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분류 전체보기 (1425)
Inuit Blogged

나이 들면 시간이 빨리 가는 이유에 대한 연구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인생 10대 사건을 설문해보면, 평균 여섯 개가 15세에서 30세에 몰려 있다고 합니다. 개인마다 편차는 있지만, 첫 키스, 첫 캠퍼스, 첫 직장, 결혼과 아이의 탄생 등 엄청난 순간들이 그 시기에 이뤄지지요. 그 뒤로는 그런 인상적 순간은 간격이 멀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물리적 시간과 달리, 인상과 의미의 시간은 후딱 간다는 결론입니다. 실제로 기억은 감정으로 물든다는 게 뇌과학의 핵심 발견이기도 합니다. 처음의 생경함, 설레이는 불확실성이 기억을 강화하는거죠. 그런 면에서 설레임은 시간을 순간으로 쪼개고 세월 속에 박제하는 중요한 호르몬 작용이기도 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설레임은 오래 사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시간을 느리게 가게 ..

매우 오래된 책이며, 제가 좋아하지 않는 햄버거 브랜드인 맥도널드의 이야기인데다가, '파운더'라는 영화에서 대략 접한 내용입니다. 읽지 않을 많은 요소를 갖췄는데 우연찮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래된 책을 어떻게라도 팔아야 하는 출판사의 꼼수 덕입니다. 소프트뱅크 손정의와 유니클로 야나이 다다시가 '인생의 바이블'로 여기고, 몇번을 읽었다니, 왜 때문인지 도저히 궁금증을 배겨내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읽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원래 자전적 글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미화하는 인간의 습성도 있지만, 필연적으로 결과를 놓고 해석하는 후견지명의 성향을 띄기 때문입니다. 즉 성공패턴을 분석한 글처럼, 지난 결과의 설명과 이해에는 도움이 되지만, 성공의 재생산을 위한 레시피에는 ..

전에 돌반지 포스팅에서 수면 관련해 물어본 분이 있었는데, 주말에 갑자기 생각난 김에 적는 글. 수면 추적 앱은, 아이폰 초기부터니까 꽤 많은 종류를 오래 써온 셈인데, 2020년들어 애플워치용 앱으로 교체. 폰이 아니라 워치의 센서를 사용해서 더 풍부한 데이터를 얻지만 자는 동안 시계 차고 자야는게 단점이다. 그래서 오래도록 거부하다가, '모든 걸 다 바꾸고 새로 배우자'는 neoteny 다짐에 위배되는 고집이란 생각이 들어 며칠만 워치를 차고 자도록 습관을 바꿔보기로 했다. 안맞으면 원복하지 마음. 그 뒤로 새 세상이 열렸는데.. 숨쉬기에 대해 느끼고 있듯, 내가 그동안 잠에 대해서도 몰라도 참 많이 몰랐다는 생각. 잠들어 누워 있는 시간보다 deep sleep 포함한 'quality sleep ti..

' 내 mother tongue은 C언어에요' 라고 말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랍어 같던 COBOL, 그리스어 같던 FORTRAN으로 복잡한 프로그램 짜던 시절, '매우 현대적'인 C를 배운 첫 세대였습니다. 학원도 선생도 없을 때라 외국 서적 몇 개 놓고 코드 짜 가며 시행착오로 독학해야했지요. 이젠 현대 언어인 java나 python 를 보면 C는 라틴어 같습니다만. 아무튼 C로 생각하고 C로 표현하며 제가 짰던 코드 중 최고 난이도는 구조해석, 그 중에서도 유한요소법(FEM)이란 프로그램입니다. 그 중에서도 복합재료의 손상예측을 목적으로 만들었고, 박사 선배의 도움으로 세계적 저널에 논문도 실렸던 기억이 납니다. TMI에 가까운 이야기를 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 책은 구조를 사랑한 한 저자의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