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완

대개의 경우, 자산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삶과 불가분의 관계이면서도, 막상 아는 것은 별로 없는 분야가 부동산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확실히 그렇습니다. 어찌보면 MBA 과정에서 돈버는 공부를 한 셈이지만 부동산만큼은 젬병입니다. 부동산 특화과정이 아닌 한 부동산에 대해 특별히 더 잘 알기가 쉽지는 않다손 치더라도, 제 RQ (Real-estate Quotient)는 매우 떨어지는 편이지요.

주변을 봐도, 저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인생 최고액수의 거래를 주위의 소문과 감, 그리고 배짱의 조합으로 선뜻 내지르고는 뒤에 가서 전전긍긍하는 경우가 꽤 있지요. 어쩌면 지금까지 이어져 온 부동산 불패라는 신화가 만든 촌극일 수도 있고, 땅과 건물에는 단순한 투자대상이라는 재화가 아닌 감정적인 몰입이 더해진 결과일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튼, 결핍에서 비롯된 지적 호기심으로 부동산 관련한 자료에 관심을 기울이는 편인데, 이 책은 좋은 길잡이가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제가 보기에 좋았던 점 세가지는 이렇습니다.

-부동산이라는 자산의 본질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
-부동산도 투자의 대상으로서 기본적인 가치를 따져볼 수 있는 몇가지 측면을 제공한다는 점
-국내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형성이 되어 왔고, 이를 통해 향후 방향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다는 점

책에서 자세히 설명하지만, 강남의 집값이 고공을 날아가는 것이 다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직주근접시장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했고, 수급상 가격은 강남이 가장 빨리 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어찌보면 체감적으로 느껴 오던 것과 별 다른 점이 없어보이지만 life cycle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은 무한히 과대한 신뢰를 보내지 않도록 도움을 준다는 점이 의미 있는 것입니다.

제가 기업가치평가에 대한 입문서를 보며, '이런 책이 아직도 새로 나오네'라고 느끼듯, 막상 부동산 전문가가 본다면 시시하게 보일지 몰라도, 저같은 초보에게는 전체적인 그림을 한눈에 넣기 좋은 책이었습니다.

다만, 다 읽고 나서 '버핏 선생이 부동산으로 돈 벌었냐, 계속 핵심역량에 집중하자..' 이런 소심한 결론이 났다는 점이 아이러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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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이승환 2006.09.20 17:36 신고

    RQ를 보니 (inuit님과는 관련이 없겠지만) 예전에 모 경영학 교수님이 외환위기를 두고 했던 말이 기억나네요.

    "외환 위기 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우선 당연히 환투기를 해야죠. 그리고 환율이 꽤오르면 이제 저평가된 주식을 노려야겠죠. 그리고 주가가 오르면 다시 부동산에 투자를 하고 지금처럼 버블 이야기가 나올 때쯤 팔면 됩니다. 이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이 돈 좀 벌었죠."

    "선생님은 돈 좀 벌었습니까?"

    "권투 해설자가 권투 잘 하는 것 봤어요?"

    ......

    • BlogIcon Inuit 2006.09.20 20:17 신고

      굉장히 솔직하신 선생님이군요.
      왠지 저도 뜨끔합니다. -_-

    • BlogIcon 엘윙 2006.09.20 21:29 신고

      와..선생님이 참 당당하시네욤? 과연 이승환님의 스승답습니다. -_-

    • BlogIcon Inuit 2006.09.21 21:18 신고

      이승환님이 무척 당당한가보군요..

    • BlogIcon outsider 2006.09.23 04:24 신고

      재밌네요^^. 이게 지식만 있어서 되는게 아니라 고급정보에 신속히 반응해야 한다는...그리고 지나고 나면 주식시장이 예측한대로 움직인거 같지만 막상 미래 불확실성을 놓고 보면 쉽지가 않지요^^.

      그냥 쉽게 예를들어서...미래주가 예측할 필요도 없이...과거주가 차트 높고 뒷부분 가려놓고 예측해봐도 쉽지많은 않죠^^.

    • BlogIcon Inuit 2006.09.23 17:02 신고

      그래서 사후적으로 상황설명 잘하는 사람보다, 실제로 돈딴 사람 말을 듣는 것이 핵심이겠죠. ^^

  2. BlogIcon astraea 2006.09.21 23:36 신고

    저는 승환님의 교수님과 달리,,;;
    증권연구원 부원장..인가 그런 분이셨는데
    재무회계 초청? 교수님이셨어요
    어느날,,주가가 폭락이던가,,그런 시장이었는데
    이런때 선물옵션하면 엄청 벌 수 있다고,,
    하지만 자신은 그런 거래가 불가능하기때문에(직업상;) 못 한다고 하셨던-_-;;;

    • BlogIcon 이승환 2006.09.22 21:58 신고

      음... 남의 이름이라도 빌려 어찌어찌 몰래몰래 하지 않았을까요 -_-;;;

    • BlogIcon Inuit 2006.09.22 22:02 신고

      무척 일리있는 반론이군요. -_-;;

    • BlogIcon outsider 2006.09.23 04:18 신고

      최고급정보를 가장 신속하게 접할수 있는 위치에 있는분들이라면 가능성있는 이야기네요. 그래서 법적으로 시장질서 유지차원에서 그런 위치에 있는분들은 내부자(?)거래를 금지시켜놨겠지요.

      주식이건 부동산이건 자신은 직접 못하니 사돈에 팔촌이건 믿을만한 친구이건간에 뭔가 정보를 흘리던 뒷돈을 주던 해서 부를 키우겠죠.

      But, 나중에 정치에 뜻이 있다면(?) '깜방'갈 각오 혹은 조사하면 다 나온다는 각오를 해야될듯^^.

    • BlogIcon outsider 2006.09.23 04:20 신고

      증권연구원 부원장 정도 위치라면, 국정원 관찰법 대상^^ 되지 않겠나 싶어요^^.

    • BlogIcon outsider 2006.09.23 04:26 신고

      아무튼, 이번 커멘트의 핵심키워드는

      "조사하면 다 나온다"였습니다.^^

    • BlogIcon Inuit 2006.09.23 17:03 신고

      제 신조이기도 합니다.
      지금 완벽한 것보다 평생 완벽한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

    • BlogIcon 이승환 2006.09.23 22:09 신고

      결론이 참 쉬워 보이면서도 어렵네요, 착하게 살겠습니다 -_-/

    • BlogIcon Inuit 2006.09.24 19:28 신고

      그럼 지금까지는 착하지 않게 살아왔단 말씀..?

  3. BlogIcon 햄양 2006.09.22 14:59 신고

    헉. 이책 보셨군요. 버스에서 어떤 아저씨가 눈을 뒤집어까고 읽길래 재밌나했었습니다. ... 궁금했던 경영경제책은 여기와서 다 해결이 되는군요...

    • BlogIcon Inuit 2006.09.22 22:04 신고

      그 아저씨 눈쌍커풀 수술이라도 하셨답니까. ^^;;
      경영서적의 마루타 블로그 아닙니까. 변인지 된장인지 꼭 찍어먹어본후에 감상문까지 올려주는 친절한 inuit씨..

    • BlogIcon outsider 2006.09.23 04:27 신고

      요즘들어 여기 오시는 벗님들 유머감각이 넘치는군용..ㅎㅎㅎ

    • BlogIcon Inuit 2006.09.23 17:04 신고

      요즘 제 블로그는 댓글의 비중이 반을 넘지요. 양도 그렇고 질도 그렇고. 거의 공동 집필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하하

  4. 문경락 2010.05.03 14:35 신고

    시장의 윤리는 자신의 윤리로 지켜진다..라는 지당하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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