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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진화론 본문
이현정
각각도 주의를 끌지만 모아 놓으면 꽤나 흡인력 있는 키워드들입니다.
다른 일 다 빼고, 이현정이란 분의 이력이 흥미로와서, 어떤 스토리를 들려줄까 기대되고 궁금한 마음에 구매한 책입니다.
결론은 몹시 실망입니다.
별로 안좋은 버릇이지만 웬만해서는 책을 중간에 놓지 않는데, 이 책은 절반 지점 쯤, 시간이 아까와 책장을 덮었습니다.
책의 논지는 틀린 말 하나 없습니다. 한국사회의 문제점들, 모르는 바 아닙니다.
문제는 술자리에서 불만 이야기하듯 주절주절 나열만 했지 어떤 대안도 없습니다. 쓴소리인셈 치자 참고 듣자니 아는 이야기라 지루하고,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까 기대하며 장을 넘기면 그곳엔 늘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현정씨가 들으면 질색할 이야기지만, 솔직히 여성지의 인터뷰를 읽는 느낌입니다.
"나는 이랬고~ 미국은 이런데~"
단행본 책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확히 한국사회를 해부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확한 해부가 있었다면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가능했겠지요. 이십수년 전 떠난 한국에 다시와서 삼성전자에 5년 지낸 입장에서 한국을 정확히 이해한다는게 쉽지 않으리라 이해합니다.
특히 똑똑한 사람은 그렇습니다. 몇개의 샘플로 전체를 유추할 능력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삼성에서의 소통이나 책에서 소개된 인터넷 게시판, 신문의 이면에 또 다른 한국이 있습니다.
동양적 가치관과 한국적 가치관을 구분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마치 한국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는게, 동양적인 보편성이고 서구적 시각에서 재단하기 힘든 점이 있습니다.
추천사인가에 이 책이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했습니다만, 제가 보기엔 색안경입니다. 형상은 틀림없으나 색깔은 다른. 어찌보면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한 자기합리화란 생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단순한 민족주의의 발로인 항변은 아닙니다. 저도 미국에 살아봤고, 회사에서는 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관점은 갖고 삽니다.
달랑 몇가지 문화를 놓고 미국과 한국을 비교한 신변잡기는 저자의 깊이까지 의심하게 만드는군요. 출판사의 종용에 의한 기획물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어쩌면 책의 컨셉 문제일지도 모르겠어요. 강연 다녀오신 분들의 평은 좋았다고 기억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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