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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건축가 만들기: (7) 꿈을 키우는 건물 본문
대학본부로 차를 몰았다.
다행히 당직 서는 분이 한 분 계셨다.
문 두드리고 사정을 말씀 드렸다.
'이러 저러해서 우리 딸에게 건축조경전문대학원을 보여주고 싶은데 못 찾겠습니다.'
'네.. 우리 대학원에는 전문대학원은 세가지가 있고 블라블라..
하지만 건축조경전문대학원이란 없습니다.'
'네 저도 그런 것 같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약 5년전 부터 검색에서 사라졌습니다.'
'흠.. 그런가요?'
나와 딸의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 기록을 보여 드렸다.
순간 반짝..
'그렇다면 잠깐 기다리세요. 예전부터 계시던 선생님께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영하 십도가 넘는 추위에, 얼고 딱딱해진 몸을 따뜻한 방 의자에 앉아 좀 녹일 무렵,
행정실 직원분이 다시 오셨다.
'다른 선생님이 4년전에 그런 건물을 본 적이 있다고 합니다.
공대 옆 도서관으로 되어 있는 이곳인데요.
그런데, 출입이 가능한지는 저도 여기에서는 체크가 안됩니다.'
'고맙습니다. 일단 어디 있는지만 알아도 좋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딸과 다시 공대로 갔다.
아까 여기 갔을 때 못 본 이유는 건물과 부속건물이 하나의 흰색으로 칠해져 깜박 속은 것이다.
건축조경전문대학원은 임시로 설립되었다가 정식과정으로 편제되어 일반 대학원이 되어 사라졌고 이곳은 빈 건물만 있는 것이다.
됐다.
내용은 없어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는 것만으로도 공부고,
결국 답을 찾아내는 성공스토리도 성과다.
지금은 사라진 대학원이지만 어떻게 생겼는지, 건물 밖에서라도 구경하고 가자.
다시 찾은 옛 건축조경전문대학원 자리.
감개가 무량했다.
문이 닫혀 있겠거니 했는데 문이 열린다.
밀고 들어갔는데 이런..
너무 아름답다.
이제는 건물의 용도가 바뀌어, 학생들 작업공간이나 창고처럼 사용 중인듯 하다.
그래도 딸이 보고자 했던 골격은 그대로 있다.
층간을 가로지르는 계단과 골조가 드러나는 구조물.
중간에 탁 트인 수직공간과 밝은 채광.
건축과 상관없는 나임에도, 창의가 샘솟는듯 했다.
딸은 오죽했으랴.
더 좋았던건, 계단을 오르내리며 안을 구경했는데 학생들의 작업물들이 많이 있었고
이 모습을 보며 아이가 많이 배웠다는 점이다.
개념속 추상적 건축공부가 아니라, 실제로 보드지 가지고 노는 건축공부라는 단편을
생생히 봤다.
아이가 손재주도 있지만 이런 공작을 좋아하기 때문에 건축공부에 더 큰 매력을 느꼈다.
잠시 둘러본다고 들어간 부녀는 그 공간이 너무 좋았다.
식사도 잊은 채 한참을 못 빠져 나오고 계단을 오르 내리고 이야기하고 깔깔거리며 머물렀다.
이 공간에서라면, 건축이 아니라 어떤 창의를 공부하고 창조해도 신나게 매달릴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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