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얼핏 적었지만, 아들에게 특수 교육법을 시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말은 거창하지만, 간단히 말해 어려운 책 읽히고 끊임없이 토론하는 형식입니다.

어느날, 리더십에 대한 글을 적던 중 아들이 왔습니다.
무심결에, 장난삼아 물었습니다.

I: 리더는 타고 난다고 생각하니,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니?
S: (주저함도 없이) 만들어져요!

경영학의 오래된 화두이기도 한데, 단칼에 잘라 말합니다.

I: 호오.. 왜 그렇게 생각하지?
S: 천재가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듯, 리더도 열심히 노력하면 만들 수 있어요.

현대 리더십 이론의 결론과 유사합니다만, 둘 중 하나의 답입니다.
우연히 맞출 수도 있지요.
일부러 태클 들어갑니다.

I: 그렇구나. 하지만, 중세의 암흑 세월을 비롯해 역사의 어떤 시절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주 오래도록 고통 받는데도 진정한 리더가 없어서 상황을 돌파하지 못했어. 리더가 만들 수 있는 거라면 왜 그 사람들은 리더를 만들지 않았을까?
S: 그건, 그 사람들이 직접 리더가 될 생각을 안하고 남이 되어주기만 바래서 그래요. 또는, 리더감이 나타났을 때 더 좋은 리더가 나타날거라 생각하고 그 사람을 안 믿어서 그랬을 거에요. 전 리더가 만들어진다고 믿어요.

음 리더와 영웅을 좀 헛갈리는듯 하지만, 나름대로 일리있는 답변입니다.
사실 저보다 더 명료하게 대답합니다.
이유를 생각해보니, 역사책을 많이 접해서 리더십 케이스들이 머리에 있더군요.

아들과 토론할 때, 모른다 소리 나올때까지 끝까지 묻고 또 묻습니다만, 오늘은 여기서 멈춥니다.
심정적으로 제가 졌기 때문입니다.


I: 와우.. 네 말이 맞는 듯 하네. 너도 나중에 멋진 리더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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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yoono 2008.07.17 23:42

    전 이 블로그가...너무 사랑스러워요.....아드님까지도 말이죠 ^^

  2. BlogIcon Hoh 2008.07.18 04:20

    멋진 대화네요. 때론 어른들이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해서 명료하지 못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BlogIcon inuit 2008.07.19 13:55

      네. 정말 그래요.
      아이키우면서 체득한 일인데도 가끔 놀랍니다.
      또.. 팔불출 마음도 계속 거기에 있구요. ^^

  3. Mystories 2008.07.18 08:37

    나중에 아드님이 큰 일(!) 할 것 같다는 예감이 팍팍 듭니다. 자녀분들과의 상호작용에 대하여 계속 벤치마킹해서 앞으로 써먹을 계획입니다. ^_^ 그런데 따님과의 에피소드는 없나요? 제가 딸아이만 있다 보니.... ^^;;

    • BlogIcon inuit 2008.07.19 13:59

      제 삶의 소명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아이 반듯하게 키워서 세상에 유용히 쓰이도록 만드는건 사회에 대한 의무로 알고 있습니다.

  4. BlogIcon Read&Lead 2008.07.18 10:13

    멋진 대화입니다. 정말 부럽습니다.. 전 트랙백에서 보시는 것처럼 딸아이의 놀이기구가 되어 딸아이의 콩콩이를 통해 배에 강한 자극을 전달받곤 합니다... 저도 inuit님처럼 딸아이와 대화를 통해 서로의 사고를 자극할 수 있었음 좋겠습니당~ ^^

    • BlogIcon inuit 2008.07.19 14:01

      하하하. 배가 잘 발달하시겠습니다. ^^;
      정말, 대화처럼 중요한 교육이 또 있을까요.

  5. nabi 2008.07.18 12:32

    '떡잎'을 보이는 아드님의 대답, 정곡을 찌릅니다.

    • BlogIcon inuit 2008.07.19 14:03

      네. 뭐가 되든 바르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갈대가 되지 않고 나무가 되길 바라구요.

    • 2008.07.22 18:07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inuit 2008.07.22 22:09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원래 뜻은 이렇습니다.
      1. 퍼간 글에 원본글 링크 남겨주시고,
      2. 댓글이나 트랙백으로 위치를 알려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2번은 잘 해주셨고, 1번은 링크가 빠져있습니다.
      제가 트랙백 먼저 걸겠습니다.
      아마 블로그가 아니고 미니홈피를 이용하셔서 좀 익숙하지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더운 여름 건강히 지내세요. ^^

  6. BlogIcon 제니퍼 2008.07.19 03:41

    저도 문득 따님이 궁금해집니다... 아니 이건 뭐 스토킹 아닌데... 왜 궁금한거지...;;

    • BlogIcon inuit 2008.07.19 14:05

      딸은 큰아이라서 금지옥엽이고, 아들은 둘째라서 망해도 좋다는 생각으로 제 나름대로 훈육하고 있습니다. ^^;;
      딸과의 생활속에 에피소드는 많은데, 블로그의 정체성을 의문하는 분들이 많아 자제하고 있습니다.
      짬짬히 사는 이야기를 올릴 기회가 있을겁니다. ^^

  7. BlogIcon 쉐아르 2008.07.23 06:54

    최근에 아들놈 교육 때문에 고민이 많은 저로서는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더 잘 가르칠 수 있었는데, 아이가 갈수록 통제하기 힘든 나이가 되어가기에 시기를 놓친 것이 아닌가 염려마저 드는 상황입니다.

    책을 읽고 토론하기... 저도 여기서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 BlogIcon inuit 2008.07.23 21:41

      아이 자율성 있게 잘 키우셨던걸요.
      저는 도리어 쉐아르님 본받고자 하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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