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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피렌체 둘째 날의 주요 일정은 단연 우피치 미술관입니다. 첫날인 월요일은 휴관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둘째 날로 일정을 잡았습니다. 문제는 예약이었습니다. 쾌적한 관람을 위해 당일 대기 인원의 경우, 입장객을 15분에 20명 정도씩 끊어서 보내기 때문에 줄이 매우 깁니다. 하지만 예약을 미리하면 지정된 시간에 바로 가서 관람할 수 있지요. 물론 예약료는 추가로 내야하지만 여행지에서는 그게 더 경제적입니다. 그런데, 방문 전날 예약하려 전화를 하니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휴관일이라 예약도 안 하나 봅니다. 갑자기 황당해졌습니다. 오늘은 피렌체를 떠나는 날이기 때문에 서너시간 줄서고 나면 호텔 체크아웃부터 로마 이동까지 모든 일이 좀 복잡해집니다. 사실 그래서 전날 밤까지도 아쉽지만 우피치는 일정에서 생략하기..
시뇨리아 광장까진 계획대로 멋졌는데, 그 다음은 여행객의 법칙이 슬슬 작용합니다. 계획대로 되는 일이란 없다는 여행객의 법칙 말입니다. 시뇨리아 광장 근처에 값싸고 구미 당기는 음식점을 몇개 봐 두었는데 죄다 휴장입니다. 아마 피렌체 최대의 관중 동원력을 지닌 우피치 미술관의 휴관일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배는 고프지, 당장 갈데는 없지, 식구들은 피로한데다 실망감이 가득하지, 참 답답하더군요. 일단 진경으로 허기를 달래려 베키오 다리로 향합니다. 아르노 강을 가로지르는 베키오 다리는 명불허전입니다. 베네치아의 리알토 다리와 유사하게 다리 위에 건물이 들어선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다리를 한참 보다가, 고픈 배보다도 결국 화장실이 급해져 드디어 식사를 합니다. 주린 만큼 맛도 깊습니다. 이어져 피티 저택을 ..
장군의 전술이 장교의 전략이 되는 지점에서 JSA가 '태휘'를 만났을 때.
조토의 종탑은, 경치가 좋을 뿐 아니라 높아서 시원했습니다. 오래 있으니 쌀쌀하다 느낄 정도로 바람이 셌지요. 충분히 보고, 충분히 쉰 후 시뇨리아 광장으로 향했습니다. 피렌체 공화국의 심장이자 상징인 광장입니다. 길드의 대표들이 시뇨리아라는 의회를 구성했고, 의장의 선출과 중대한 발표가 다 이곳에서 이뤄졌습니다. 침략군도 이곳으로 진주했고, 옥에 갇혔던 메디치도 이 공간을 통해 추방당하고 도주했지요. 메디치 가를 사지로 몰고, 신비주의로 피렌체를 물들였던 요승 사보나롤라도 여기에서 화형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다비드. 그 유명한 다비드도 이 광장에서 시민들과 세월을 함께 했습니다. 흠집하나 없이 균질하게 하얀 거대한 돌덩이를 얻은 피렌체 정부에서 이 멋진 대리석을 어찌 쓸지 몰라 오랜 세월을 흘렸던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