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살아가는게 바쁘고 힘들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때가 있지 않나요?

지금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는 걸까. 문제는 없는걸까?

우리나라는 비교적 치안이 좋고, 흡족하진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는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미래, 아니 당장 반년 후가 불확실하고 슬몃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반면, 홍콩과 칠레, 볼리비아 등에선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중동은 아직도 총성이 멈추지 않았고, 아프리카는 전쟁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유럽은 저성장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와중에 영국은 유럽과 이혼하네 마네 어지러이 왔다갔다하고, 미국은 MAGA 대통령 이후 파퓰리즘과 양극화의 첨예한 대립으로 혼란스럽습니다.

과연 지구는 있는건가요.

한국에서 제일 잘 먹히는 하라리가 표지모델

흔히 '석학'이라는 8인의 지식인에게 저자는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지구는 있는지, 인류는 어떤 상황인지.

 

우선 인류 자체의 위기에 대해, 분야 꾸준히 연구를 명이 진단을 내립니다. 유사하지만 살짝 결이 다릅니다.

유발 하라리는 핵전쟁, 기후변화(온난화), 과학기술에 의한 실존 위기 듭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전염병, 테러, 인구 이주 3 위기로 답합니다. 다이아몬드는 자원의 부족이란 관점에서 위기의 단초를 보는 반면, 하라리는 인공지능에 의한 인간의 무용화라는 관점에서 우려를 합니다.

물질과 실존으로 다른 각도지만 제가 보기엔 배타적이지 않습니다. 임박한 물질적 위기를 극복하려 기술을 발전시키다보면 실존의 위기가 이르게 찾아올 수도 있고, 물질적 토대를 도외시한채 실존만을 구하려는 시도는 무용해지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 이야기가 나온 김에, 초지능을 연구하는 보스트롬의 견해는 눈여겨볼 합니다. 쇠똥구리도 자금 지원을 받아 연구하는데 인류의 미래 자체에 대해서는 그닥 연구가 많지 않은 현실에, 고릴라의 운명이 인간에 달렸듯, 인간의 운명은 AI 달렸을 수도 있다는 관점입니다. 심지어 고릴라와 인간보다 인간과 AI 차이가 크다는 지적에는 쉽게 웃을 수가 없네요.

 

반면 인공지능이라는 변수를 치워두고 보면, 기술의 발전으로 인류의 기대수명은 급격히 늘어납니다. 2007년에 태어난 아이의 절반이 100세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합니다. , 직업과 생애주기가 짧은 기대수명을 전제로 설계된 지금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공부하고 일하다가 은퇴하는 3단계 시대는 종언을 고하고, 공부하고 일하고 다시 공부하고 일하는 다단계 체제를 준비해야 한다는게 린다 그레이튼의 견해입니다. 이를 위해 중요한 세가지 가치는 productivity, vitality, transformation 능력입니다. 유형자산 이상의 마음가짐과 대비가 필요합니다.

 

아무래도 트럼프 이후 폭주하는 미국은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의 근심이지요. 이에 대해 조앤 윌리암스의 견해는 탁월합니다. 정체성 정치학(id politics)인데, 현재 미국은 신계급주의 시대로 접어들었고 갈등의 상징이 트럼프라고 봅니다. 트럼프가 조장한 일이 아니라 미국이 균열지점을 트럼프가 정확히 파고 들어 스스로의 이득을 취하는거지요. 구체적으로는 WWC(white working class) PME(professional managerial elite)간의 갈등인데, 육체노동이 존경받던 지난세기였지만, 70년대를 지나며 육체노동은 모욕적 개념으로 변질됩니다. 한편 몸이 아닌 머리를 쓰는 엘리트가 나타나 부를 차지하게 되니, 이 두 계급이 조우하며 white collar(지식노동자)가 white color(백인) 육체노동자를 경멸하는 곳에서 파열음이 난다는 진단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윌리암스는 지난 대선의 실패는 힐러리의 실패가 아니라 민주당의 실패라 여깁니다. 흑인이라 소수처럼 보이는 오바마의 말투가 전형적 '재수없는' 엘리트의 말투라면, 트럼프의 쉬운 말투는 WWC 말투라는 관점은 제게 신선한 가르침이었습니다.

 

마지막 국무장관이었던 윌리엄 페리의 북한 문제 진단은 잊기 어렵게 날카로왔습니다. 북한을 괴물로 만든건 미국, 구체적으로는 공화당이라 단언합니다. 페리는 우리가 알던 사실과, 믿고 싶은 사실과, 추론하는 사실을 단칼에 정리합니다. 북한의 최대목표는 체제보장인데 미국이 신뢰를 잃었다. 따라서 북한의 현재 전략은 전쟁 억지력을 발휘하기에 충분한 핵을 보유하면서, 비핵화에 상응하는 경제 지원을 얻어내는 것일 거라 짚습니다. 2018 봄, 그간의 태도를 바꿔 협상무대에 나왔지만, 비핵화에 합의해도 철회가 있다고 봅니다. 체제보장을 확인할 있는 비핵화에 상응하는 대체수단을 제공하지 않는 풀리지 않을 문제란 겁니다. 저는 관점이 명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Inuit Points ★★★★☆

저자가 직접 인터뷰를 한듯 하지만 달리보면 여덟 석학의 요약본 같은 책입니다. 그럼에도 지구적 상황을 진단하려는 목적의식이 뚜렷해서 누더기 보단 모자이크에 가깝습니다. 아니면 수제맥주집의 샘플러 같은 느낌도 듭니다. 인터뷰어가 일본인이라서 일본의 문제를 묻는 비중이 됩니다만, 고령화, 저출산, 양성평등의 미비는 우리나라도 유사한 문제라 그리 덧없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외려 문제는 짧은 문답으로 정리되어 있어 재미난 견해를 깊이 들어가는 맛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덕분에 몇 명의 흥미로운 저자를 알게 점이 저는 좋았습니다. 네개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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