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니고, 지난 일요일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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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아이가 차려온 아침입니다.
갓 내린 원두커피에, 빵하고 우유랑 담아왔습니다. 나름 멋낸 그 마음이 예쁘고 흡족합니다. ^^

차려온 모양새가 꽃잎을 닮았습니다. 아빠는 밥값이라도 해야겠다 생각합니다.

(I=Inuit, D=daughter and the like)

Sequence
I: 오늘은 규칙있는 수에 대해 공부해볼까.
D: (시로요.. -.-)
I: 아하하. ^^;;;;
   아냐아냐 재미난 이야기야. 부담없이 해 봐. ^_^;
   지금 말하는 숫자 다음에 뭐가 올지 생각해봐.
   2, 4, 6, 8, 10..
D: 12!
I: 맞았어. ^^
D: ^^v
I: 규칙이 뭐였을까?
D: 2씩 늘어나요.
I: 맞아. 그리고 이렇게 규칙 있는 수의 집합을 수열이라고 해.
  이름은 안외워도 되는데, 이런게 있다고 알아둬.
D,S: 네에~
I: 이렇게 차이가 똑같은 수열을 등차수열이라고 해. 같을 등. 차이 차.
(몇 개 쉬운 수열을 더 했습니다.)

I: 자 이젠 좀 어려운거 해보자. 2, 4, 8, 16, 32, 64.. 이 다음은?
D: (loading.................) 128!
I: 그래 맞았어. 이번엔 규칙이 뭐지?
D: 두배씩 되요.
I: 맞아. 이런건 비율이 같다고 등비수열이야.
D: 네. 알겠어요. 이런건 쉬워요.

I: 그렇지? 그럼 좀 어려운거 해보자.
D: (글쎄요.. -_-)
I: 1, 1, 2, 3, 5, 8, 13, 21 .. 이 다음은?

두 녀석은 종이에 써 놓고 끙끙 거립니다.
시간이 좀 지나고 약간의 힌트를 주니 알아냈습니다

I: 그래 잘했어. 여기의 규칙은 앞의 두 수를 더하는게 다음 수야. 알고보니 쉽지?
I: 이 수열의 이름은 독특한데 피보나치 수열이라고 해. 피보나치 수열은 자연의 법칙이라고도 하지.
   토끼가 불어나는 숫자나, 꽃잎의 숫자가 피보나치 수열인 경우가 많아.
   오늘, 우리 딸이 만들어 온 아침거리가 너무 예쁜 꽃같아서 피보나치 수열이 생각났네. 잘 먹을게. 고마워.


Puzzle
그 뒤론 막 노는 분위기입니다.
나름 어려운 개념을 배웠다 생각해서인지 아이들 기가 살았습니다.
아빠는 장난을 칩니다.

I: 그럼 이거 한번 맞춰봐.

1
1 1
1 2
1 1 2 1
1 2 2 1 1 1
1 1 2 2 1 3
...
이 다음은 뭐지?
이 문제의 맹점은 수열 지식이잖습니까. 방금 배운 수열 때문에 두 아이는 더욱 더 뱅글뱅글 헤멥니다.
답을 말로 알려줘도 못풀지요.

아침 다 먹을 때까지 아이들을 조용히 만들어 버렸습니다. ^^;;

Quiz
결국 답을 안 아이들은 아우성입니다. 원망도 있지만 재미있어 합니다.
또 해달랍니다. 그런게 또 생각날리 없습니다. -_-
자꾸 조르니 쌍팔년도 퀴즈하나 더 합니다.

I: '잘 모르겠는데요'를 영어로 하면 어떻게 되지?
D: 'I don't know.'요.

I: 그래 잘했어.
이어지는 질문들
답은 마우스로
중국어는?갸우뚱
일본어는?
아리까리
프랑스어는?
아르송다르송
독일어는?
애매모흐
마지막으로..
...
아프리카는?
깅가!밍가!

별거 아닌 이야긴데 하나씩 답을 말해줄 때마다 딸내미는 깔깔깔 자지러집니다.
빵꽃으로 시작해서 웃음꽃으로 만발해버린 밝은 아침이었습니다.
  1. BlogIcon Read&Lead 2008.08.03 10:39

    넘 재밌게 읽었습니다~ 포근한 가족과의 달콤한 일상이 잘 스며들어 있는 포스트입니다. 거기다 글로벌 유머까지.. ^^

    그런데 전 언제쯤 이런 포스트를 쓸 수 있을까요.. 딸아이한테 3개월째 덧셈을 가르치고 있는데 아직도 잘 이해를 못하고 있습니다. 딸아이가 5+3의 답을 손가락으로 카운트하지 않고 바로 대답하는 그 날이 언제쯤 올지... ㅠ.ㅠ ^^

    • BlogIcon inuit 2008.08.03 12:44

      아직 어린데요 뭐. ^^
      전 아이들 어릴 때 공부를 놀이처럼 가르쳤습니다.
      공부에 미리 데거나 거부반응 일으킬까 해서요.
      어차피 평생할 공부 즐겁게 시작해야죠.
      buckshot님은 그런점에서 아이에게 제일 재미있게 가르치실듯해요. ^^

  2. BlogIcon A2 2008.08.03 11:02

    재밌게 읽었어요. ㅋㅋ

    • BlogIcon inuit 2008.08.03 12:46

      네. 고맙습니다.
      부모마음 아니면 애들 이야기가 좀 지루할수 있는데 말이죠.

  3. BlogIcon BKLove 2008.08.03 12:43

    행복한 아침의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ㅋㅋ
    잘 읽고 갑니다.


    저는 처음 등비수열 배웠을 때,
    신문을 접는다든지, 바둑판에 쌀을 하나씩 놓았을 때..

    신문을 몇 번 이상 접으면 달보다 넓어진다든지...
    바둑판을 가득 채우면 쌀의 숫자가 짐작하기 힘들게 많아진다든지..
    뭐 그런게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등차수열과 등비수열이 앞에는 괜찮은데..
    뒤로 갈수록 비교가 안된다는거.. (^^)

    • BlogIcon inuit 2008.08.03 12:47

      정말, 기하급수의 무지막지한 위력은 산수의 세계에서 가늠하기 어렵죠.
      힌트 주신대로 아이들에게 다른 관점에서 또 설명해 줘야겠네요.
      고맙습니다. ^^

  4. BlogIcon MindEater™ 2008.08.03 12:54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행복함이 묻어나네요~~
    수학은 싫어하지만 개미수열 오랜만에 보니 반갑네요~~ ^^;

    • BlogIcon inuit 2008.08.03 23:58

      아 저걸 개미수열이라고 부르나보군요. ^^

  5. BlogIcon 비트손 2008.08.03 13:00

    학창시절 왜 나는 우겨넣기식으로 수학을 배우거나 익히려고 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머리에 쏙쏙 들어오네요. :) 마지막 공팔년식 사고로는 감잡을수 없는 쌍팔년도 문제도 재밌습니다.(^^)

    • BlogIcon inuit 2008.08.03 23:59

      생각해보니 벌써 20년전. 후미. -_-

  6. BlogIcon 당그니 2008.08.03 16:19

    최고의 선생님이시군요^^:;;

    • BlogIcon inuit 2008.08.04 00:00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인데, 여러가지로 잘 안되네요. ^^

  7. BlogIcon mode 2008.08.03 17:28

    빙글빙글~ 아아~~ 수학이로군요.
    저야말로 저 위의 답을 모르겠다는... ㅡ.ㅡ;;
    흑~

    그나저나.. 맛있어 보이는 빵 +_+
    아아~~ 빵도 먹고 싶고.. (밥먹은지 채 5분..)

    • BlogIcon inuit 2008.08.04 00:01

      2번은 개미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알고보면 별거 아니라죠.

      빵 진짜 맛있었습니다. ( ^^)=b

  8. BlogIcon Easter 2008.08.03 21:04

    이야~
    정말 행복한 가정인 것 같습니다.
    부럽습니다~ 행복하세요~ :D

    • BlogIcon inuit 2008.08.04 00:01

      요즘 다 행복한 가정이지만, 저희도 사랑이 넘쳐나는 집이긴 합니다. ^^;;

  9. BlogIcon yoono 2008.08.03 22:53

    아..아빠를 위해 빵으로 아침을 준비하는 딸이라..너무 행복해보입니다. 저는 일단 결혼부터! =_=

    • BlogIcon inuit 2008.08.04 00:02

      하하..
      결혼하면 아내 몫부터 시작해서,
      아이낳고나선 아이까지 두루두루 챙겨야 하는거 아시죠? ^^
      서비스 받는건 서비스 해주는만큼 이니까요.

  10. BlogIcon 히치하이커 2008.08.03 23:18

    멋진 아버님이시네요.
    성질 나쁜 저로선 상상하기 힘든...(털썩)

    (물론 결혼도 안 했고, 자식도 없습니다. 사실 그럴 마음도 별로...하하)

    • BlogIcon inuit 2008.08.04 00:03

      자기 자식 생기면, 싱글때 아이에 대한 관점과는 완전 다른 세상을 봅니다.
      해보시면 압니다. ^^

  11. BlogIcon Mystories 2008.08.03 23:36

    오옷...딸아이 잘 키우면 저런 아침을 얻어먹을 수 있는거군요.. +.+

    위에 개미수열가지고 한참 고민했습니다. 수열지식이 맹점이라고 언급하셨는데도 왜 그 틀에서 못벗어났을까요? 밑에 댓글에서 개미수열이라는 명칭을 보고서야 생각이 났습니다. 쩝...

    • BlogIcon inuit 2008.08.04 00:04

      네. 저는 장난삼아 애들에게 가르쳐줘도 못찾더군요.
      "잘 봐봐. 1이 하나고, 그담줄엔 1이 두개고.."

  12. BlogIcon mycogito 2008.08.04 09:05

    아.. 개미는 한 10년 쯤 전에 읽은거 같은데...
    기억이 안나서 잠깐 고민했네요...
    애들에게 주셨다는 힌트가 아니었으면 한참 걸렸을지도 ^^;

    여튼 멋지십니다.

    • BlogIcon inuit 2008.08.04 23:09

      하하
      그러고보니, '개미'가 정말 오래되었네요.
      저 총각때쯤 읽은듯하니. ^^;

  13. BlogIcon nabi 2008.08.04 10:20

    "배워 보아야
    자신이 얼마나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고,
    가르쳐 보아야
    자신이 얼마나 사람을 감화시키지 못하는지 알게 된다." 는 중국
    고전도 inuit님께는 해당이 안되는군요!^^

    • BlogIcon inuit 2008.08.04 23:10

      그럴리야 있겠습니까.
      저도 배울때 모르는걸 압니다.
      그래서 즐겁죠.
      가르치는건, 특히 자기 식구 가르치는건 남 가르치기보다 더 어려워요.
      그래도 아이들이 잘 따라줘서 고마울 뿐이죠.

  14. 2008.08.04 13:41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inuit 2008.08.04 23:11

      앗. 죄송하고 또 고맙습니다.
      메일 보냈습니다.

  15. BlogIcon 엘윙 2008.08.04 23:05

    워 멋진 아빠입니다.
    우리 꾸꾸는 저런거 못할텐데 -_- 후우..제가 해야겠군요.

    • BlogIcon inuit 2008.08.04 23:14

      전 꾸꾸님이 잘 할거라고 봐요.
      자상해 보이던걸요. ^^

  16. BlogIcon 파초 2008.09.04 14:35

    재밋는 글 잘 봤습니다.

    예쁜 딸에 멋진 아빠시로군요 ^^

    • BlogIcon inuit 2008.09.05 21:04

      팔불출스러운데, 좋게 봐주시니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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