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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운해..

Inuit 2004. 8. 29. 02:10
개인적으로 8월 한달을 그야말로 들끓게 했던 4주간의 사내 컨설팅이 토요일 최종발표를
통해 일단락이 되었습니다.

애초에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마음맞는 똘똘한 후배하나랑 자원해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컨설팅만 전업으로 하면 도전적인 스케줄이라도 재미나게 했을 것을, 현업의 일을 다 해가며
부가적으로 하려니 정말 토할만큼 힘들더군요.
입사이후로 가장 일이 많고 힘이 들었다면 이해가 쉬울까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7월까지도 녹녹지 않은 일감이었습니다.)
한번 내린 결정은 웬만해서 후회하지 않는 성격인데, 어느순간
'내가 미쳤지.. 왜 이걸 한다고했을까..'를 되뇌이고 있더군요.
사실 프로젝이외로 처리한 일만도 한달하기에 적당한 분량이었고 그것만으로도
더할 수 없는 신뢰와 찬사를 받을 정도였으니 얼마나 일이 많았을지 감이 잡히실 겁니다.

특히, 저번주와 이번주에는 다른 급한 일이 너무 많아 딱 도망가고 싶을 마음이 들 정도였지요.
다행히, 함께한 후배가 단 2주만에 제가 원하는 레벨까지 능력을 상승시켜서 많은 부분을
제대신 진행시킨 덕에 빵꾸안내고 성공적인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팀웍의 중요성과 인재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절실히 깨달은 프로젝이었지요.

결과는...
제 스스로가 느껴도 지금까지 한 어느 결과보다 잘 나왔습니다.
일단은 인더스트리를 잘 알고, 내부사정을 잘 아는 상태에 원하는 정보를 마음껏 얻으며 하니
"작품" 수준의 결과가 나왔지요.
자체적으로 만족스러운 것만 해도 큰 보상인데, 사장님을 비롯한 임원진의 반응은 그야말로
뜨거웠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민망하니 생략하고.. ^^;

아무튼 2기 조직 셋업의 전권을 기획본부가 부여받았고, 앞으로 좀더 살맛나는 일터를 만들어 보렵니다.
코딩을 하면서 설문의 수많은 데이터가 한결같이 말하는 지향점에 마음이 뜨거워졌었고
인터뷰를 통해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하소연할데 없는 개선의 의지를 느끼며 일종의
사명감을 느꼈었는데, 다행히 무언가 회사식구들의 발전과 희망에 일조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다행스러웠습니다.

이렇게 하는게 옳습니다.. 하고 빠지는 외부 컨설팅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문제를 진단하고
직접 해결까지 하는 것이 사내 컨설팅의 매력이라는 것도 느꼈고 보람도 있었지만,
다시는 "자원"해서 "컨설팅"일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굳게 다졌지요. -_-

아무튼, 8월의 더위보다 뜨거웠던 지난 한달은 지나고보니 아름답지만 다시 경험하긴 주저되는
지옥같은 하드워킹의 연속이었고 잘 마무리가 되어서 아주 개운합니다.

후기.
제가 내내 새겼던 교훈은 최배달 선생의 '목숨을 걸어라'였습니다.
특히 저번주 IPO 관련해서 급히 처리할 일이 너무 많아서 5일중 4일을 다른 일을 했는데
마감날짜는 다가오고 진행은 더디고 미치겠더군요.
기획이사님은 급히 처리할 일이 이러저러하니 프로젝은 뒤로 미뤄도 좋다고 하셨지만
그러긴 싫고..
같이 고생하는 후배에게 너무 미안해서 프로젝트 내릴까? 슬며시 물었더니 해보겠다고
다짐을 해서 그야말로 '죽는 한이 있어도 쪽 팔리지는 말자'는 각오로 이를 악물고 했습니다.
마치고 나니 미뤘으면 프로젝도 흐지부지 죽었을테고 지금과 같은 충만감을 맛볼 수
없었을테니 끝까지 목숨걸고 밀고 나가길 잘했단 생각이 드네요.
너무 목숨을 자주 걸면 문제겠지만.. ^^;;

-by 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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