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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로 말하기

Inuit 2012. 3. 29. 22:00
이번 바르셀로나 출장이 여느 출장과 달랐던 점은, 제가 스페인어를 배운 후 처음 간 현지라는 점입니다. 물론, 전에도 영어만 가지고 잘 지내다 왔지만, 그래도 현지어를 사용하는 강점은 분명 뚜렷합니다.

#장면 1
어디든 숙소를 정하면, 근처의 슈퍼마켓을 찾아야 합니다. 물과 간단한 보급이 필요하니까요. 바르셀로나는 유럽 다른 도시보다 시내 곳곳에 상점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쉽게 생각하고 나섰는데, 금방 안 찾아집니다. 조금만 다리품 팔면 금방인 일이지만 다리가 시원찮은지라, 비닐 백에 물건을 사가는 중년 부인에게 묻습니다.

"Excuse me. Can I.."
"¿Como?"
아차.. 
"Hay un supermercado cerca de aquí?"
순간 환히 웃는 아주머니. 라틴 특유의 상냥함이 발동되면서 굳이 길 모퉁이까지 저를 데리고 와서 조리가다 오른편에 있다고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장면 2
상점에서 커피를 사려는데 잘 못찾겠습니다. 제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니 가드가 수상한지 계속 제 주변을 맴돌면서 경계를 합니다. 마음을 편하게 해줘야겠다 싶어 말을 겁니다.
Donde esta Cafe?
햇살이 비친양 환해지는 아저씨. 또 아블라아블라 수다를 떠십니다. 전 다 못 알아듣습니다. -_-

#장면 3
스페인의 대형 통신사 임원과 미팅을 합니다. 이야기가 잘 되어 서로 지향점이 같음을 확인합니다. 마지막 펀치를 날릴 시점입니다. 그 때까지 영어로 이야기했지만 모드 전환을 합니다.
"Pedro, estoy hablando en serio." (내가 진심으로 말합니다.)
깜짝 놀라는 상대. 스페인어를 할 줄 아네요? 
그 후로 다시 영어 전환해서 제 핵심 제안을 말했습니다.

#장면들
그 외에도 길거리에서 간단한 스페인어는 윤활 작용을 했습니다.
화장실이 어디냐, 버스 정류장이 어디냐, 이 근처에 뭐 볼게 있냐, 미안하다, 얼마냐 등등
의외로 간단한 문장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말은 감정의 창구이고, 밝은 웃음과 상냥한 답들은 현지에서의 각박함을 한껏 누그려줬습니다. 스페인어를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