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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가봤더니

Inuit 2011. 7. 1. 22:00
짧은 도쿄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3일의 일정이지만, 아침 비행기타고 가자마자 바로 일 시작해서, 마지막날까지 오전 미팅하고 오후 비행기로 귀국하니, 유럽 기준으로 치면 일주일 출장 효과입니다. 역시 이웃나라의 장점이 여실히 느껴집니다. 

도쿄는 처음인데, 빡빡한 일정 탓에 미팅장소와 숙소만 오간지라, 간단히 몇가지 느낌만 적어봅니다

Tokyo Hot
가기 전엔 비가 오리란 예보 때문에 미팅 장소 이동이 깔끔하지 못하고 불편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날씨가 후텁지근해서 사람 진을 뺐습니다. 덥고 습한 날씨는 듣던것 이상이었습니다.
게다가,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전기제한령이 있습니다. 대형 건물에는 냉방을 28도로 맞춰놓아 건물에 들어가도 덥습니다. 내핍을 자조하며 견뎌가는 도쿄 사람들 보니 언뜻 전시의 물자부족이 떠올랐습니다.


한류
예전보다 한국의 문화가 많이 보급되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생각 이상이더군요. 젊은 층은 소녀시대나 카라에 대해 잘 알 뿐더러, 지하철에도 SM 출신 어린 가수들의 광고 포스터가 붙어 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매일 김치를 반찬으로 먹는다고도 하더군요. 기무치겠지만. 
식자층들은 몇마디 한국 단어를 농담처럼 곧잘 구사했고, 지하철 역무원도 한글 단어를 섞어가며 길을 설명해주는데서는 무척 놀랐습니다. 우리나라 시청역의 역무원도 일어를 좀 아실라나요?


Usual Suspect
가장 인상깊었던 에피소드 하나. 
한군데 미팅에서는 사장이 중국인인데 영어를 전혀 못했습니다. 그쪽 직원 중 하나는 영어가 가능하고, 우리 일행에는 영어 일어가 가능한 현지인이 동행했기 때문에, 복잡한 과정을 통해 의사소통은 가능했습니다. 문제는 이 사장이 계속 일어로 우리에게 말을 해서 모두가 민망했다는 점이지요.
어찌어찌 미팅이 종료되어 가는 시점에, '이 부분은 내가 한국말로 설명을 하지요.'하면서 그 사장이 갑자기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배운 한국어가 아니라, 부모가 한국인이거나 부인이 한국인 아니면 불가능한 완벽한 한국어였습니다.
순간 전원이 얼어붙을 정도로 놀랐지요. 유주얼 서스펙트를 능가하는 반전이었습니다.
그러지도 않았지만, 만약 우리가 한국어로 상대를 얕보거나 험담했다면 어땠을까 모골이 송연해졋습니다. 항상 말조심해야한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전혀 비슷하지도 않은데, 왠지 영화 황해의 개장수의 거리 내공이 연상되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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