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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형님을 보다. -.-

Inuit 2003. 5. 14. 20:47

오후에 안철수 사장의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지금껏 수많은 명사가 강연을 했고 SK 최태원 회장이 와도 소 닭보듯 하던 저였지만, 안철수 사장은 평소 좋아하는 분이라 시간을 맞춰 갔더랬지요. 다소 눌변으로 한시간 가량 이야기를 했는데 참 감동적이더군요.

제가 안철수란 사람을 처음 알게 된 순간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마소'(마이크로 소프트웨어)라는 잡지를 대학때 즐겨보았는데, 최신 바이러스의 코드 분석과 백신에 대해 연재 강의를 하며 끝에 시그너처가 '바이러스 사냥꾼 안철수'였었지요. 이름만 봐서 저보다 어린 고등학생 아닐까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의대생이어서 많이 놀랬었지요.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담하지만 힘있게 했고 그 중 마음을 감동시킨 것은, '영혼이 있는 기업'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디즈니를 최고의 기업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그 회사가 없다면 이세상이 얼마나 삭막할까라는 관점으로 안랩도 그런 회사가 되길 바란다는 점이나, 기업의 궁극적 목적은 이윤추구가 아니라 가치명제이고 이윤은 그 행위의 결과로 나와야 한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이 말 자체야 'Good to Great'에 그대로 나오는 말이라고 쳐도 저렇게 진지하게 말하면 어떤 말이라도 믿지 않을 수 없을것 같았습니다. 다른 사람이 말했으면 '옳은일이 좋은 것'이라는 빤한 소리겠지만 안사장님의 어눌하지만 열정적인 언변과 결합하니 새로운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카리스마는 말 그대로 매력적인 것이지 터프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지요.

또 한가지는, CEO가 아닌 founder로서의 관점입니다. 단지 회사가 잘되는 것 이상으로, 아이를 교육시키듯 기업의 영생을 바라며 영혼을 불어넣는 아버지의 마음같은 창업자의 마인드는 월급사장의 마음가짐으로 살던 제게 또 다른 가르침이 있었지요.

세상에서 가장 순진한 눈빛으로 세상에서 가장 영리한 삶을 살고 있는 그에게 존경을 표하며..

-by 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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