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이외의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의사를 꼽으라면 누구를 생각하십니까?

저라면 안철수 사장과 '시골의사' 박경철님을들겠습니다. 의사가 희귀한 직종은 아님에도, 그 투입과 산출이 massive하여 다른 업종에 기웃거릴 일이 없다보니, 정치나 기업 운영같이 전직을 하는 경우 외에는 인구에 회자될 일이 많지 않습니다. 안철수 의장이야 워낙 유명합니다만, 박경철님은 생소한 분도 계실듯 합니다.


2000년대 초반쯤, 매스컴을 통해 접한 바 주식 관련 사이트에서 시골의사란 필명으로 맹위를 떨치던 분이 있었습니다. 주식 사이트에 잘 들어가지 않으니 그 때만 해도 저는 흔해 빠진 '주식도사'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기술적 분석의 몇가지 이론으로 전문가연하며 문하생이나 유료전화 서비스로 수익을 올리던 사기성 농후한 사람들이 판을 치던 시절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후 우연히 블로고스피어에서 시골의사라는 필명을 다시 마주쳤고, 몇몇 글을 통해 엿본 인간적인 면에 반해 종종 시골의사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책이 그러한 글모음입니다. 최근 시골의사님이 재테크에 관한 새로운 책을 출간했다기에 냉큼 사서 읽었습니다.

박경철

부제: 경제 원리에 숨겨진 부자들의 투자 비밀


무엇보다 이 책의 발간 동기가 재미있습니다. 원래 주식 투자에 관해 체계적으로 책을 저술하려고 했는데, 논의의 진전을 위한 선행학습이 필요해 그를 위한 사전 코스로 이 책을 먼저 저술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책 전반에 걸쳐 투자 및 재테크의 개념에 대해 상세한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자, 인플레이션, 가격 결정 및 투자의 기본 개념 등입니다. 이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경제학적 개념 자체야 여러 책에서 흔히 다루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순수하게 투자라는 관점에서 기본 개념의 근원적 의미를 끝까지 파고 들어 실용적 지침으로 재정립한 것은 흔치 않은 장점입니다.


따라서 얼핏 보면 시장에서 컨센서스가 형성되어 있는 듯한 도그마도 새로 의미를 되새겨보며 자기논리하에서의 결론을 가져 갑니다. 예컨대 '장기적으로 가장 안정된 수익원은 금리'라는 세간의 주장과 저자의 주장은 일관성과 함의의 풍성함에서 현격히 차이가 납니다. 또한 일반적인 경제학이나 재테크 서적에서는 한귀퉁이에 잠깐 설명하고 넘어가는 인플레이션의 진정한 효과에 대해 끊임없이 주지시키는 서술은, 과연 책상물림이 아니라 깊이 고민하고 투자를 경험해 본 사람만의 특색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내용 중 일부 논란의 소지가 있는 예측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제가 주장하던 자신만의 세계관이 있는 투자자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탄복하며 공감한 대목이 있습니다. '아직' 부자가 아닌 사람이 가장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재테크는, 자기사업을 하거나 스스로의 가치(몸값)를 높이는 노력이라는 주장입니다. 500만명 이상의 개미가 존재하고, 전문적인 훈련과 네트워크를 보유한 기관투자자와 해외투자자들이 넘실대는 자본시장에서 신문 몇줄 읽고 투자에 임하면서 평균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싶어하는 기대 자체가 문제 있다는 뜻이지요. 물론 '나는 좀 달라'라는 고집을 부리면 할 말은 없습니다. 제가 믿는 바, 진정한 투자는 자신이 강점 있는 분야에서 돈을 모으고, 재테크는 그를 지키고 유지하는 방법일 뿐입니다.

벌써부터 시골의사님의 주식 투자에 관한 본편이 기대된다면 너무 앞서가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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