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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a 2006: (3) 알타프와의 만남

Inuit 2006. 5. 30. 22:20

제가 하는 일로 미뤄보면 매우 진귀한 인도 출장이고, 다시 또 오기는 힘든 곳이 뭄바이 같습니다. 마침 비행기 일정도 잘 안맞고 하여, 뭄바이에서 토요일 하루를 더 머물렀습니다. 간 김에 이것저것 많이 보고 오라는 사장님 신신당부도 계셨고, 저역시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무척 왕성한지라 호텔에 뭄바이 투어를 부탁했습니다.

반나절 정도 차를 빌리고, 영어 가이드를 붙여주기로 했었지요.
아침에 concierge로 가보니 왠걸, 가이드가 없습니다. 담당자 말로는 외부의 가이드가 약속해놓고도  그 시간에 나타나지 않는 것은 흔한 일이랍니다.

호텔에서 가이드 대타를 구하는 동안 셀프샷


호텔에서는 궁여지책으로 영어를 잘하고 뭄바이를 잘 아는 기사를 섭외해 주기로 하였습니다.

우리의 알타프씨, 일방통행길을 역주행하는 차에 분노하여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중


단정하고 심지가 굳어 보이는 운전기사의 이름은 알타프(Altaf)입니다. 이름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broad heart라고 합니다. brave heart면 더 좋았을 것을..
알타프는 뭄바이 투어를 많이 운전하고 다녔는지, 왠만한 가이드 못지 않게 코스도 훤히 잘잡고 각 건물의 역사나 기타 정보에 매우 밝습니다. 게다가 제주도 택시 기사처럼 사진 잘나오는 포인트도 잘 알고 있더군요. 

아라비아해를 감시하는 요새에서 알타프 선생 Aura를 마음껏 발산하다


알타프는 뭄바이 출신의 무슬림입니다. 그래서 모스크를 집중 설명해주더군요. 덕분에 아름다운 모스크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Haji Ali's Tomb Mosque


한가지 일화.
바닷속 무덤인 Haji Ali's Mosque를 너무도 가보고 싶었는데, 날씨관계로 진입을 통제하여 좌절되었지요. 알타프가 멀리서나마 사진 잘나오는 곳을 데려다 주어 사진을 잘 찍었습니다.
제가 입맛을 다시며 아쉬워 하는데, 무슬림인 알타프도 제게 보여주려고 단단히 별렀다가 무산되어 아쉬워 하더군요. 그러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는데, 바닷속에 있고 해발고도 밖에 안되는 저 모스크가 싸이클론 등으로 육지에 물이 차도 절대로 물이 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도 희한해서 어떻게 그렇냐고 물었습니다. 알타프씨는 무덤덤하게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합니다.
"Because God blesses it."
OTL

영어가 꽤나 익숙해서 이것저것 귀찮을 정도로 꼬치꼬치 캐묻는 제게 상세히 대답도 해주고, 가고 싶은 곳 보고 싶은 곳 짜증스러운 기색없이 다 데리고 다녀준 고마운 친구입니다. 정말로 알타프 덕분에 뭄바이, 그리고 인도가 한층 친근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투어가 끝나고 꽤 많은 팁을 주었지만 하나도 아깝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