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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연장의 꿈은 이뤄질 것인가? 본문
최근 웰빙 트렌드와 함께 건강하고 오래 사는것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오염이 되지 않은 극지방의 생수를 사서 마신다거나 몸에 좋은 보양식을 찾는 등 많은 노력을 하지만 100세 이상의 수명 연장은 기대하기 힘들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한 연구진이 수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찾던 장수의 비밀이 ‘염색체 길이의 늘임'에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냄으로써, 불로장생의 꿈을 실현하는 데 한 발짝 다가서게 했다.
2004년 5월 2일자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지네틱스(Nature Genetics)'는 ‘텔로미어(Telomere)’라는 염색체 말단 부위의 길이를 조작하면 생물의 개체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연세대 생물학과 노화유전자기능연구센터 이준호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이들의 연구 내용은 실험용 벌레의 일종인 꼬마선충(C. Elegans)의 염색체 끝부분(텔로미어)을 정상보다 30% 정도 길게 만들어, 평균수명을 20일에서 23.8일로 20% 증가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염색체는 세포 내에서 생명의 설계도인 유전자가 모여 있는 곳으로 꼬마선충은 6쌍의 염색체를 갖고 있다.
‘텔로미어’는 그동안 생물의 노화와 직결되는 것으로 생각되어 주목을 받아온 부분으로, 염색체 양끝에서 특정 염기서열들이 수천 번 이상 되풀이되는 독특한 구조와 길이를 지닌 부위를 말한다. 예컨대 사람 세포 안 염색체 말단에서 ‘디엔에이(DNA)’는 ‘TTAGGG’라는 염기서열이 1천 번 가량 반복된다. 그런데 아무런 유전자의 기능도 하지 않는 이것이 점점 닳아 짧아질수록 생명은 노화와 죽음에 이르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텔로미어와 노화 수명의 관계는 세포 대상의 실험에서 잇달아 입증되어, 노화 수명을 설명하는 유력한 가설로 자리잡아 왔다. 물론 텔로미어가 아니더라도 노화와 수명을 설명하려는 가설은 무수히 존재해 왔다. 활성산소에 의한 산화스트레스가 세포에 노화를 촉진한다는 설, 시간이 흐를수록 유전자에 출현하는 돌연변이가 쌓여 수명이 다한다는 설, 수명 조절 유전자가 따로 존재한다는 설 등이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이런 설들은 과학적 입증이 충분치 않아 그다지 주목을 끌지 못했다.
텔로미어는 최근에 주목 받기 시작한 가설로 세포의 수명은 바로 텔로미어의 길이에 좌우된다는. 즉 세포가 분열을 거듭해 노화가 진행될수록 텔로미어가 닳아 없어져 길이가 짧아진다는 이론이다. 연세대 연구팀은 이 사실에 바탕을 두고 거꾸로 텔로미어가 길어지면 세포의 수명이 연장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 꼬마선충에 유전자조작을 가해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어나게 만드는 단백질을 대거 작동시켰다. 그 결과 꼬마선충의 수명이 늘어난 것은 물론 노화 속도 역시 지연되었다.
이번 실험은 개체와 텔로미어의 관계를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개체 수준에서 텔로미어와 노화의 관계를 밝힌 세계 최초의 연구이기도 하지만, 꼬마선충과 사람의 텔로미어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에 인간의 불로장생의 꿈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따라서 앞으로 생쥐 등 고등동물에서도 이 가설이 입증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텔로미어의 길이 효과는 사람 세포에서도 확인은 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사람의 정상 체세포와 달리, 암세포는 짧아진 텔로미어를 복원하는 특별한 효소단백질(텔로머라제)을 지녀 노화하지 않고도 무한히 분열할 수 있다. 따라서 텔로머라제의 활성을 억제하면 암세포가 노화의 길로 접어들어 사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아직 세포 수준이긴 하지만 텔로미어 효과는 사람 세포에서도 나타나는 것을 보여 주는 예다.
이처럼 단순한 길이의 정보로 수명이 연장된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노화 수명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며, 무엇이 그 길이를 읽어내어 노화와 관련한 복잡한 생체신호들을 일으키는지는 아직 남겨진 숙제다. 이 과제를 풀어 우리 몸 깊숙한 곳의 염색체 말단에 숨겨진 비밀이 더욱 밝혀진다면, 모든 인간의 염원인 불로장생의 꿈이 어쩌면 이루어지지 않을까? (글 : 김형자 – 과학칼럼리스트)
그런데 우리나라의 한 연구진이 수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찾던 장수의 비밀이 ‘염색체 길이의 늘임'에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냄으로써, 불로장생의 꿈을 실현하는 데 한 발짝 다가서게 했다.
2004년 5월 2일자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지네틱스(Nature Genetics)'는 ‘텔로미어(Telomere)’라는 염색체 말단 부위의 길이를 조작하면 생물의 개체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연세대 생물학과 노화유전자기능연구센터 이준호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이들의 연구 내용은 실험용 벌레의 일종인 꼬마선충(C. Elegans)의 염색체 끝부분(텔로미어)을 정상보다 30% 정도 길게 만들어, 평균수명을 20일에서 23.8일로 20% 증가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염색체는 세포 내에서 생명의 설계도인 유전자가 모여 있는 곳으로 꼬마선충은 6쌍의 염색체를 갖고 있다.
‘텔로미어’는 그동안 생물의 노화와 직결되는 것으로 생각되어 주목을 받아온 부분으로, 염색체 양끝에서 특정 염기서열들이 수천 번 이상 되풀이되는 독특한 구조와 길이를 지닌 부위를 말한다. 예컨대 사람 세포 안 염색체 말단에서 ‘디엔에이(DNA)’는 ‘TTAGGG’라는 염기서열이 1천 번 가량 반복된다. 그런데 아무런 유전자의 기능도 하지 않는 이것이 점점 닳아 짧아질수록 생명은 노화와 죽음에 이르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텔로미어와 노화 수명의 관계는 세포 대상의 실험에서 잇달아 입증되어, 노화 수명을 설명하는 유력한 가설로 자리잡아 왔다. 물론 텔로미어가 아니더라도 노화와 수명을 설명하려는 가설은 무수히 존재해 왔다. 활성산소에 의한 산화스트레스가 세포에 노화를 촉진한다는 설, 시간이 흐를수록 유전자에 출현하는 돌연변이가 쌓여 수명이 다한다는 설, 수명 조절 유전자가 따로 존재한다는 설 등이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이런 설들은 과학적 입증이 충분치 않아 그다지 주목을 끌지 못했다.
텔로미어는 최근에 주목 받기 시작한 가설로 세포의 수명은 바로 텔로미어의 길이에 좌우된다는. 즉 세포가 분열을 거듭해 노화가 진행될수록 텔로미어가 닳아 없어져 길이가 짧아진다는 이론이다. 연세대 연구팀은 이 사실에 바탕을 두고 거꾸로 텔로미어가 길어지면 세포의 수명이 연장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 꼬마선충에 유전자조작을 가해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어나게 만드는 단백질을 대거 작동시켰다. 그 결과 꼬마선충의 수명이 늘어난 것은 물론 노화 속도 역시 지연되었다.
이번 실험은 개체와 텔로미어의 관계를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개체 수준에서 텔로미어와 노화의 관계를 밝힌 세계 최초의 연구이기도 하지만, 꼬마선충과 사람의 텔로미어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에 인간의 불로장생의 꿈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따라서 앞으로 생쥐 등 고등동물에서도 이 가설이 입증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텔로미어의 길이 효과는 사람 세포에서도 확인은 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사람의 정상 체세포와 달리, 암세포는 짧아진 텔로미어를 복원하는 특별한 효소단백질(텔로머라제)을 지녀 노화하지 않고도 무한히 분열할 수 있다. 따라서 텔로머라제의 활성을 억제하면 암세포가 노화의 길로 접어들어 사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아직 세포 수준이긴 하지만 텔로미어 효과는 사람 세포에서도 나타나는 것을 보여 주는 예다.
이처럼 단순한 길이의 정보로 수명이 연장된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노화 수명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며, 무엇이 그 길이를 읽어내어 노화와 관련한 복잡한 생체신호들을 일으키는지는 아직 남겨진 숙제다. 이 과제를 풀어 우리 몸 깊숙한 곳의 염색체 말단에 숨겨진 비밀이 더욱 밝혀진다면, 모든 인간의 염원인 불로장생의 꿈이 어쩌면 이루어지지 않을까? (글 : 김형자 – 과학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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