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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9패 유니클로처럼

Inuit 2012. 1. 9. 22:00
유니클로라는 브랜드를 제가 처음 접한 것은, 몇 년전 유니클락이란 프로모션을 통해서였습니다. 무표정한 댄스로 시간을 알려주는, 다소 낯설지만 인상적인 접근방법이었습니다. 저같은 경우, 온라인을 통해 먼저 브랜드를 인식했고, 한참 지나 그게 의류 브랜드란걸 알게 되었으니 온라인 광고 효과는 꽤나 좋았다고 봅니다.

김성호

얼마전 명동에 큰 매장을 열었다는 점 이외에는 그다지 나와 관련 없게 느껴지던 유니클로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 것은 바로 이 책 덕입니다. 전혀 일본기업답지 않은 혁신기업이란 점에서 경영을 업으로 하는 제게 큰 흥미였습니다.

사실, 성숙산업을 넘어 사양산업 취급 받는 의류업입니다. 일부 사치품을 제외하고는 재고와 모방 속에 안정적 수익을 거두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시장에서 초고속 디자인으로 입지를 구축한게 자라(Zara)라면, 유니클로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품질과 가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경우입니다.

끊임없는 추격속에 또렷한 품질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유지하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경영을 직접 담당하지 않더라도, 회사 조금 다녀본 사람들은 대개 이해할 것입니다. 유니클로는 철저한 혁신을 통해 이 모순을 구현했지요.

큰 얼개로 보면, 중국의 소싱업체와 장기적인 관계를 통해 질을 확보하고 이를 대량으로 뽑아내는 것이라 단순한 공식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시장의 센싱, 서비스의 퀄리티, 그리고 운영 능력의 부단한 제고 없이는 결코 이룰 수 없는 일이지요.

시장을 숭배하고 시장을 호흡하는 분위기가 몸에 밴 유니클로에서는, 경력의 꽃인 '점장'을 방점삼아 젊은 슈퍼스타를 키워내는 조련을 통해 강한 체질을 키웁니다. 재미난 것은 효율을 우선시하는 제조업의 특성과 효과를 최고선으로 여기는 서비스업의 상충되는 지향점조차 하나의 틀로 엮어낸 점이지요.

물론, 모든 성공신화는 하나의 명쾌한 목표를 향해 모든 것이 잘 정렬된 이야기 구조를 갖습니다. 그래서, 중간 단계를 따라하면 마치 나도 금방 성공할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지요. 하지만, 그 어떤 성공도 환원주의적 시각으로는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그 모든 성공은 실패와 도전의 함수이고, 환경과 역사란 맥락에서만 성립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면에서 유니클로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새롭게 해석해야 합니다. 결국, 강력한 지향점을 갖고 끊임없는 노력과 혁신을 해낸 자, 그에게만 성공이 보상으로 주어진다는 점이지요.

제가 다소 설명적으로 접근해서 딱딱해 보이지만, 책은 쉽고 흥미롭게 씌어졌습니다. 어려운 경제환경에서 혁신의 돌파구를 찾는 분이라면 한번 읽어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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