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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경영하라

Inuit 2007. 1. 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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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 Peters

원제: Re-imagine!


다른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 범상한 책이 아닙니다. 파격적이지요. 디자인 뿐 아니라, 문체도, 주장도 그렇습니다. 기존의 관념을 다 버리고 새로운 사고의 틀을 갖자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인 선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컨대, 톰 아저씨가 줄기차게 공격하는 기존의 관념들이란게, 전략적 계획, 품질, 지속가능한 경쟁우위 (sustainable competitive advantage) 등입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공격하기는 쉽지 않지요.

그래서, 첫머리부터 Al-Qaeda의 게릴라 전술이 거대한 미군을 이긴 사례로 시작합니다. 끊임없이 기존의 관념을 파괴하도록 자극합니다. 통상의 관리업무를 칭하길 '이윤을 빨아먹는 기생충'이면 말 다했지요.

톰 아저씨가 대안으로 제시하는 새로운 사고의 틀은 무엇일까요.
서비스가 아닌 솔루션을 제공하고, 다시 솔루션을 넘어 경험을 제공하라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책에서도 신경쓰듯 디자인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누누히 강조합니다. 디자인은 영혼의 거처이니말이지요. 궁극적으로 이러한 총체적 경험으로 구축될 기업의 유일한 의미있는 자산은 브랜드라는게 결론입니다.
시장측면에서는 여성과 노인이라는 숨겨진 거대한 인구집단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두가 열광하는 Wow 프로젝트를 개발하라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리더가 해야할 단 하나의 임무는, 변화를 명령하는게 아니라 변화를 주도할 사람을 찾고 그에게 힘을 실어주는거라고 강조합니다. 조직 문화는 보스가 행하는 게임의 일부가 아니라 게임 자체라고 단언합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인재 관련한 주장은 새겨둘만 합니다. 먼저 지식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더 증대되어야 한다는 부분입니다. 사실 물리적 힘이 더이상 큰 의미가 없다면, 창의성과 관계관리에 타고난 선수인 여성이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급증하고 있는게 사실이니까요. HR 부문은 여성들이 장악할 날이 멀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모두가 말하는 장점은 이만하고, 책의 단점을 말해볼까요.
한마디로 피곤합니다. 파격적인 레이아웃은 좋습니다만, 텍스트와 백그라운드, 이미지가 뒤섞여 가독성이 떨어져 시각적으로 피곤합니다. 이건 제가 까다로와 그렇다고 해도 좋습니다. 지나치게 수다스러운 사이드바의 각주로 주의가 분산되어 진도가 느린 점도 대범하게 무시하면 별 일 없습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소리치고 (shout) 욕하고 힐난하는 목청이 책 내내 이어지다보니, 하이톤의 히스테리를 내내 들어준 기분이 들어 정신적으로 피곤합니다. 물론 중간에 배운 점이 더 많지만 지속적인 하이톤은 결국 모노톤아니겠습니까. 좀더 학문적으로 말하면, 사고의 틀을 깨기 위해 일부러 극단을 택해서 생기는 bias를 소화하기 위해 독자가 balancing에 소요하는 정신적 노고가 만만치 않다는 뜻입니다.

전반적으로 평하자면, 이 책은 경영하는 사람들을 위한 두뇌의 마사지라고 생각합니다. 과격하게 고정관념을 두들기지만 결국 사고도 말랑말랑 유연해지고 창의의 순환도 잘되니 말입니다. 다만 자주 과하게 사용하면 멍이 들지도 몰라요.

이 글은 susanna님과 사전 약속하에 진행한 동시 포스팅입니다.
이 포스팅이 공개된 정확히 같은 시점에 susanna님이 읽으신 '미래를 경영하라'가 공개됩니다.
책의 내용이 매우 다양한 측면을 다루고 있어 각자 느끼는 감흥이 다르므로, 두 글을 함께 읽으시면 매우 흥미있는 경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susanna님은 이미 잘 알려진 블로거이지만 간단히 소개하면, 현재 주력 매체의 문화부 기자시고, 문화 관련한 MBA를 이수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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