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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아내와 이탈리아 중부 지역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의 컨셉은 '사막의 풍요'입니다. 작년 산티아고 순례길은 제 삶의 변곡점이었습니다. 참 좋았는데 이유가 뭘까 반추했습니다. 문득 깨달았던 건 '사막의 풍요'입니다. 절제된 감각 속에서 삶의 의미가 더 풍성하게 와 닿는단걸 알게 되었습니다. 비행가장 어려웠고, 완수 후 뿌듯했던 도전은 '적막한 비행'입니다. 유럽가는 12시간 비행이면, 통상 영화를 세개쯤 봅니다. 영화로 반 쯤 시간을 때워야 지루하지 않으니까요. 이번엔 갈때 올때 영화를 단 한편도 보지 않았습니다. 음악도 듣지 않았습니다. 대신, 철저히 아날로그 방식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책 읽고, 글 쓰고, 다시 책 읽다 시들하면 복도 끝 꼬리까지 가서 한참 서 있었습니다. 마침 아내도 따라나서..
사파리 투어는 250 AED이니, 우리 돈으로 6만원 남짓입니다. 사막 횡단 자체만으로도 제 값을 하는 훌륭한 경험인데, 캠프에 도착하니 더욱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완전 별천지입니다. 먼저 낙타를 타고 캠프 주변을 돕니다. 저는 지금껏 낙타는 커녕 말도 제대로 타본적이 없는데, 매우 순하고 재미있습니다. 낙타씨는 키가 상당히 큰데 행동이 과격합니다. 벌떡 일어나고 철퍼덕 주저 앉기 때문에 출발과 도착시 매우 놀라게 됩니다. 그래도 재미가 쏠쏠합니다. 양다리에 닿는 낙타의 배가 숨쉼에 따라 따스하게 느껴지는데 매우 매력적이더군요. 예전부터 나의 펫이었던 듯한 느낌 말입니다. 사막의 베두인(Bedouin) 마을에 꾸며진 캠프는 일행을 고요하고 차분한게, 고향처럼 일행을 맞아줍니다. 사막을 ..
두바이에서 한국 오는 직항편의 출발시간은 세시입니다. 새벽 세시. 마지막 날 일정을 마치면 시간이 많이 남게 되어, 지사장의 권유에 따라 Desert Safari Tour를 예약했습니다. 하지만 예상보다 오후 일정이 늦게 끝나, 무슨 투어인지도 모른채 호텔로 바삐 돌아왔습니다. 4륜 구동의 토요타에 몸을 실었습니다. 두군데를 더 들러 중동 커플과 유럽 커플을 더 태웠지요. 사막을 향해 떠나자마자 기절하듯 잠이 들었습니다. zzZ 차가 머물더니 바퀴에 바람을 뺄 동안 잠시 쉬라고 합니다. 드디어 사막에 가긴 가나봅니다. 포장길에서 갑자기 들어선 사막. 사방을 둘러봐도 모래 뿐입니다. TV에서나 보던 그 사막 그대로입니다. 바람이 지나간 대로 물결치듯 흔적이 남고, 잠깐만에 산이 골이되어 모양이 수시로 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