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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덕스

Inuit 2009. 10. 25. 21:45
애들 시험도 끝났고, 즐거운 마음으로 주말 나들이를 갔습니다.
저도 어릴적 가보고 처음 가는 남이섬입니다.
듣던대로 참 아름답습니다.
특히 마음까지 밝아지는 은행나무길이 제일 좋았습니다. 따뜻하고 서정적인 노란색이 일품이었지요.

반면, 때가 때인지라 남이섬에 사람이 참 많았습니다. 가평오거리 초입에서 들어가는데만도 한시간 넘고 배며, 편의점이며 모든 곳이 길게 늘어선 줄이었습니다. 사람에 치이는 상황이라 예정보다 짧게 섬구경을 마쳤습니다.

근처로 잡아놓은 펜션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산속 깊이 조용히 자리잡은 숙소는 펜션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으로 더욱 즐거웠습니다. 아이들 왔다고 아주머님께서 직접 밭에 데리고 들어가 배추며 고추, 가지를 따도록 가르쳐 주셨고, 식사시간에는 바베큐를 위한 완벽한 숯을 준비해주셨지요.

애들이 가장 좋아했던건 의외로 펜션에서 기르는 개들이었습니다.
늑대만한 크기의 늠름한 범이는 대형견이고, 애완견의 본분에 충실한 해피, 영리하고 의젓한 아롱이, 그리고 호기심 많고 활동적인 아롱이 딸 콩순이 이렇게 네마리가 사랑스럽게 살고 있었습니다. 애들은 틈날 때마다 우리에 붙어 구경을 했지요. 나중에 아이들이 데리고 놀도록 청했더니 흔쾌히 줄에 매어 내 주셨습니다.

아롱이

아이들은 신나서 개를 데리고 산으로 물로 뛰어 다녔지요. 해피는 한번 도망을 쳐서 잡는다고 펜션을 뺑뺑이 돌게도 만들었고, 온갖 구석을 다 쑤시고 다니는 콩순이 덕에 녹초가 되도록 움직였습니다.

해피


아파트에 살다보니 애들이 강아지를 키워본 경험이 없습니다. 게임기의 닌텐독스로만 보던 강아지 키우기를 직접 경험하는 기분은 정말 색다르지요. 그 보들보들한 살갗, 따스한 온기, 할딱이는 숨소리, 그리고 간질간질 혀의 느낌까지 모두가 순간순간 기억에 남았습니다. 어째 디지털 게임을 먼저하고 실물로 따라 경험하는 순서가 우습긴 했지만 말입니다.
급히 물든 만산의 홍엽도 마음을 시원하게 했지만, 우리집 강아지와 함께 논 강아지들이 귀엽고 인상깊었던 여행입니다.

콩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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