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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세계 신도를 감싸안듯 웅혼한 광장에서 잠시 머물다, 산탄젤로(Sant'Angelo)를 향합니다. 제가 로마에서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거룩한 천사의 성이란 이름에 걸맞는 대천사 미카엘 상이 꼭대기에 올려져 있습니다. 590년 대 역병이 돌 때 대천사 미카엘이 칼을 집어 넣는 모습을 교황이 꿈에 본 후 정말 역병이 멈췄습니다. 그 이후 거룩한 천사가 도시를 구했다는 감사로 지은 조각상입니다. 물론 건물 자체는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영묘로 지어졌고, 그 튼튼함으로 인해 방어 건물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예술적, 문화적 건물이 빼곡한 로마에서 유일하게 본 성채, 카스텔로이지요. 중세 이후에는 감옥으로 사용 되기도 합니다. 우아하지만 단단한 건물, 세련되지만 절제된 장식이 어울려 귀족 장군 같은 독특..
로마 관광의 백미 바티칸에 가는 날입니다. 가장 들어가기 힘든 곳은 바티칸 미술관입니다. 여기서도 우피치와 같은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새벽 6시에 일어나, 밥도 안먹고 바티칸으로 출발했지요. 그런데 아뿔싸. 모두 예정 시간에 일찍 일어났음에도, 오히려 그 사실 때문에 늑장을 부리다가 생각보다 늦게 도착했습니다. 갔더니 이미 줄이 한가득이더군요. 그냥 서있으면 두세시간은 족히 걸릴듯 했습니다. 다행히 우린 자유 일정. 내일 아침에 다시 더 일찍 오기로 하고 미련없이 줄을 벗어납니다. 바로 바티칸 시국으로 향했습니다. 워낙 일찍 움직인 탓에 줄도 없이 바티칸에 들어가고, 쉽게 베드로 성당의 쿠폴라에 오릅니다. 로마 제일경.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베드로 성당입니다. 베드로가 죽어 묻힌 자리에 서있는 성당이기..
이젠 고대로마에 가볼 차례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버스를 타고 콜로세움에 갔습니다. 로마 패스 덕에 줄도 안서고 바로 들어가 체력과 시간을 많이 아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펼쳐지는 익숙한 모양. 항상 그림 속에서만 보던 콜로세움을 직접 보니 오히려 비현실적인 느낌이 듭니다. 시공이 혼돈스러운 감정과 엄청난 규모에 압도됩니다. 그나마 유적 안으로 들어가니 콜로세움에 왔구나 싶습니다. 이면을 봤다는건 실제와 마주했다는 좋은 증거겠지요. 콜로세움의 고층 관중석이 꽤 높은지라 바람이 셉니다. 해만 피하면 상당히 시원할 정도입니다. 지금 세계 사람들이 베르나베우나 캄프 노우, 웸블리에 열광하듯, 당시 콜로세움은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스타디움이었겠지요. 지금 생각해도 놀라운 숫자인 8만명을 수용했던 위용은 ..
로마는 그 명성과 관광객의 수에 비해 대중교통이 매우 취약한 도시입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경주처럼 땅속을 건드리면 유물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지하철을 깔기 어려운 탓이 큽니다. 하지만, 전차나 트램, 다중구조 버스 등 대량 수송 수단을 갖추지 못한 것은 분명한 문제입니다. 그러다보니 후진적인 버스 시스템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매우 불편하지요. 예전 80년대 서울이 생각날 정도입니다. 툭하면 잘 막히고, 차가 늦게 오기 쉽고, 와도 사람이 많아 비집고 들어가기도 힘든 교통입니다. 같은 이유로 소매치기도 극성이지요. 바티칸 행 64번은 잘 알려진 도난전문 노선입니다. 이탈리아 간다니 여러 사람들이 경험담을 들려주며 조심을 당부한 탓인지, 우리 가족은 소매치기나 도난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소매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