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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bai 2006: (5) 사막의 밤은 아름답다 본문
사파리 투어는 250 AED이니, 우리 돈으로 6만원 남짓입니다.
사막 횡단 자체만으로도 제 값을 하는 훌륭한 경험인데, 캠프에 도착하니 더욱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완전 별천지입니다.
먼저 낙타를 타고 캠프 주변을 돕니다.
저는 지금껏 낙타는 커녕 말도 제대로 타본적이 없는데, 매우 순하고 재미있습니다. 낙타씨는 키가 상당히 큰데 행동이 과격합니다. 벌떡 일어나고 철퍼덕 주저 앉기 때문에 출발과 도착시 매우 놀라게 됩니다. 그래도 재미가 쏠쏠합니다. 양다리에 닿는 낙타의 배가 숨쉼에 따라 따스하게 느껴지는데 매우 매력적이더군요. 예전부터 나의 펫이었던 듯한 느낌 말입니다.
사막의 베두인(Bedouin) 마을에 꾸며진 캠프는 일행을 고요하고 차분한게, 고향처럼 일행을 맞아줍니다.
사막을 지나던 야단법석과 정반대입니다. 캠프 사람들의 환대와 함께 식사가 준비될 동안 마음대로 놀라고 합니다. 소프트 드링크를 포함해 모든 것이 다 비용에 포함되어 있지만 맥주만 예외입니다. 딱히 맥주를 마시고 싶었던건 아닌데, 이슬람 사막 한가운데 있는 차가운 맥주는 묘한 영감을 불러 일으키더군요. 코로나 한병을 달게 마셨습니다.
제일 먼저 헤나(henna)를 했습니다.
평생 태투는 해볼 일 없는 저이지만, 명의 위태로움을 견디고 도착한 고즈넉한 베두인 캠프에서라면 헤나 정도는 해야할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왼팔에 뱀을 한마리 올렸습니다. 한시간 후 지우라고 했는데 아련히 아픕니다. 뱀이 물고 있기나 하듯이.
담배를 끊은지 3개월. 물담배라고 해도 좋은 시샤(Shisha)가 매우 궁금합니다.
나쁜 짓 아니면 다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고로, 저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시샤를 즐겼습니다. 뽀로록 소리를 내며 물방울들이 가는 숨을 내듯 연기가 목으로 넘어 옵니다. 담배와 비교하면 매우 순하고 부드럽습니다. 잘익은 사과 냄새가 나는데 향이 풍부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다만, 멋도 모르고 처음에 확 들이켰다가 혼자서 콜록대고 난리가 났습니다. 건너편의 커플이 눈짓을 하며 킥킥 웃습니다. 저는 말합니다.
"이거 내가 이래뵈도 왕년에 smoker였단 말인데.. 영 창피하군!"
대항해시대란 게임을 하면 이슬람 항구에서는 술 대신 물담배를 팝니다. 시샤 한모금에 세월을 거슬러 오른 느낌이 신비롭습니다.
하지만, 계속하다간 일어날 때 무지하게 비틀거린다는거~
대충 캠프가 지루해질 무렵 식사가 나옵니다.
사막에서 기대할 저녁치고는 상상외로 훌륭합니다. 부드러운 풍미로 조리된 온갖 야채와 닭고기, 양고기 바베큐는 식욕도 돋구지만, 황량함을 견디고자 하는 맹렬한 삶의 욕구를 불러일으킵니다.
사방이 고요한 밤.
별은 하늘 가득 반짝이고, 향 좋은 음식은 지천으로 널려있습니다. 다들 몸 한구석에 헤나를 숨기고 시샤 몇모금에 마음도 활짝 열려 버렸습니다. 오는 길에 멀미로 헤어지기도 해서 별로 이야기가 없었던 우리 차 승객들이 접시를 들고 제 테이블로 모입니다.
"같이 먹어도 되요?" "당연하지요."
이미 가벼운 고난을 함께한 사이라서인지, 오아시스를 머금은 사막의 마력인지 우리는 갑자기 친구가 되어버렸습니다.
유럽 커플은 프랑스에서 왔다고 합니다.
제 나라를 묻길래, "Guess."라고 했더니, 둘은 한참을 불어로 의논합니다. 게스란 나라가 어디인지. -_- 여러 마디가 오가다가 프랑스 여인이 번쩍 알아냈습니다, 제 말이 무슨 뜻인지. 불어로 남자에게 상황을 설명해주고 "China?"라고 합니다. 유머가 이렇게 어려워지면 서로 고통스럽기에 얼른 한국에서 왔다고 이실직고 합니다. 사실 말을 끊었습니다. -_-
프랑스 여성은 나름대로 영어가 되는 편이라 재미있는데 그의 파트너는 좀 약합니다. 그보다 더 상황이 안 좋은 쪽은 중동 커플입니다. 어찌어찌 이란사람이란 정도는 알아냈는데, 무엇을 물어봐도 눈만 껌벅이기에 대화가 안됩니다. 그래도 이란 레이디는 눈치가 빨라서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되었습니다. 훈훈한 미소와 통성명 정도라면 이미 훌륭한 대화겠지요.
하지만, 사막인데 말이 뭐가 필요할까요. 말이 안통하면 안통해서 재미있고, 통하면 통해서 재미있으니 말이지요. 그렇게 다섯명은 예전부터 친구였던듯 깔깔 웃고 떠들며 신나는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가 끝나고 마지막 이벤트는 밸리 댄스입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다 합쳐 스무명도 안되는 적은 손님 앞에서도 무희는 신나게 온 몸을 흔들어 댑니다.
며칠전 Lebanises restaurant에서 보았던 춤보다는 많이 건전했지만 사람들과 호흡이 워낙 좋아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푸르게 빛나는 밤의 사막. 맛난 음식과 온화한 교감에 화려한 춤까지 더하니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어디로 갈지 짐작조차
어려웠습니다.
사막 횡단 자체만으로도 제 값을 하는 훌륭한 경험인데, 캠프에 도착하니 더욱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완전 별천지입니다.
저는 지금껏 낙타는 커녕 말도 제대로 타본적이 없는데, 매우 순하고 재미있습니다. 낙타씨는 키가 상당히 큰데 행동이 과격합니다. 벌떡 일어나고 철퍼덕 주저 앉기 때문에 출발과 도착시 매우 놀라게 됩니다. 그래도 재미가 쏠쏠합니다. 양다리에 닿는 낙타의 배가 숨쉼에 따라 따스하게 느껴지는데 매우 매력적이더군요. 예전부터 나의 펫이었던 듯한 느낌 말입니다.
사막을 지나던 야단법석과 정반대입니다. 캠프 사람들의 환대와 함께 식사가 준비될 동안 마음대로 놀라고 합니다. 소프트 드링크를 포함해 모든 것이 다 비용에 포함되어 있지만 맥주만 예외입니다. 딱히 맥주를 마시고 싶었던건 아닌데, 이슬람 사막 한가운데 있는 차가운 맥주는 묘한 영감을 불러 일으키더군요. 코로나 한병을 달게 마셨습니다.
평생 태투는 해볼 일 없는 저이지만, 명의 위태로움을 견디고 도착한 고즈넉한 베두인 캠프에서라면 헤나 정도는 해야할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왼팔에 뱀을 한마리 올렸습니다. 한시간 후 지우라고 했는데 아련히 아픕니다. 뱀이 물고 있기나 하듯이.
나쁜 짓 아니면 다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고로, 저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시샤를 즐겼습니다. 뽀로록 소리를 내며 물방울들이 가는 숨을 내듯 연기가 목으로 넘어 옵니다. 담배와 비교하면 매우 순하고 부드럽습니다. 잘익은 사과 냄새가 나는데 향이 풍부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다만, 멋도 모르고 처음에 확 들이켰다가 혼자서 콜록대고 난리가 났습니다. 건너편의 커플이 눈짓을 하며 킥킥 웃습니다. 저는 말합니다.
"이거 내가 이래뵈도 왕년에 smoker였단 말인데.. 영 창피하군!"
대항해시대란 게임을 하면 이슬람 항구에서는 술 대신 물담배를 팝니다. 시샤 한모금에 세월을 거슬러 오른 느낌이 신비롭습니다.
하지만, 계속하다간 일어날 때 무지하게 비틀거린다는거~
사막에서 기대할 저녁치고는 상상외로 훌륭합니다. 부드러운 풍미로 조리된 온갖 야채와 닭고기, 양고기 바베큐는 식욕도 돋구지만, 황량함을 견디고자 하는 맹렬한 삶의 욕구를 불러일으킵니다.
사방이 고요한 밤.
별은 하늘 가득 반짝이고, 향 좋은 음식은 지천으로 널려있습니다. 다들 몸 한구석에 헤나를 숨기고 시샤 몇모금에 마음도 활짝 열려 버렸습니다. 오는 길에 멀미로 헤어지기도 해서 별로 이야기가 없었던 우리 차 승객들이 접시를 들고 제 테이블로 모입니다.
"같이 먹어도 되요?" "당연하지요."
이미 가벼운 고난을 함께한 사이라서인지, 오아시스를 머금은 사막의 마력인지 우리는 갑자기 친구가 되어버렸습니다.
유럽 커플은 프랑스에서 왔다고 합니다.
제 나라를 묻길래, "Guess."라고 했더니, 둘은 한참을 불어로 의논합니다. 게스란 나라가 어디인지. -_- 여러 마디가 오가다가 프랑스 여인이 번쩍 알아냈습니다, 제 말이 무슨 뜻인지. 불어로 남자에게 상황을 설명해주고 "China?"라고 합니다. 유머가 이렇게 어려워지면 서로 고통스럽기에 얼른 한국에서 왔다고 이실직고 합니다. 사실 말을 끊었습니다. -_-
프랑스 여성은 나름대로 영어가 되는 편이라 재미있는데 그의 파트너는 좀 약합니다. 그보다 더 상황이 안 좋은 쪽은 중동 커플입니다. 어찌어찌 이란사람이란 정도는 알아냈는데, 무엇을 물어봐도 눈만 껌벅이기에 대화가 안됩니다. 그래도 이란 레이디는 눈치가 빨라서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되었습니다. 훈훈한 미소와 통성명 정도라면 이미 훌륭한 대화겠지요.
하지만, 사막인데 말이 뭐가 필요할까요. 말이 안통하면 안통해서 재미있고, 통하면 통해서 재미있으니 말이지요. 그렇게 다섯명은 예전부터 친구였던듯 깔깔 웃고 떠들며 신나는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가 끝나고 마지막 이벤트는 밸리 댄스입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다 합쳐 스무명도 안되는 적은 손님 앞에서도 무희는 신나게 온 몸을 흔들어 댑니다.
며칠전 Lebanises restaurant에서 보았던 춤보다는 많이 건전했지만 사람들과 호흡이 워낙 좋아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Special thanks to 크리스틴, 안토니, 무스파바 & w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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