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n Auletta
잘 알려진대로, 구글의 모토는 'Don't be evil'입니다. 그들은 사악한가요? 사악이 뭔가요? 돈을 버는게 사악하다면 구글은 절대적으로 사악합니다. 미국 5대 TV 방송사 다섯을 합친것보다 더 사악합니다.
하지만, 눈부신 구글의 성장의 기반인 데이터 신앙과 자기충족적 합리성, 또는 'don't be evil' 정신은 구글이 성장하면서 온세상과 마찰을 빚게 됩니다. 데이터를 보는 시각이 신선했던 만큼 기존의 가치관을 보는 각도도 많이 다르지요. 예컨대, 광고도 정보라고 믿어 사용자에게는 효용을 주지만, 기존 광고산업에는 치명타를 가했습니다. 중개자(middle man)를 말려죽이는 탈중개화(dis-intermediation)는 분면 사회적 이슈인데, 구글은 어차피 산업이 바뀌면 명암은 있게 마련이라며 재중개화(re-intermediation)라고 정당화합니다. 심지어, 저작권(copyright)의 보호를 받는 컨텐츠라면 얼마든지 검색에 응해야한다는 저작의무(copyduty) 개념까지 주장합니다.
All human factors
그 외에 구글의 특징은 인적 자원이라고 봅니다. 두 창업자는 말할 것 없고, 바지사장 에릭 슈미트씨 그리고 창업부터 도왔던 여러 인물들과 무엇보다 중요한 구글 직원들이지요. 창업멤버인 램 씨(Ram Shriram) 커멘트는 한번 소개했으니 넘어가고, 빌 캠벨(Bill Campbell)이라는 인간 접착제(human glue)가 초기의 모래알 같은 구글에 윤활유 겸 결속작용을 하며, 유능한 경영자원이 되도록 훈련을 준 점은 제게 벼락같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실리콘 밸리의 강점이 이렇게 디테일하고 섬세하구나.'
Waves, digital waves
'구글드'가 지닌 미덕은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구글 자체의 성장과정을 통해 아름다운 마법의 해부학을 보여준 점입니다. 다른 하나는, 인터넷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구글이 지닌 포지션과 태생 상호역학의 본질을 짚어본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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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깨비 2010.04.21 02:21
댓글을 쓰다가 지우고 다시 링크를 클릭하니, 블로그 이름, 헤드가 바뀌셨네요. 점점 더 색(?)을 프로필 그림의 색과 같이, 아니 프로필이 바뀌면서 바꿨나요? (터치로만 글을 읽다보니 말입니다. 제 정신이... ㅠ.ㅠ)
윗 글을 다 읽고 갑자기 구구 하는 비둘기 그림이 생각이 납니다. 저도 늘 구글을 사용하니 구글드 (당했다는 느낌?). ㅎㅎㅎㅎ
저 책을 읽어봐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있어요.
구글 당했습니다. 당하고 있고, 즐기고 있어요. (자학수준) ^^
아드님은 건강하시죠? 늦게나마 여쭙니다. -
cookins 2010.04.21 05:49
링크하신 ABC 비디오 멋진데요? :)
젊은 기업일수록 프라이버시에 대한 생각이 깊지않은 것 같아요. 구글도 버즈에서 큰 실수를 했지만 진짜 시한폭탄은 페이스북이죠. 사용자의 정보가 기업의 자산인 동시에 부담이 되는 패러독스를 어떻게 풀지 경영자들은 좀더 신중히 생각해야할 때라고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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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언더독 2010.04.21 12:23
합리적이지만, 르네상스적 합리성이 아니라, 시온주의적 합리성입니다. 어쩌면 두 유태인 창업자의 선민의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게 뭔 말입니까? 결국 헬레니즘과 히브리즘의 차이라는 말인데... 난 창업자들의 말에서 시온주의적 합리성이 뭍어나온다는 말을 도통 감을 잡을 수 없군요. -
영우 2010.04.21 18:40
그렇군요.
부지불식간에 이웃이자 동반자로 떠오르고 있는 Google이 무섭네요.
언젠가 봤던 동영상이 생각나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R7yfV6RzE30 -
mahabanya 2010.04.22 13:42
역자 사인까지 받은 책을 읽다가 잠시 접어두고 있는데 냉큼 읽어버려야겠어욤.
참, 역자(시크릿, 몰입의 재발견 등을 번역)가 네이버 블로그에서 텍큐닷컴 블로그로 이사왔어요.
http://sunandatiger.textcube.com/ 재미있는 분이더라구요^^
트위터는 @ieo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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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똥 2010.04.23 17:07
구글은 가치설계의 스케일이 다른것 같아요.
가용하지만 가공하기 어려운 가치를 발굴하고 조합해서
유용하게 쓰도록 설계하는 능력과 상상력이 대단한 듯 해요.. 불가능한게 없어보일정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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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니스 2010.10.06 01:05
초창기의 구글은 매력적이었는데, 지금의 구글은 과거의 MS를 보는 듯해서 별로입니다. 기업의 덩치가 커짐에 따라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성장통으로 봐야할까요?
이번에 짧은 링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 보고 한 번 더 느꼈습니다. 초기 그들의 슬로건은 빛이 바랬죠.
the rich 부자의 탄생이란 책을 산지가 꽤 되었는데 여기에서 나온 말이 있어요.. 링크드인(SNS)의 설립자 리드 호프먼의 말이 잠깐실렸네요. 2005년이니 꽤 되었는데 국내엔 구글열풍이 불기 전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2005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구글은 과거에 MS가 했던 것보다 더 심하게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인재를 고용하고 너무나 많은 사업에 손을 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벤처기업이 기발한 사업을 하는 것이 무척 어려워졌습니다" 라고 나와있는데 이게 무려 5년전입니다. 지금의 구글은 벤처투자까지 손을 댄 마당이라..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RSS는 구글리더기와 지메일, 구글애널리틱스와, 피카사, 구글 어스, 유튜브를 아주 유용하게 활용하는 절 보면... 구글이 무섭구나 싶네요. -
leopord 2010.10.15 01:14
트랙백 신고를 늦게 드리네요. 포스팅하신 얼마 뒤에 이 글을 읽어서 한 번 『구글드』를 읽고 싶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구글은 점점 위험한 기업이 되어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점점 구글 서비스에 대한 이용 빈도는 높아가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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