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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 2008] 1. IFA

Inuit 2008. 9. 5.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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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의 베를린에 다녀왔습니다.


먼저 세계 유명 전시회에 대해 간단히 짚어 볼까요.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전자제품 전시회의 양대 산맥은 봄 CeBIT, 가을 Comdex였습니다. 거의 '봄 도다리, 가을전어'와 같은 공식이었습니다. -_- CeBIT은 독일 하노버, Comdex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되므로, 유럽-미국이라는 지역적 황금분할까지 이뤄졌습니다.
그러다, Comdex는 급속히 위세가 떨어집니다. PC 시장이 포화가 되면서 더 이상의 혁신, 성장 잠재력을 뽐내기엔 산업자체가 역부족이었기 때문입니다. 급기야 2004년 Comdex가 참석율 저조로 취소되면서 무대의 뒤편으로 사라졌습니다.

Comdex 몰락의 간접적 원인이자 결과의 수혜자는 CES입니다. 종전엔 2류 취급받던 백색가전 위주의 쇼였는데, DTV를 위시해서 디지털 가전이 대세가 되자 상전벽해가 되었습니다. 가전의 영역은 확장되고, 매년 1월초라는 시기적 이점, 그리고 미국에서 열리는 글로벌 전시회가 하나는 꼭 필요하다는 점 등으로 2003년 무렵부터 인지도가 급상승합니다. 아마, 현재(2008년) 기준 넘버 원 전시회로 CES를 꼽겠습니다.

이러다 보니 멀쩡한 CeBIT이 타격을 입습니다. CeBIT은 그 약어(Centrum der Büro- und Informationstechnik)처럼 사무기기, IT제품 전시회입니다.  오랜 역사와 길어지는 약어처럼 변신에 성공해온 저력을 보였는데, 난데없이 CES가 급부상하면서 위상이 떨어졌습니다. 1월 CES에 맞춰 신제품과 혁신이 발표되고 나니, 3월 CeBIT은 재탕에 김빠진 맥주처럼 별 볼일 없어진게지요.

결국, Spring-CeBIT / Comdex Fall의 지역 분할과 반대로, 가을에 유럽 개최의 글로벌 전시회가 필요해졌습니다. 얼결에 신데렐라가 된게, 베를린 IFA 쇼입니다. 원래 리테일과 소비자 대상의 가전쇼 성격이었지만, 새로운 자리매김이 운명처럼 다가온거지요. 작년에 제가 IFA에 참관했던 이유도, IFA의 위상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꽤나 열띤 전시회였고 나름 유망하다 판단하고, 올해 소규모 참가를 결정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두번째인 올해, 저도 IFA에서 일을 보고 하루 전시장을 둘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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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실망입니다. 돈은 덕지덕지 발랐지만, 눈에 띄는 혁신이나 선 굵은 기술이 잘 안보입니다.
예컨대 작년 CES에서 삼성이 이슈를 도발한 true black의 컨트라스트 싸움은 아직도 진행중입니다.
물론, 정보의 전파속도와 누출의 속도가 광속인 요즘입니다.  혁신 공지의 일상화 시대에 전시회라는 이산적 이벤트에서 독점 공개(electronics show exclusive)의 기회와 가치는 효용성이 떨어지는 운명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최소한 작년과 비교하면 볼거리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삼성, 소니 등 대형 업체의 부스가 좀 잘 꾸며졌지만, 그게 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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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멋졌던 소니 부스입니다. 몽환적인 풍경을 넘어 거의 마약소굴 같았지요. 여기저기 약쟁이처럼 누워 있는 사람들, 그 사이에서 간간히 플래시 몹 퍼포먼스, 그리고 사람과 빛, 디지털 기술이 혼재한 이상(異常)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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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의 실망 중 하나인 LG 부스였습니다. 돈은 썼으되 기획력, 컨셉의 부재로 실물 카탈로그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기대가 컸던 탓이지만요. 게다가, 뚱뗑이 미니 노트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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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의 디지털 병풍은 좋았습니다. 동양의 여백적 서정성과 디지털의 무상함이 잘 어울렸습니다. 비싸지 않다면 갖고 싶은 정도.


춤추는 MP3인 소니의 Rolly는 하나일 때보다 둘을 틀어놓고 싱크로나이즈드 댄스를 하니 꽤 볼만했습니다.

아무튼, 결론은 IFA쇼 소문난 잔치가 되어가는 듯합니다. 조직위에서 획기적 대응을 하지 않으면, 내년은 장담하기 어렵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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