같은 전문성을 가지고 세상을 바꾸는 경우를 말합니다. 결국, 리더십의 직접성에 따라 스토리의 전달 경로가 달라지는 부분, 바꿔 말해 기존 리더십에서 간과하던 경로를 스토리텔링 리더십에서는 다루게 됩니다.


Receiver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차용하면, 수용자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가드너 씨 리더십 이론의 핵심도 이 부분에 걸쳐 있습니다. 책에서는 '교육 받지 않은 마음'이라 표현되는 unschooled mind에 대한 이해입니다. 미취학 상태인 5세 정도의 마음을 의미합니다. 흑백, 선악처럼 단순하고 엄격한 가치 판단을 합니다. 청중이 다양하고 규모가 클수록 unschooled mind에 대한 스토리가 있어야 합니다. 반면, 전문성을 가진 리더십, 간접적 리더십에서는 성숙한 대상으로서의 청중을 상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리더십의 발현은 완전한 상황 맥락이란 뜻입니다. 그리고 상황의 정확한 범주를 알면 방향설정이 매우 쉬워집니다. 저는 이 부분에 대한 배움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느꼈습니다.
저자가 명시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은 부분이고, 제 나름대로의 해석이었습니다. 혹여 책의 내용에 손상이 가면 온전히 제가 모자란 탓입니다.
하지만, 앞서의 논의처럼 이 책을 스토리텔링 관점에서 리더십을 정의했다고 읽으면 매우 독특한 통찰을 줍니다. 이 부분이 여타의 리더십 관련 책과 가장 차별을 이루는 점이라고 믿습니다. 기타는 행동, 열정 등 쉽게 짐작가고 많이 다루는 내용입니다.

Human, really human cases
책의 80%는 사례 연구입니다. Margaret Mead, Robert Oppenheimer, Robert Maynard Hutchins, Alfred P. Sloan, Jr., George C. Marshall, Pope John XXIII, Eleanor Roosevelt, Martin Luther King, Jr., Margaret Thatcher, Jean Monnet, Mahatma Gandhi 이렇게 11명을 선정하여 성장과 리더십 발현 과정을 좇습니다. 심리학적 확대경으로 세세히 관찰하고, 학문적 엄정함으로 낱낱이 드러냅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리더십 표본인가 싶을 정도로 한심스럽습니다. 잘 나가다 실패하거나, 말년의 변절, 얼룩진 사생활 등 통상적 리더십 교재와 확연히 다릅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줍니다. 사실 이 책에 나온 11명 리더에게 무엇을 배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사람마다 배울 점이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드너 씨가 중요히 여기는 관점은, 위대해 보이는 리더의 명과 암을 드러내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 이면에는 광장에 선 동상 같은 리더의 이력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주는, 그 건너지 못할 강 같이 느낄 이격이 있습니다.

책에 다룬 사례들은 학문적 리더십에서, 기업, 군대, 종교, 정치 등 세심하게 고른 분야에서 망라된 인물들입니다. 다는 아니지만, 읽는 사람 따라 역할 모델로 삼을 사람이 분명 하나쯤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꼭 분야가 같지 않아도 있습니다. 내성적 성격이든, 범상한 머리든, 반목하는 부모와의 관계든, 나랑 닮았거나 혹은 내가 측은히 여길 그늘들이 있기에 나도 한번 멋진 리더가 되겠다 마음먹기 쉽게 해줍니다.

이 책의 매력이자 미덕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반짝이는 인물들이 모인 경영학 서적이 아니고, 어설프지만 인간다운 사례가 모인 심리학 관점입니다. 다소 허접해 보이지만, 그 쓴 마음이 따뜻합니다.
경영하는 저는 리더십의 새로운 관점을 얻어 좋았지만, 꿈을 키우는 젊은이들에겐 저멀리 있지 않은 리더상을 갖게 되는 장점이 있을겁니다.

What the heck is that Korean title?
제목은 참 애매하게 지었습니다.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통찰과 포용이라고 보기는 매우 힘듭니다. 그렇다고 저 바보스러운 제목으로 원제 "leading minds"가 시사하는 리더십에 대한 실마리를 찾지도 못하지요. 사실 책 제목보면 자기계발서지, 리더십 책이라 생각이나 하겠어요.

Leadership training
리더란 참 어렵게 만들어지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가 나타나면, 그 혜택은 조직, 국가, 세계가 입게 됩니다. 가뜩이나 좋은 리더가 나오기 힘든 시대입니다.

우리나라는 좋은 리더를 충분히 키워낼 토양이 될까요? 저는 몹시 의문을 품습니다.
제 아이는 그래서 따로 가르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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