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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ha 2010] 15. City tour Doha

Inuit 2010. 12. 11. 12:12
8일간 즐겁고 고된 여행을 마치고 돌아갈 시간입니다. 피곤에, 아쉬움에 눈을 뜨기 힘듭니다.
아침 비행기 타고 여섯시간 가량 비행하여 다시 도하 공항입니다.
돌아오는 여정은 transit이 7시간입니다. 장거리 여행중간의 긴 체류시간은 영혼을 마비시키는듯한 고통이지요.

그래서, 출발 전에 시티 투어를 신청했습니다. 카타르항공에서 직접 운영합니다. 투어 비용은 인당 $50인데, 도하로 나가기 위해 즉시발급 비자를 받아야 하므로 비용이 다시 $25쯤 추가됩니다.

재미난 사실은 카타르가 이슬람 국가라서 알콜 반입이 안된다는 점이지요.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선물로 산 올리브 유를 알콜로 착각하고 세관에 잡혔습니다. 쉽게 증명은 되는 일인데, 문제는 선물이라 뜯어 증명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다행히 대장 관리가 와서 설명을 듣고 보내주었습니다. 너무도 당연한 일을 감사해 하며 도하로 들어섰지요.

가이드는 네팔 출신의 부디라는 사람입니다. 영어는 물론, 한국말, 독일어 등을 줄줄 해대는 똑똑한 친구입니다. 
가장 먼저 간 곳은 와기프 시장(Souq wagif). 
시장하면 떠오르는 남루함이나 호객행위가 전혀 없는 깔끔한 시장입니다. 무슬림의 시장 답습니다.
다만, 거리의 카페에는 술을 팔지 않고 차나 물담배를 즐기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스탄불두바이의 시샤가 생각납니다. 시간이 넉넉하면 한대 피우고 가면 좋았을거란 아쉬움이 있습니다.
술은 팔지 않지만, KFC나 BR 같은 미국 체인점은 여기저기 있는 점도 신기합니다.

석유와 가스가 발굴되기 전까지만 해도, 진주캐고 고기잡아 살아가던 작은 마을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돈을 주체하기 힘들정도로 앉아서 돈을 벌고 있지요. 하지만, '행복의 지도'에서도 지적하듯 부가 행복의 전부는 아님에 분명합니다.

심지어 이번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만 해도, 졸부의 돈 힘이 무엇인지, 컴플렉스에 얼마나 많은 돈을 지불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지 뭡니까.
바다를 메워 만든 신도시, 추위가 느껴질 정도로 냉방을 한 쇼핑몰, 그안을 채우는 세계 유명 사치품(흔히 명품이라하는) 상점들. 저 비싼 매장을 어찌 수지 맞추며 장사할까 의아했습니다. 관광하는 우리 일행 8명이외에는 경비원만 30명이고 나머지는 폐허처럼 고요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곧 의문이 풀리더군요. 한 재력가가 데리고 다니는 네명의 부인들. 저들에게 공평하게 나눠주는 선물이 사치품 쇼핑몰을 지탱하는 힘이지요.
볼거리는 되지만, 감동은 없는 신도시 투어를 마치고 드디어 식사 시간.
아랍식 난과 밥, 그리고 양고기 모두 맛이 좋습니다. 특히 양고기는 제가 먹어본 양고기 중에서도 최상급에 해당할 정도로 맛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오래 비행기 타고와 도하 시간으로 밤 10시. 저를 비롯한 식구 모두가 피곤에 지쳐 속은 더부룩, 입맛은 뚝 떨어져 많이 먹지를 못했습니다. 아이들은 카타르항공 기내에서 줄기차게 먹은 양고기로 인해 더이상 양고기는 못먹겠다고도 하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집에 싸가지고 갔으면 싶었습니다. 지금은 못먹겠지만 내일되면 너무 생각날 듯 해서.

도하 자체는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잘 꾸며놓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나친 인공미가 하나도 좋아보이지 않았습니다. 투박해도 사람들 웃음이 있고 수다가 있는 스페인이 더 좋습니다. 하지만, 일부러 가기도 힘든 카타르 도하입니다. 짧은 도시 투어로 많은 것을 느꼈고, 어찌보면 스페인에 대한 아쉬움을 잊고 한국으로 가는 정신적인 transit의 기회도 되어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