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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富論 (선부론) 본문
가족과 심천 갔을 때 가이드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 말이 사실이라면, 가이드 팁보다 예지를 얻기 위해 무료로라도 봉사할 만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발전이 우리나라를 무척 닮아가고, 그러나 매우 압축해서 쫓아오고 있나보다 느꼈습니다.
저도 이번 출장에서 눈으로 보지 않았으면 상상만으로는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중국은 나날이 변모하고 있습니다.
사실 마오쩌뚱 시절의 중국 모습을 잊을 수 있다면, 그냥 70년대에서 90년대 한국이 하나의 나라에 횡으로 펼쳐져 있다고 보는게 더 이해가 빠릅니다. 부동산 투기 열풍, 전통의 붕괴, 도시 형성과정, 소외되는 노동자와 불비한 복지, 혼란스러운 성문화는 물론 교육 과열까지 30년 근래의 한국 어느 시점을 뽑아 들어도 항상 대응가능할 정도입니다. 황해 건너로 지역을 이동했다기보다 시점만 과거로 옮긴듯한 착각입니다.
농촌형 경제의 동양적 발전 모형인지, 동양 경제의 서구형 발전 과정상 필연인지 좀 더 고민해볼 주제입니다만, 제 보는 관점에서 우리나라를 닮아도 참 많이 닮았습니다.
결국 덩샤오핑의 선부론은 예상보다 더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반쪽의 성공입니다.
능력있는 자가 먼저 부자가 되도록 족쇄를 풀긴 했지만, 그 효과를 확대해 모두가 잘 살지는 못하고, 앞으로도 요원해 보입니다. 빈부와 동서 가치관과 문화가 혼동스러운 형국입니다. 문화혁명 당시 펜을 놓고 혁명전선에 나섰던 세대들은 민영화와 효율화의 기치아래 실업자가 되어 끼니를 걱정해야 합니다. 글로벌 스탠다드나 자본주의적 프레임에서는 국가도 기업도 이들을 돌보기 힘듭니다. 혁명 엘리트로 자부하며 살던 세대들은 그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단절적 문화 충격을 감내해야 합니다.
선부론을 읽기 전, 그리고 중국 출장 전까지 제가 갖고 있던 중국의 미래 가설은 '자유 통제의 위기'였습니다. 우리나라처럼 bottom-up 시민 사회화를 겪지 못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서 음속 장벽을 겪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그 부분은 제 생각보다 순조롭게 음속을 돌파 중이라고 보입니다. 물론 베오그라드 중국대사관 오폭 후 청년 시위처럼, 아직 자유화 관련한 불씨는 더 지켜봐야 합니다. 서양에서는 관제 데모를 우려했지만, 중국 정부는 시위확산의 통제에 속앓이를 했으니까요. 천안문 사태는 결코 작은 생채기가 아닙니다.
이제 제가 눈여겨 보는 관전 포인트는 'spectrum length의 위기'입니다. 선부(先富)의 과속으로 양극간 스펙트럼이 엄청 길어졌습니다. 과거 중국의, 똑같이 못살지만 갈등없던 시절의 장점은 기대하지 못하게 된겁니다. 동서의 경제 발전, 빈부의 격차, 신구세대의 조화 등 이슈가 민감하리라 생각합니다. 중국 정부의 '엘리트 관료주의'가 또 한번 빛을 발할지 두고 볼 일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두 책이 떠오릅니다.
첫째는 Nicholas Kristoff의 '중국이 미국된다'입니다.
저자가 저널리스트이고, 실제 현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선부론' 역시 매우 생생하며 제법 깊이도 있습니다. 컬럼이라기 보다는 르포 형식이고, 역사책이라기 보다는 사진첩 느낌입니다.
둘째는, '대국굴기'입니다. '대국굴기'가 엘리트 지도층의 제국주의적 야심을 드러냈다면, '선부론'은 서민의 격동을 담아냈습니다. 어떤 이는 총체로서의 야심을 두려워하고, 어떤 이는 휴머니티로서의 중국을 사랑하지만 두 모습 모두가 중국입니다.
한국 교역의존도가 20%를 훌쩍 넘어가고, 숨막히게 우리나라의 기술을 쫓아오는 중국입니다. 수조원대의 기술 유출 사고의 진앙지이며, 유해 음식이나 짝퉁상품으로 안 좋은 인식도 많은 중국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랬듯, 중국도 음울하고 너저분한 시절을 어떻게든 통과할 것입니다.
과연 그 시점에 우리는 어디에 있을까요.
다시 조공을 해야 할까요.
저는 한국 여행객들 많이 모시다보니 돈 쫌 벌었습니다.중국 생활 수준에 한화 환산 몇천만원이면 큰 돈이지요.
그분들은 딱 보시면 아시나봐요. 여기쯤 땅사면 좋겠네~
처음엔 안 믿었는데 진짜 딱 맞더라고요.
그래서 샀더니 몇천만원 벌었습니다.
저 말이 사실이라면, 가이드 팁보다 예지를 얻기 위해 무료로라도 봉사할 만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발전이 우리나라를 무척 닮아가고, 그러나 매우 압축해서 쫓아오고 있나보다 느꼈습니다.
Duncun Hewitt
(원제) Getting Rich First
자기매몰적 제목입니다. 사용성(usability)은 IT업계만의 문제는 아닌게지요. 읽을 사람 생각하지 않고 쓰는 사람 입장에서 지은 듯한 제목이니 말입니다.
저는 이 책을 신간 소개 리스트에서 본 적 있고, 무슨 재테크 책 쯤 되리라 생각해 잊었습니다. '비즈니스는 이메일로 완성된다: SEND' 추천사로 인연을 맺은 랜덤하우스에서 신간 소개차 보내 주신 이후에야 목차를 들쳐보았습니다. 중국 출장에 가져갔고, 충실한 길잡이로 역할을 했습니다.
사실 '선부론'은 덩샤오핑이 1978년 주창한 개념이고, 지금의 중국을 있게한 근간입니다.
능력있는 자가 먼저 부자가 되고, 그 효과를 확대해 모두가 잘사는 사회를 건설하자.
결과로, 질곡에 빠져있는 중국 경제를 일으켰고, 엄청난 관성으로 질주하게 만들었지요. 저도 이번 출장에서 눈으로 보지 않았으면 상상만으로는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중국은 나날이 변모하고 있습니다.
사실 마오쩌뚱 시절의 중국 모습을 잊을 수 있다면, 그냥 70년대에서 90년대 한국이 하나의 나라에 횡으로 펼쳐져 있다고 보는게 더 이해가 빠릅니다. 부동산 투기 열풍, 전통의 붕괴, 도시 형성과정, 소외되는 노동자와 불비한 복지, 혼란스러운 성문화는 물론 교육 과열까지 30년 근래의 한국 어느 시점을 뽑아 들어도 항상 대응가능할 정도입니다. 황해 건너로 지역을 이동했다기보다 시점만 과거로 옮긴듯한 착각입니다.
농촌형 경제의 동양적 발전 모형인지, 동양 경제의 서구형 발전 과정상 필연인지 좀 더 고민해볼 주제입니다만, 제 보는 관점에서 우리나라를 닮아도 참 많이 닮았습니다.
결국 덩샤오핑의 선부론은 예상보다 더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반쪽의 성공입니다.
능력있는 자가 먼저 부자가 되도록 족쇄를 풀긴 했지만, 그 효과를 확대해 모두가 잘 살지는 못하고, 앞으로도 요원해 보입니다. 빈부와 동서 가치관과 문화가 혼동스러운 형국입니다. 문화혁명 당시 펜을 놓고 혁명전선에 나섰던 세대들은 민영화와 효율화의 기치아래 실업자가 되어 끼니를 걱정해야 합니다. 글로벌 스탠다드나 자본주의적 프레임에서는 국가도 기업도 이들을 돌보기 힘듭니다. 혁명 엘리트로 자부하며 살던 세대들은 그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단절적 문화 충격을 감내해야 합니다.
선부론을 읽기 전, 그리고 중국 출장 전까지 제가 갖고 있던 중국의 미래 가설은 '자유 통제의 위기'였습니다. 우리나라처럼 bottom-up 시민 사회화를 겪지 못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서 음속 장벽을 겪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그 부분은 제 생각보다 순조롭게 음속을 돌파 중이라고 보입니다. 물론 베오그라드 중국대사관 오폭 후 청년 시위처럼, 아직 자유화 관련한 불씨는 더 지켜봐야 합니다. 서양에서는 관제 데모를 우려했지만, 중국 정부는 시위확산의 통제에 속앓이를 했으니까요. 천안문 사태는 결코 작은 생채기가 아닙니다.
이제 제가 눈여겨 보는 관전 포인트는 'spectrum length의 위기'입니다. 선부(先富)의 과속으로 양극간 스펙트럼이 엄청 길어졌습니다. 과거 중국의, 똑같이 못살지만 갈등없던 시절의 장점은 기대하지 못하게 된겁니다. 동서의 경제 발전, 빈부의 격차, 신구세대의 조화 등 이슈가 민감하리라 생각합니다. 중국 정부의 '엘리트 관료주의'가 또 한번 빛을 발할지 두고 볼 일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두 책이 떠오릅니다.
첫째는 Nicholas Kristoff의 '중국이 미국된다'입니다.
저자가 저널리스트이고, 실제 현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선부론' 역시 매우 생생하며 제법 깊이도 있습니다. 컬럼이라기 보다는 르포 형식이고, 역사책이라기 보다는 사진첩 느낌입니다.
둘째는, '대국굴기'입니다. '대국굴기'가 엘리트 지도층의 제국주의적 야심을 드러냈다면, '선부론'은 서민의 격동을 담아냈습니다. 어떤 이는 총체로서의 야심을 두려워하고, 어떤 이는 휴머니티로서의 중국을 사랑하지만 두 모습 모두가 중국입니다.
한국 교역의존도가 20%를 훌쩍 넘어가고, 숨막히게 우리나라의 기술을 쫓아오는 중국입니다. 수조원대의 기술 유출 사고의 진앙지이며, 유해 음식이나 짝퉁상품으로 안 좋은 인식도 많은 중국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랬듯, 중국도 음울하고 너저분한 시절을 어떻게든 통과할 것입니다.
과연 그 시점에 우리는 어디에 있을까요.
다시 조공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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