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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건트 유니버스 본문
종종, 아니 내내 잊고 살지만, 과학과 철학은 한뿌리입니다.
그리스의 철인(哲人)들이 철학과 과학을 겸하던 시절, 문명은 빛이 났더랬습니다. 신학과 종교의 암흑으로 덮인 중세가 지나고 다시 문명은 드세게 질주했습니다. 과학은 철학의 품에서 벗어나 물리학, 생물학, 화학 등 기초과학을 낳고 무수한 공학과 세부 과학으로 분화되었습니다. 20세기, 인류는 지구밖을 다녀오고 자기 행성을 갈아 엎을만한 파괴력을 쌓아 놓고, 또 자신의 본능과 생존의 추동력인 유전자까지 조작할 기술을 만들어냅니다.
그래도 뿌리는 무섭습니다. 공학 박사 학위를 따도 철학 박사인 Ph. D를 수여합니다. 사물을 과학으로 연구하다 궁극에 달하면 다시 철학적 명제와 부딪힙니다. 예컨대, 우주의 문제이지요.
우주적 범위에서 사고해 본 적 있나요?
인간은 45억년간 이 지구를 지나간 수 많은 과객 중 최근 종입니다. 끽해야 300만년 될까한 인간의 기원도 곰곰 들여다보면 까마득한데, 지구의 기원과 140억년은 족히 되는 우주의 탄생은 가물거리기만 합니다. 그리고 작은 씨앗과 같은 우주가 대폭발(big bang)을 했다는 처음 그 순간은, 상상 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듯 복잡합니다.
그래도 뭔가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찾아 기웃거리는 제 호기심은 인류의 호기심이고, 그 호기심은 과학이란 언어를 빌어 21세기의 매혹적 신화를 쓰고 있습니다.
(원제) The elegant universe: Superstrings, Hidden Dimensions, and the Quest for the Ultimate Theory
작년 '20세기를 만든 아름다운 방정식들' 포스팅에 shah님과 steve님이 추천해주신 도서인데 1년이 지나서야 손을 댔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우주에 대해 생각하고 인간에 대해 생각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무한대라는 개념에 가까운 우주의 시공간적 규모도 놀랍지만, 그 실체를 좇아 끊임없이 추상화해내고 실험하고 탐구하는 인간의 사유능력과 의지가 정말 대단하단 생각을 합니다.
' 엘러건트 유니버스'는 초끈 이론(superstring theory)을 다룬 책입니다. 전 몇 년 전에야 과학동아를 통해 처음 초끈 이론을 들었습니다. 과학의 미제를 해결하고 우주의 비밀을 밝혀줄 궁극의 이론이지만 아직 검증의 문제가 남았다는 정도였지요. 당시 기사의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진동하는 끈 모양이 무척 낯설었고, 기발하지만 비주류 이론이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다.
책은 결코 쉽지 않지만, 제법 흥미롭게 읽힙니다. 저자 자신이 초끈이론의 연구자이기도 하지만, 명석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 점에서 그렇습니다. 첫째는 대중의 눈높이를 정확히 이해해 배려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점입니다. 대개의 학자들이 갖지 못하는 미덕이지요. 둘째는, 진정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수식을 수식으로 설명하기는 쉽지만, 비유와 일상개념을 차용해 설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완벽히 이해해야만 가능하니까요.
야심찬 제목에서 천명하듯, 초끈이론을 왜 궁극의 이론이라고 할까요.
저자의 지적처럼 물리학은 세번에 걸친 우주관과 철학의 충돌이 있었습니다.
빛의 속도
맥스웰(Maxwell)의 전자기 법칙이 발견되면서, 빛의 속도는 항상 일정하여 운동에 의해 속도가 더해지거나 빼지지 않는다는 역설이 생겼습니다. 과학적 세계관의 기둥이었던 뉴튼(Newton)의 고전역학과 충돌이 생겼지요. 혜성과 같이 나타난 특허청의 청년 아인슈타인(Einstein)이 '시간은 상대적이다'라는 비직관적 명제를 도입하면서 깔끔하게 해결합니다. 바로 '특수 상대성 이론'의 정립이지요.
중력의 속도
하나의 문제가 해결되면서 다른 문제가 생기기 십상입니다. 특수상대성의 결론은 '어떤 물체도 빛보다 빠르지 않다'인데, 중력의 행사과정이 도전 받게 됩니다.
뉴튼은 만유인력이라는 우주적 원리를 밝혔는데, 중력이 작용되는 양상은 기술하였으나 원인과 방식은 밝히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중력이 빛보다 빨리 전달되는지가 이슈로 떠오릅니다. 어떤 전달 기제가 있는지, 아님 '그냥 물체끼리 서로 느껴 아는지' 말입니다.
명불허전 아인슈타인 선생은 다시 또 분필을 들어 문제를 해결합니다. 시공간이 상대적일 뿐 아니라, 중력같은 물질이나 에너지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뒤틀리고 휘어지는 물리량이란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공간의 왜곡에 의해 중력이 전달되므로 중력 역시 빛의 속도로 전달된다고 봅니다. 중력자라는 무질량 매개체를 통해서 말이지요.
중력이 양자를 만났을 때
뉴튼의 법칙과 마찬가지로 상대성 이론도 실험에 의해 검증되었습니다. 그리고 현대 과학의 양대 축 중 하나인 양자역학 역시 개념은 난해하지만 실험에 의해 정확함이 입증된 이론입니다. 하지만 미시세계의 양자역학과 거시세계의 상대성 이론이 만나면 혼돈이 잉태되는 최대의 난제가 생긴거지요. 완벽한 두 방정식을 합치면 들어맞지 않고 고장 나 버립니다.
'안 맞으면 굳이 맞추지 말고 따로 쓰면 되지'가 공학하는 사람들 생각입니다만, 물리학자는 그렇지 않지요. 예컨대 블랙홀의 방정식이 그러한데, 양자 요동이 있는 상태에서 매끄러운 곡면을 가정한 일반상대성 이론이 만나면 '무한대의 확률'과 같은 쓰레기 답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아직도 해결중입니다.
이름도 괴상한 초끈
초끈 또는 그냥 끈이라 불리우는 이 녀석은 무엇인가요. 간략화하면 '진동하는 고리형태의 끈 (oscillating loop string)'을 말합니다. 그리고 끈이론 학자들은 물질의 최소단위라고 주장합니다. 전자니 뉴트리노니 쿼크니 하는 최소입자는 단지 끈이 진동하는 양상에 따라 질량과 특성이 달라진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하나의 사실로 많은 문제가 풀립니다.
양자적 요동이나 우주의 맹아 같은 미시세계의 방정식을 개선하는 면이 있습니다. 플랑크 길이 (10-33) 는 관측불가능의 영역이지만 최소한 특이점 (singularity)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수학적 특성이 좋아집니다. 그 외에 수학적 아름다움이자,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자연의 특징으로 여겨지는 대칭성 (symmetry)이 존재합니다. 또한 현존하는 4가지 힘인 강력, 약력, 전자기력, 중력을 하나로 통합하여 설명 가능하고, 왜 네 가지 힘이 지금의 특성을 갖게 되었는지, 빅뱅 이후 냉각 상태에서 힘의 분화과정을 설명하는 통합적 프레임웍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아직 갈 길이 먼 초끈, 그 신화적 아름다움
하지만 초끈 이론의 맹점은 그 단위가 지나치게 작아, 검증에 우주적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현존 기술로는 검증이 불가능하고 당분간 미래에도 실험적 검증이 어렵습니다. 우회하여 증명할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면 그렇다고 합니다. 또한 수학적으로 복잡성이 극에 달해 난해하다는 점도 있습니다. 물론 끈 자체도 개념이지만, 설명력이 안 좋아 끈 형태에서 면(membrane)을 포함하는 M-이론으로 발전하였고, 아인슈타인이 제창한 시공간의 4차원 우주에서 상상도 안가는 차원을 계속 도입해 11차원 우주관까지 도달했지요.
당장 먹어야 배부르고, 놀아야 신나고, 마셔야 갈증 풀리며, 돈 생기면 기분 좋고, 사람보면 좋아하는 제게 초끈이 실모양인지 구형인지 큰 관심일리 없습니다. 하지만, 너무 작아서 또는 너무 멀어서, 아니면 너무 오래되어 눈으로 보지 못하는 세계에 대해 실체적 접근을 하는 학자들을 보며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주에 독특한 존재인 인류의 과도한 호기심에도 존경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내일 우주가 망하더라도, 우주가 왜 생겼는지 아는게 생활에 큰 도움이 안되더라도, 알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우리 인류니까요.
먼 옛날 별보며 마음으로 뼈를 잇고 살을 붙인 후, 그것도 모자라 이야기까지 덧붙이고 달에 토끼를 보낸 조상들의 거룩한 호기심과 신화적 상상력을 이어 받은 우리이기도 하구요.
나가면서
책 자체를 놓고 보면 번역은 좋습니다. 정확하며 역자가 이해를 바탕으로 깔끔하게 번역했습니다. 중간에 역자가 매우 자주, 그리고 과도하게 개입하지만 코믹합니다. 마치 그린씨가 강의를 하고 번역자가 농담섞어 의역하는 느낌마저 납니다. 영어발음을 그대로 쓴 만큼 매력없는 제목을 상쇄하는 알찬 컨텐츠입니다. 17년 전 책인 셈인데 초끈 이론의 새로운 경향을 잘 정리한 좋은 책이 있으면 더 봐야 하지 않을까 싶기까지 했습니다.
그리스의 철인(哲人)들이 철학과 과학을 겸하던 시절, 문명은 빛이 났더랬습니다. 신학과 종교의 암흑으로 덮인 중세가 지나고 다시 문명은 드세게 질주했습니다. 과학은 철학의 품에서 벗어나 물리학, 생물학, 화학 등 기초과학을 낳고 무수한 공학과 세부 과학으로 분화되었습니다. 20세기, 인류는 지구밖을 다녀오고 자기 행성을 갈아 엎을만한 파괴력을 쌓아 놓고, 또 자신의 본능과 생존의 추동력인 유전자까지 조작할 기술을 만들어냅니다.
그래도 뿌리는 무섭습니다. 공학 박사 학위를 따도 철학 박사인 Ph. D를 수여합니다. 사물을 과학으로 연구하다 궁극에 달하면 다시 철학적 명제와 부딪힙니다. 예컨대, 우주의 문제이지요.
우주적 범위에서 사고해 본 적 있나요?
인간은 45억년간 이 지구를 지나간 수 많은 과객 중 최근 종입니다. 끽해야 300만년 될까한 인간의 기원도 곰곰 들여다보면 까마득한데, 지구의 기원과 140억년은 족히 되는 우주의 탄생은 가물거리기만 합니다. 그리고 작은 씨앗과 같은 우주가 대폭발(big bang)을 했다는 처음 그 순간은, 상상 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듯 복잡합니다.
그래도 뭔가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찾아 기웃거리는 제 호기심은 인류의 호기심이고, 그 호기심은 과학이란 언어를 빌어 21세기의 매혹적 신화를 쓰고 있습니다.
Brian Greene
작년 '20세기를 만든 아름다운 방정식들' 포스팅에 shah님과 steve님이 추천해주신 도서인데 1년이 지나서야 손을 댔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우주에 대해 생각하고 인간에 대해 생각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무한대라는 개념에 가까운 우주의 시공간적 규모도 놀랍지만, 그 실체를 좇아 끊임없이 추상화해내고 실험하고 탐구하는 인간의 사유능력과 의지가 정말 대단하단 생각을 합니다.
' 엘러건트 유니버스'는 초끈 이론(superstring theory)을 다룬 책입니다. 전 몇 년 전에야 과학동아를 통해 처음 초끈 이론을 들었습니다. 과학의 미제를 해결하고 우주의 비밀을 밝혀줄 궁극의 이론이지만 아직 검증의 문제가 남았다는 정도였지요. 당시 기사의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진동하는 끈 모양이 무척 낯설었고, 기발하지만 비주류 이론이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다.
책은 결코 쉽지 않지만, 제법 흥미롭게 읽힙니다. 저자 자신이 초끈이론의 연구자이기도 하지만, 명석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 점에서 그렇습니다. 첫째는 대중의 눈높이를 정확히 이해해 배려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점입니다. 대개의 학자들이 갖지 못하는 미덕이지요. 둘째는, 진정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수식을 수식으로 설명하기는 쉽지만, 비유와 일상개념을 차용해 설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완벽히 이해해야만 가능하니까요.
야심찬 제목에서 천명하듯, 초끈이론을 왜 궁극의 이론이라고 할까요.
저자의 지적처럼 물리학은 세번에 걸친 우주관과 철학의 충돌이 있었습니다.
빛의 속도
맥스웰(Maxwell)의 전자기 법칙이 발견되면서, 빛의 속도는 항상 일정하여 운동에 의해 속도가 더해지거나 빼지지 않는다는 역설이 생겼습니다. 과학적 세계관의 기둥이었던 뉴튼(Newton)의 고전역학과 충돌이 생겼지요. 혜성과 같이 나타난 특허청의 청년 아인슈타인(Einstein)이 '시간은 상대적이다'라는 비직관적 명제를 도입하면서 깔끔하게 해결합니다. 바로 '특수 상대성 이론'의 정립이지요.
중력의 속도
하나의 문제가 해결되면서 다른 문제가 생기기 십상입니다. 특수상대성의 결론은 '어떤 물체도 빛보다 빠르지 않다'인데, 중력의 행사과정이 도전 받게 됩니다.
뉴튼은 만유인력이라는 우주적 원리를 밝혔는데, 중력이 작용되는 양상은 기술하였으나 원인과 방식은 밝히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중력이 빛보다 빨리 전달되는지가 이슈로 떠오릅니다. 어떤 전달 기제가 있는지, 아님 '그냥 물체끼리 서로 느껴 아는지' 말입니다.
명불허전 아인슈타인 선생은 다시 또 분필을 들어 문제를 해결합니다. 시공간이 상대적일 뿐 아니라, 중력같은 물질이나 에너지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뒤틀리고 휘어지는 물리량이란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공간의 왜곡에 의해 중력이 전달되므로 중력 역시 빛의 속도로 전달된다고 봅니다. 중력자라는 무질량 매개체를 통해서 말이지요.
중력이 양자를 만났을 때
뉴튼의 법칙과 마찬가지로 상대성 이론도 실험에 의해 검증되었습니다. 그리고 현대 과학의 양대 축 중 하나인 양자역학 역시 개념은 난해하지만 실험에 의해 정확함이 입증된 이론입니다. 하지만 미시세계의 양자역학과 거시세계의 상대성 이론이 만나면 혼돈이 잉태되는 최대의 난제가 생긴거지요. 완벽한 두 방정식을 합치면 들어맞지 않고 고장 나 버립니다.
'안 맞으면 굳이 맞추지 말고 따로 쓰면 되지'가 공학하는 사람들 생각입니다만, 물리학자는 그렇지 않지요. 예컨대 블랙홀의 방정식이 그러한데, 양자 요동이 있는 상태에서 매끄러운 곡면을 가정한 일반상대성 이론이 만나면 '무한대의 확률'과 같은 쓰레기 답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아직도 해결중입니다.
이름도 괴상한 초끈
초끈 또는 그냥 끈이라 불리우는 이 녀석은 무엇인가요. 간략화하면 '진동하는 고리형태의 끈 (oscillating loop string)'을 말합니다. 그리고 끈이론 학자들은 물질의 최소단위라고 주장합니다. 전자니 뉴트리노니 쿼크니 하는 최소입자는 단지 끈이 진동하는 양상에 따라 질량과 특성이 달라진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하나의 사실로 많은 문제가 풀립니다.
양자적 요동이나 우주의 맹아 같은 미시세계의 방정식을 개선하는 면이 있습니다. 플랑크 길이 (10-33) 는 관측불가능의 영역이지만 최소한 특이점 (singularity)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수학적 특성이 좋아집니다. 그 외에 수학적 아름다움이자,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자연의 특징으로 여겨지는 대칭성 (symmetry)이 존재합니다. 또한 현존하는 4가지 힘인 강력, 약력, 전자기력, 중력을 하나로 통합하여 설명 가능하고, 왜 네 가지 힘이 지금의 특성을 갖게 되었는지, 빅뱅 이후 냉각 상태에서 힘의 분화과정을 설명하는 통합적 프레임웍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아직 갈 길이 먼 초끈, 그 신화적 아름다움
하지만 초끈 이론의 맹점은 그 단위가 지나치게 작아, 검증에 우주적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현존 기술로는 검증이 불가능하고 당분간 미래에도 실험적 검증이 어렵습니다. 우회하여 증명할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면 그렇다고 합니다. 또한 수학적으로 복잡성이 극에 달해 난해하다는 점도 있습니다. 물론 끈 자체도 개념이지만, 설명력이 안 좋아 끈 형태에서 면(membrane)을 포함하는 M-이론으로 발전하였고, 아인슈타인이 제창한 시공간의 4차원 우주에서 상상도 안가는 차원을 계속 도입해 11차원 우주관까지 도달했지요.
당장 먹어야 배부르고, 놀아야 신나고, 마셔야 갈증 풀리며, 돈 생기면 기분 좋고, 사람보면 좋아하는 제게 초끈이 실모양인지 구형인지 큰 관심일리 없습니다. 하지만, 너무 작아서 또는 너무 멀어서, 아니면 너무 오래되어 눈으로 보지 못하는 세계에 대해 실체적 접근을 하는 학자들을 보며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주에 독특한 존재인 인류의 과도한 호기심에도 존경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내일 우주가 망하더라도, 우주가 왜 생겼는지 아는게 생활에 큰 도움이 안되더라도, 알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우리 인류니까요.
먼 옛날 별보며 마음으로 뼈를 잇고 살을 붙인 후, 그것도 모자라 이야기까지 덧붙이고 달에 토끼를 보낸 조상들의 거룩한 호기심과 신화적 상상력을 이어 받은 우리이기도 하구요.
나가면서
책 자체를 놓고 보면 번역은 좋습니다. 정확하며 역자가 이해를 바탕으로 깔끔하게 번역했습니다. 중간에 역자가 매우 자주, 그리고 과도하게 개입하지만 코믹합니다. 마치 그린씨가 강의를 하고 번역자가 농담섞어 의역하는 느낌마저 납니다. 영어발음을 그대로 쓴 만큼 매력없는 제목을 상쇄하는 알찬 컨텐츠입니다. 17년 전 책인 셈인데 초끈 이론의 새로운 경향을 잘 정리한 좋은 책이 있으면 더 봐야 하지 않을까 싶기까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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