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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

Inuit 2010. 3. 25. 22:43
벌써 1분기가 다 지나가고 있습니다.
올해 초, 어떤 결심 하셨었나요?
지금도 결심 지키고 있으시겠지요.. ^^

사실 새해 결심처럼 허망한게 없지요. 본인 스스로를 발전시키기 위해 무얼해야 하는지 가장 잘 아는게 자신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를 결심하기에 딱 좋은게 새해입니다. 하지만 인류에 부과된 천형인 '작심삼일'이 기다리고 있지요.

개인 수준에서 결심은 몰라서 안하는게 아니고 못해서 안되는게 대부분입니다. 알지만 체화되지 않아서 머리속 구호, 입에 발린 결심으로 그치게 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시스템이 있는데 흔히 보는게 프랭클린 시스템이고 어떤 부분에서는 GTD도 도움이 됩니다.

Jeffrey Pfeffer &

(Title) The knowing-doing gap: How smart companies turn knowledge into action


Knowing-doing gap
조직 또한 그렇습니다. 무얼해야할지 몰라서 못하는 조직은 없습니다. 다만 여러가지 이유로 안 움직여서 못하게 되지요. 페퍼 씨는 이를 지행격차(知行隔差, knowing-doing gap)이라 명명하고 그 원인을 소상히 탐구해 나갑니다.

Learn by doing
조직의 지행격차는 개인과 마찬가지입니다. 이성으로 생각한 결과로는 실행까지 옮겨지지 못합니다. 행동을 통한 학습(learn by doing)만이 실행에 이어집니다.  

The gap openers
그러면 조직에서 지행격차를 만드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다섯가지 카테고리를 규명합니다.
  • 말이 행동을 대신할 때: 말, 의사결정, 보고서, 기획서 등에서 그치는 경우
  • 기억이 생각을 대신할 때: 관습, 절차, 전설, 통념, 관행, 선례가 지혜를 이기고 조직의 발목을 잡는 경우
  • 두려움이 실행을 가로막을 때: 예측불가능성과 공포 경영이 만연하는 경우 조직의 시야가 단기화, 개인화 됨
  • 숫자가 판단을 가로막을 때: 잘못된 지표를 측정하여 실행시스템을 왜곡
  • 내부경쟁이 친구를 적으로 만들 때: 상호의존성이 강한 역할끼리 내부경쟁을 시키는 경우 조직성과가 저조해짐

How to close the gap
앞서 말한 지행격차의 원인과, 나름대로 지행격차를 해소하는데 성공한 기업을 관찰하여 페퍼 씨는 지행격차를 극복하는 방법을 결론짓습니다.
  • '어떻게'가 아니라 '왜'를 물어라. 철학이 중요하다.
  • 시행착오가 기초 방법론이다. 해보면서 배운다.
  • 계획 이전에 행동하라(act before plan). 또는 준비-발사-조준.
  • 실수나 실패에 분노하지 말라. 실패에 대한 허용성이 실행력을 키운다.
  • 조직에서 두려움을 몰아내라. 두려움은 top에서 시작해서 top에서 멈춘다.
  • 안에서 싸우지 말고 밖에서 싸우라. 내부 경쟁을 없애고 팀웍을 강화하라.
  • 아는걸 실천하는데 도움되는 것만 측정하라. 예컨대, 프로세스의 측정은 프로세스의 개선을 이끈다.
  • 리더의 역할은 오로지 실행을 돕는일이다. 조직이 '많은 지식'의 해악에서 벗어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라.
Death of BSC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BSC의 어두운 면을 조목조목 짚었던 부분입니다. 위에 숫자가 판단을 가로막는 사례에 나옵니다. BSC는 세가지 단점으로 지행격차를 조장합니다.
  • 그 지나친 복잡함
  • 결국 평가에 주관을 도입한다는 점,
  • 진정한 성장을 결국 측정하지 못하는 점
여기서 주목할 점은, 결과론적인 BSC의 무용을 지적한 점입니다. BSC 자체가 학습과 성장(learning and growth)을 한축으로 삼을만큼 지행격차를 줄이는게 목적인 프레임입니다. 하지만, 복잡한 성과지표와 인과관계도를 거치고 나면 맥락은 사라지고 괴물같은 또 하나의 KPI 시스템만 남게 된다는 점이지요. 이는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Useless consulting
결국 제가 여러번 말하는 '멋들어진 계획 던져놓고 유유히 사라지는' 컨설턴트가 전형적인 지행격차의 선봉입니다. 지(knowing)까지만 말하고 행(doing)은 구두로 전한 요강만 남지요. 결국 조직 내부의 역량입니다.

Better than best practice
전에 '전략이 미래를 보는 관'이라는 글을 통해 전략의 사조를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 중 전략경영파 또는 실행파는 실행력을 최고선으로 봅니다. 실행파가 제대로된 전략이라면 경쟁자에게 소상히 설명해줘도 상관없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어차피 못 따라한다는 거지요.

멋진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가 순수 전략이라면, 실행파의 모토는 '행동을 통한 끊임없는 개선'입니다. 베터 프랙티스(better practice)라 할만 하지요.

Executable text
이 책은 실행파에게 최고의 교범입니다. 그 유명한 '실행에 집중하라'보다 정세하며 본질적입니다. 전 이 책 덮으면서 혼잣말을 했습니다. "많이 배웠다.."
전작인 '권력의 경영'에서 고수의 풍모를 여실히 보여준 페퍼 교수, 또 하나의 멋진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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