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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개인 재무설계

Inuit 2007. 8. 18. 17:25
재작년쯤, 얼굴도 모르는 '동문'이 굳이 보겠다고 해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외국계 보험사이기에 대충 각오는 했지요. 저는 PB 형식의 재무설계를 기대했었습니다. 이리저리 제 계획과 자금 운용상태를 묻기에 간략히 말해줬지요. 의외로 계획도 구체적이고 자금도 잘 운영되고 있어 좀 머쓱했나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열혈저축모드였거든요.


보험도 들어있고, 펀드도 가입되어 있고, 당장 팔 상품이 없었나 봅니다. 거기쯤에서 적당히 마쳤으면 좋았을 것을, 그 친구 오버를 하더군요. 인생이 얼마나 불확실하고 위험한지,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이 얼마나 슬픈지 소설을 씁니다. 보험하나 더 끼우고픈 생각은 이해합니다. 그래도 제 근원적인 고민인 재무설계 쪽은 얼렁뚱땅 넘어가고, 제 니즈와 맞지도 않은 상품만 협박을 통해 팔려고 드니 몹시 화가 났지요. 냉정히 돌려보냈습니다.

그 뒤로도, 사람을 달리하며 비슷한 인간들이 알아서 찾아오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임계희

전에 '
부자가 되려면 해외펀드에 돈을 묻어라' 리뷰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해외 투자 내용 이외에 재무설계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어설픈 재무설계사랑 입씨름하기도 싫고해서 공부삼아 읽은 책입니다.

먼저, 재무설계가 무엇일까요? 보험설계사하고는 좀 다른 개념이어야 할텐데요.
재무설계가 흔히 말하는 재테크와 무엇이 다른지 알면 파악이 쉽습니다. 재무설계는 인생설계가 기본입니다. 내가 언제쯤 아이를 낳고, 어느 만큼 교육을 시키고, 어느 정도 수준으로 혼인을 시킬지, 그 외에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인생의 중요 이벤트는 무엇인지를 다 리스트업 합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은퇴후 계획입니다. 은퇴 후에 어떻게 살지, 무엇을 할지를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적지요.


이 모든 계획을 정리하면 각기 필요한 자금이 산출되고, 현재의 현금흐름과 미래 예측흐름에 기반하여, 어떻게 필요 자산을 축적할지를 따지고 계획하는 과정이 재무설계입니다. 쉽지만 막상 해보면 인생의 중요한 부분을 많이 놓치고 있었다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 부분만 해도 효과가 큽니다.
더 중요한 점은, 미리 준비를 할 수 있어 좀더 계획적으로 살 수 있고, 많은 시나리오가 감안되어 있으므로, 마음의 평안도 빼놓으면 안되는 중요 효익이라고 하겠습니다.


은행은 PB (private banker), 보험사은 FP (financial planner), 증권사는 WM (wealth manager)라고 칭하는 사람들이 담당하는 일입니다. 이 책은 독립 재무설계 펌의 대표이자 초창기 FP인 저자가 지은 책입니다. 그래서 어느 금융섹터에 편중되지 않는 미덕이 있습니다만, 결국 한권의 브로셔처럼 자기 회사 소개가 많습니다. 내용에 흠이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성가신 정도는 되지요. 특히 일반론은 읽을만하지만, 사례 부분이 부실합니다.

그래도, 사회생활을 시작한 분, 결혼을 예정한 분, 그리고 이 포스트 읽기 전까지 이런 계획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않은 분들은 재무설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시기 권합니다. 꼭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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