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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장면 1. 당신은 여행 중입니다. 작고 낡았지만 유럽의 멋이 잘 살아있는 호텔에 체크인 하고 들어왔습니다. 저녁 비행기로 도착해 방에 들어오니 11시라 깜깜합니다. 방의 불을 켜려고 하는데, 스위치가 어딨는지 알 수 없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스위치를 켜니 천장의 팬이 돌아갑니다. 더듬더듬 겨우 램프를 찾아 줄을 잡아 당겨 불을 켰습니다. 추워서 히터를 켜야하는데 등불보다도 난이도가 높습니다. 스위치가 어디 있는지 보이지도 않습니다. 피곤하니 나중에 찾기로 하고 따끈한 물로 씻으려 샤워부스로 갔는데 찬물 더운물이 어느쪽인지는 나중 일이고, 일단 물 나오게 하는 일 조차 어렵습니다. 하아.. 집 떠나면 고생이구나 생각합니다. 장면 2. (심사하러 가면 자주 목격하는 일입니다.) 오늘은 중요한 데모데이입니다..

얼마 전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이 오스카 4관왕이 되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그의 초기작 '살인의 추억'은 꽤 오랫동안 미제사건으로 남았었기에 관심을 모으기 좋은 스토리였고요. 어떻게 그런 연쇄살인범이 잡히지 않을 수 있을지에 대해 봉감독은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범인과 시대의 갭(gap)이었다." 원한이나 경제적 이익이 아니라, 병적인 심리로 사람들을 상하게 하는 연쇄살인범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선진국형 범죄입니다. 살인의 추억 당시엔 아직도 우리나라 경찰에선 그를 잡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음을 봉준호 감독은 꽤나 명료하게 표현했습니다. 한편, 이런 사회구조적 변화를 읽으면서 미리 준비를 하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윤외출과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이지요.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느낀 점은 프로..

나이 들면 시간이 빨리 가는 이유에 대한 연구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인생 10대 사건을 설문해보면, 평균 여섯 개가 15세에서 30세에 몰려 있다고 합니다. 개인마다 편차는 있지만, 첫 키스, 첫 캠퍼스, 첫 직장, 결혼과 아이의 탄생 등 엄청난 순간들이 그 시기에 이뤄지지요. 그 뒤로는 그런 인상적 순간은 간격이 멀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물리적 시간과 달리, 인상과 의미의 시간은 후딱 간다는 결론입니다. 실제로 기억은 감정으로 물든다는 게 뇌과학의 핵심 발견이기도 합니다. 처음의 생경함, 설레이는 불확실성이 기억을 강화하는거죠. 그런 면에서 설레임은 시간을 순간으로 쪼개고 세월 속에 박제하는 중요한 호르몬 작용이기도 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설레임은 오래 사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시간을 느리게 가게 ..

매우 오래된 책이며, 제가 좋아하지 않는 햄버거 브랜드인 맥도널드의 이야기인데다가, '파운더'라는 영화에서 대략 접한 내용입니다. 읽지 않을 많은 요소를 갖췄는데 우연찮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래된 책을 어떻게라도 팔아야 하는 출판사의 꼼수 덕입니다. 소프트뱅크 손정의와 유니클로 야나이 다다시가 '인생의 바이블'로 여기고, 몇번을 읽었다니, 왜 때문인지 도저히 궁금증을 배겨내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읽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원래 자전적 글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미화하는 인간의 습성도 있지만, 필연적으로 결과를 놓고 해석하는 후견지명의 성향을 띄기 때문입니다. 즉 성공패턴을 분석한 글처럼, 지난 결과의 설명과 이해에는 도움이 되지만, 성공의 재생산을 위한 레시피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