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산 지미냐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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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앞으로 이탈리아 순례길이 지나가는건 제겐 감탄이었습니다. Via Francigena프란치제나 길(via francigena)은, 영국 캔터베리에서 출발해 도버를 지나 프랑스를 관통한 후 스위스 산지를 넘고 토스카나를 통과해 로마까지 도착하는 순례의 길입니다. 숙소가 있는 산 지미냐노는 시에나쪽 발도르차 평원에 비해서 고원이라, 길의 풍경이 제가 작년에 걸었던 스페인의 까미노 프리미티보와 매우 흡사했습니다. 그래서 집앞 길을 더더욱 좋아했습니다. 매일 아침 달리는데, 평평한 길은 없고 산위아래를 달려야 하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길 걷는 순례자와 종종 대화도 나눠보는데, 같이 걷는 자가 아닌, 머무는 자의 입장에서 대화하는 경험도 신기했습니다. "언제 출발했니? 오늘 어디까지 가는게 목표야? ..

이번 여행의 고갱이는 시골살이입니다. 형님누나 부부가 한달 살기 하는 곳에 1주일 놀러가기로 한 2년 전의 약속이 이뤄진거죠. Podere San Luigi숙소는 농가를 개조해 만든 포데레(podere)입니다. 마을에 들어서면서부터 하늘, 흙길, 나무, 구릉이 그림처럼 펼져지는 무릉도원 같은 곳이었어요. 큼직한 건물에 네개의 숙소가 꽉꽉 차 돌아갑니다. 애초에 형님누님이 오랜 리서치 끝에 극찬의 리뷰보고 선택한 곳이라, 시설과 풍경, 무엇보다 주인의 친절함까지 빼어납니다. 자연가장 좋았던건 볕이 넘쳐나고 녹색이 물결치는 자연 그 자체였습니다.비현실적으로 아름답고 장대한 사이프러스 나무가 두줄로 서있고, 바람에 은빛이 팔랑거리는 올리브 나무도 지천입니다.길가엔 로즈마리가 잡초처럼 무심히 자라고, 바질 화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