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셋이 모여 한시간만 떠들면 여지없이 빠져드는 주제가 상사 욕인 경우가 많지요. 우리는 리더십의 부재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과연 직장에는 쓸만한 상사가 없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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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철

(부제) 세계적 리더십과 한국형 리더십의 한판 승부


이런 의문에서 출발한 소설입니다. 위기에 빠진 어느 회사에서 난국을 타파하고자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를 영입합니다. 섀클턴, 유비, 나폴레옹, 도쿠가와 이에야쓰 입니다. 그리고 그 틈바구니에 낀 주인공 최팀장. 설정만 놓고 보면 매우 흥미진진하지요?

최고의 실적과 영업본부 제패를 위해 각 인물들은 제 성격대로 팀을 이끕니다. 조난당한 남극에서 27인의 부하를 무사귀환시킨 섀클턴은 목표제시와 동질감 고취, 그리고 솔선수범이라는 서번트 리더십을 발휘합니다. 하지만 남극과 같은 절박감이 없어, 상황에 맞지 않는 리더십으로 실패합니다.
신념을 강조하는 나폴레옹은 초기에 단합된 모습으로 선두를 달리다 결국 리더와 팀원간 신념의 alignment 문제로 도중하차 하지요. 늘 그런 식입니다. 유비도 도쿠가와도 자신의 장점으로 앞서가다 결국 단점을 가리지 못해 낙마합니다.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용두사미입니다. 매우 장한 주제의식과 무척 흥미로운 모티브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스토리텔링 능력이 받쳐주지 않는 매우 밋밋하고 유아적인 내러티브를 유지합니다. 주인공을 음지에서 지원하는 "유여사"는 어찌 그리 위기 때면 알아서 나타나 해답을 제시하고 홀연히 떠나는지. 근대소설을 넘어선 고대의 기연체입니다.

각 인물의 리더십 특성을 추출해서 스토리로 녹여보려 시도한 저자의 공은 인정할 만 합니다. 하지만, 캐릭터간의 match making에 신경쓰느라 본질인 리더십의 구체화에서는 거리가 멀어졌습니다. 스토리가 흡인력이 없고 비현실적입니다. 몰입감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학습관점에서라도 리더십 상황에 대한 머릿속 시뮬레이션 조차 이뤄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배울 점도 딱 꼬집어 이야기하기 힘들지요.

저자가 한문학을 전공한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학에서는 역사속 인물을 한자리에 끌어내어 대결시키는 담론이 많지요. 하지만, 혼자서 이룬 작업의 특성인지, 기간과 역량의 부족 탓인지, 캐릭터에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한 한계가 아쉬운 책입니다. 도식적인 플롯에 도식적인 해피엔딩은, 주인공이 나를 대리해 성공하는 쾌감마저 앗아가 버리지요.

대기업 HR 부서에 근무하는 저자로서, 최대의 강점일 실제적인 내용을 부각해서 치닫고 들어가도 될텐데 말입니다.
예컨대, 리더는 철저히 이기적이어야 한다. 태생적으로 적에게 둘러 싸여 있고, 결국 따르는 사람들을 위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이기적인 행동이 이타적이다. 뭐 이런 극단적 주장이 차라리 관심이라도 받게 됩니다.
맞든 틀리든, 동의하든 부정하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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