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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버스에 아이폰 두고 내린 날

Inuit 2011. 8. 28. 17:00
요즘, 스마트폰이 생활속에 들어오면서 더 이상 전화기는 하나의 기계가 아닙니다. 분신이기도 하고 감성이지요. 모든 데이터와 사회적 관계망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가격도 고가입니다.

만일 아이폰을 버스에 두고 내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제 실제로 그런일이 발생했습니다. 딸과 함께 스페인어 학원이 있는 강남역에 갔을 때입니다. 보통 수업 시간보다 일찍 가서 차한잔 마시면서 숙제 등을 합니다. 어제도 평소처럼 도착해서 커피 값을 치루는데 딸이 전화를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차에 두고 내린 겁니다.
 
딸이 즐겨입는 바지 주머니가 헐렁해서 몇주 전에도 택시 안에 전화기가 빠졌던 적이 있는데 그 때는 바로 조치가 가능했습니다. 콜택시라 전화번호를 알아 바로 기사분께 전화해서 뒷자리 전화를 챙겨주십사 부탁을 했습니다.

하지만 버스는 그게 불가능하다는게 문제지요. 

Calls
일단 딸아이 번호로 하염없이 전화를 하는데 응답이 없습니다. 둘 중 하나입니다.
빈자리에 전화기가 떨어져 있든지, 누군가 주웠는데 돌려줄 생각이 없든지.
아무리 대낮이지만 토요일인데 내내 그 자리가 비어있다고 생각하긴 쉽지 않습니다. 

전화는 안 받고 슬슬 부아가 납니다. 일단 커피 한잔 하면서 진정을 하고 생각을 합니다.

Find iPhone

불현듯 아이폰 찾아주기 앱이 생각났습니다. 아이폰은 MobileMe를 이용해서 분실 시 찾는 기능이 있습니다. 딸아이에게 찾기 기능을 활성화해 놓았고, 제 아이폰에 찾기를 호출하는 앱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위치 추적 기능은 우리나라만 안 됩니다. 개인정보 유출 이슈로 소송이 걸려 있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_-
 
그래도 소리 울리기와 메시지 보내기가 됩니다. 제 전화번호로 연락 달라고 메시지 남겼습니다. 아직도 전화가 안 옵니다. -_-

Seoul Bus
이대로 전화를 못찾으면, 분실신고 후 데이터 리셋밖에 답이 없습니다. 다소 낙담하던 차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우리가 내린 버스는 광역버스라 시내를 돌아 다시 분당으로 돌아갑니다. 즉 그 차가 그대로 다시 강남역에 온다는 뜻이지요.

바로 서울Bus 앱을 구동합니다. 다행히 배차간격이 멀어 우리가 내린 차를 정확히 찾아 낼 수 있습니다. 언제 강남역에 다시 올지 시간까지 정확히 예측이 됩니다.

Rush
딸과 함께 우리가 탔던 버스를 다시 탔습니다.
저는 기사분께 혹시 분실폰 주웠다는 사람 없냐고 물어봅니다.
딸은 우리가 내렸던 자리에 가서 수색을 합니다. 그 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폰 줍지 않았냐고 물어서 가방속에 모셔둔 폰을 찾았습니다.

Review
돌이켜보니 바로 버스로 찾아 들어가지 않았으면 전화찾기가 쉽지 않았겠습니다.
말로는, 폰 주운 사람이 돌려주려 전화를 했었다고 하는데 전화가 울린 적이 단 한차례도 없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제가 아이폰 찾기 앱으로 소리를 빽빽 울려 댔습니다. 딸아이 아이폰을 가방속에 둔 것으로 보아 시끄러워서 넣어 두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돌려줄 생각은 없었겠지요. 그 분이 아이패드를 쓰고 있었으니, 애플 제품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모른다고 잡아 떼지 않고 선선히 돌려준게 고맙더군요. 아마 잡아 뗀 후 가방에서 벨소리 나면 꽤 민망한 일이 생길 뻔하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어찌보면 황당했겠습니다. 아이폰 하나 주웠다고 생각했는데 득달같이 자리로 와서 아이폰 달라고 했으니 말입니다.

Be prepared
요즘 스마트 폰은 잃어버리면 돈도 돈이지만 여러가지로 속 상합니다. 찾기 기능은 꼭 활성화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도 자기 아이폰 위치추적이 되면 훨씬 편할텐데 아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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