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사진을 찍게 하는건 의미있는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카메라 앵글을 통해 세상을 보는 훈련은, 매우 독특한 감성과 창의성 훈련입니다.
둘째가 애기일때 장남삼아 카메라를 쥐어줬다가 깜짝 놀란 바 있습니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의 시각으로 담아낸 세상은 정말 달랐습니다.
새 카메라가 생긴지라, 아이들에게 제 손때 묻은 카메라를 물려줬고, 아들과 함께 출사를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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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사진 찍기는 초보에 가까운 내공이지만, 그래도 아는만큼은 성심껏 가르치고 싶습니다.
시시콜콜 차근차근 말을 해줍니다. 모든 아비가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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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무조건 셔터를 누르는게 아니라, 마음으로 사물을 보는거야.
마음속으로 네모를 그리고, 그 안에 사물이 담기면 어떨지 상상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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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잡을 때는 왼손이 흔들리지 않게 굳게 쥐고, 오른 손은 부드럽게 셔터를 눌러줘.
반셔터로 초점을 멈추고, 네 숨도 멈추고 가만히..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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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선택한 그 부분이 사진이 되는거야.
모양이 예쁘건 색이 예쁘건 무엇을 찍고 싶은지 먼저 생각해봐.
그리고 나중에 원하는대로 나왔는지 비교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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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규칙적인 모양을 잘 보면 멋진 패턴이 나온단다.
그 중에서 적절히 잘라내는데 핵심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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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는 빛의 예술이라고 한단다.
빛을 잘 다루는게 중요해.
너무 밝아도 너무 어두워도 안돼.
빛이 위에서 내리쬐는지 옆에서 오는지에 따라 느낌이 다 달라.
아이는 제법 신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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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개망초는 나라 망하고 핀 꽃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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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물이 두 종류에요. 앞은 고난이고 뒤는 평화에요.
뭐 그렇게 복잡한 뜻까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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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하늘에 큰 물고기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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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회오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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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여긴 너무 더러워요.
사람들이 깨끗이 썼으면 좋겠어요.

조잘조잘 이야기하며 꽤나 호기심 많은 시선으로 세상을 봅니다.
자주 산책하던 길인데, 카메라 하나만 쥐어주니 땅을 기고 둑을 오르며 새롭게 세상을 봅니다.

카메라가 익숙해지니까 점점 재주를 피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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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흔들린게 아니라 일부러 흔든거에요. 멋있잖아요.
어.. 시간을 표현하거나 속도를 표현할 때 일부러 흔들기도 한단다.
그런데 이거 일부러 그런거 맞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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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하하. 아빠 이거봐요. 웃기죠? 광어가 990원 밖에 안해요.
어. 제법인데.
사진은 사실을 옮긴 것이지만, 네가 보여주고픈 것만 보여줄 수 있으니 이런 장난도 계획하여 만들 수 있는 거지.
이런걸 사진으로 하는 농담이라고 한단다.
안속네. -_-
9900원은 상식이란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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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촛불을 표현한 거에요.
어.. 그래. 멋지네. 이제 슬슬 노을도 지나 밤이지.
밤은 사진찍기에 매우 어려운 시간이란다.
빛이 모자라.
빛을 모으려면 촛점 맞추기가 쉽지 않고.
대신, 카메라라는 기계를 이용하면 눈으로 볼 때와 다른 효과도 난단다.

지금까지의 400픽셀 사진들은 아이의 사진입니다.
누가 멋진 사진 찍나 대결을 벌이기로 했기에, 집에 와서 서로의 사진을 컴퓨터로 옮겼습니다.

아빠의 리벤지 샷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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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비교해봐도 아이가 백배 낫네요.
저는 관습적이고 식상한 구도밖에 없습니다.
고르고 골라도 진부합니다.
내가 졌다, 아들아.
배틀은 아이의 승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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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장난과 순진함이 어울린 흥미진진한 세계였습니다.
아빠는 테크닉보다 더 중요한, 마음으로 보는 세상을 아이에게 배웠습니다.

사실, 삶은 가족이 함께 내딛는 여정이지요.
아이에게 길을 열어주듯, 아이도 듬직한 힘이 되어 줄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순진한 눈망울로 큰 깨우침을 주기도 합니다.
힘들 때나 즐거울 때나, 아이가 원하는 순간 늘 곁에 있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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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엘윙 2008.06.23 23:45

    오웃..멋진 사진입니다. 센스가 넘치는 아드님이네요.
    제가 남자였다면..아들과 꼭 저런 대화를 해보고 싶군요! 후후후.
    그렇지만 아쉽게도 패쓰!

    • BlogIcon inuit 2008.06.23 23:56

      엄마도 저런 대화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아빠 대화의 특징은, 제멋대로 냅두는 여백의 미... 지요. ^^;;;

  3. BlogIcon isanghee 2008.06.24 00:13

    제 아들은 카메라 줬더니 입으로 물던걸요? ^^
    부럽습니다..!!

    • BlogIcon inuit 2008.06.24 00:20

      대니얼군이 전위 예술에 조예가..? ^^;

  4. BlogIcon Beatle 2008.06.24 01:24

    두살난 딸아이 손에 디카를 맡겨뒀다가
    여행에서 돌아오는 날 아침, 메모리를 포맷해 버렸다는 ㅠㅠ

    멋진 아빠이신것 같아요 ^^
    행복하세요

    • BlogIcon inuit 2008.06.25 01:09

      메모리 포맷.. 아프군요. ㅠ.ㅜ
      따님이 크면 또 그만큼 멋진 추억을 주겠지요. ^^

  5. BlogIcon James Sun 2008.06.24 01:31

    정말 멋진 아버지이신 것 같네요. 저도 기억해 두었다고 꼭 아들이나 딸과 함께 해야겠네요. 특히나 구름을 물고기와 회오리로 표현한 작품은 인상적이네요 :)

    • BlogIcon inuit 2008.06.25 01:10

      네. 패턴 보는 부분하고, 사물 보는 시각은 정말 의외의 장면이 있더군요. ^^

  6. BlogIcon egg 2008.06.24 01:43

    아드님의 사진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
    저도 마음으로 사진을 찍으려 노력해야겠어요.

    • BlogIcon inuit 2008.06.25 01:13

      네.
      표현이 조악할지 몰라도, 사진에 마음이 나타나는듯 해요. ^^

  7. BlogIcon eggleg.net 2008.06.24 01:43

    저도 카메라를 여러대 바꾸어가며 7년 정도를 디카 사진만..
    찍고 있습니다...물론 취미 수준 입니다. ^- ^);;
    현재는 DSLR 기종을 쓰고 있지만..자동카메라를 사용할때의 그런...기분 좋은 느낌이 없습니다.
    지금 찍는 사진들은 뭔가 빠진..듯한..

    영혼이 없는 사진 같다랄까요?

    즐거운 부자의 출사 잘 즐겁게 보고 갑니다.
    항상 즐거운 블로깅 하시길 바랍니다.

    • BlogIcon inuit 2008.06.25 01:12

      말씀처럼, 기종의 표현력도 중요하지만, 사진 찍는 사람의 사물 대하는 마음이 사진의 품질에 결정적 요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gglet님도 즐거운 출사, 즐거운 블로깅 하세요. ^^

  8. BlogIcon SuJae 2008.06.24 09:45

    물가에서 아들녀석한테 카메라 쥐어줬다 10초만에 풍덩...;;;
    아빠의 욕심이 과했나봅니다 ㅡㅜ

    • BlogIcon inuit 2008.06.25 01:14

      어이쿠..

      대성군 한건 했군요. ^^;

  9. mode 2008.06.24 13:16

    으흐.. 카피가 최고입니다.
    하늘에 물고기가 있다라..

    • BlogIcon inuit 2008.06.25 01:15

      어헛? mode님이 인정하는 카피라..?
      아들이 좋아하겠군요. ^^

  10. BlogIcon 쉐아르 2008.06.24 14:14

    참 부러운 광경입니다. 구도가 참 멋집니다. 저희는 부자가 요즘 사진에 게을러져서 ㅡ.ㅡ

    몇년전 큰 아이가 찍은 사진을 제가 속한 사진 동호회에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대부분의 의견이 '카메라 아이에게 넘기세요'였습니다 ㅡ.ㅡ

    • BlogIcon inuit 2008.06.25 01:15

      음. 쉐아르님은 이미 겪은 사연이군요.
      저도 졌지만, 행복한 패배입니다. ^_^

  11. BlogIcon mycogito 2008.06.24 14:22

    가끔씩 카메라를 들고나가 제가 찍은 사진들이 맘에 안드는 이유가 다 있었군요. 사물을 보는 눈이 아이지만 예사롭지 않은 것 같습니다. 카메라를 좋은 것으로 옮겨 타려는 중이었는데 사진에 대해서 반성을 먼저 해야겠습니다;;

    • BlogIcon inuit 2008.06.25 01:16

      네. 기종보다 기본이 중요한듯 해요.
      사물을 대하는 마음.. ^^

  12. BlogIcon 마음으로 찍는 사진 2008.06.24 18:31

    저도 이러한 이유로 아이에게 카메라를 사주려고 합니다. 물론 저렴한 것으로요...

    아이들의 눈으로 보는 사물이 때로는 어른들이 보는 그것보다 멋질때가 있더군요.. :)

    • BlogIcon inuit 2008.06.25 01:17

      그쵸?
      아이에게 맡기는 카메라는 본전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게다가 인화에 드는 비용이 없으니 더욱. ^^;

  13. BlogIcon 망고 2008.06.25 01:08

    저도 아이가 크면 함께 출사를 나가봐야겠어요.
    물론 제 쪽이 좋은 카메라를 써야겠네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 BlogIcon inuit 2008.06.25 01:17

      저는 제가 새 카메라 쓰고도 GG입니다. -_-;;;

  14. BlogIcon pest 2008.06.25 06:34

    정말 아이가 찍은건가요..?ㅠㅠ

    • BlogIcon inuit 2008.06.26 00:13

      네. 장축 400px은 아들이 찍은 거고, 500px이 제가 찍은겁니다. ㅠ.ㅜ

  15. BlogIcon jennifer 2008.06.25 13:15

    한눈에도 아드님 인상이 이미 영재-^^
    제 아이 6학년쯤엔가 디카를 빌려줬더니 2분 동영상 기능으로 뭘 찍었는데요, 카메라를 들고 온 집안을 뛰어다니면서 이리 돌리고 저리 비틀고 줌 인 아웃 뭐 엄청 번잡스럽게 굴더니 작품명 '파리의 눈' 이라는 걸 보여주더군요. 덕분에 2분동안 파리가 되어보는 색다른 경험을 했더랬습니다...
    아이들의 기발하고 싱싱한 아이디어를 훔쳐올 수 있다면 얼마나 세상 보기가 즐거울까...싶을 때 저도 많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앞은 고난, 뒤는 평화- 의 철학에^^ 반했습니다.

    • BlogIcon inuit 2008.06.26 00:15

      와우.
      안봤지만 상상이 갑니다.
      '파리의 눈'이라.
      정말 훌륭한 단편 비디오이고, 다큐멘터리겠습니다.
      아이의 상상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삶은 더 풍요로울듯 해요.

      Jennife님, 번거로움을 마다 않고 멀리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

  16. BlogIcon brandon 2008.06.25 21:53

    어린 아이가 찍은 사진이라 믿기 힘들만큼 정말 잘 찍었네요. 어른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앵글이 나오는 것은 그 마음의 눈이 그만큼 순수하기 때문이겠죠. 사진을 보며, 부자의 대화를 읽으며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저도 디카를 새로 하나 장만하려고 하는데 지금 쓰던 것은 큰 애에게 물려 줄려구요. 나중에 제 블로그에도 같이 찍은 사진을 한번 올려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늘 좋은 글과 사진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BlogIcon inuit 2008.06.26 00:16

      네. 기법을 능가하는건 사물을 대하는 마음 같아요.
      아이가 찍은 사진 올리시면 꼭 트랙백 해주세요.
      저도 가서 감상하고 싶습니다. ^^

  17. BlogIcon Jjun 2008.06.26 00:35

    대학때 사진동아리서 배운건 SLR 다루는 법이랑 노출잡는법....

    마음으로 바라보는 법은 사진을 찍으면서 스스로 익혀야 했던 기억이 나네요

    사진이 너무 멋집니다. 마음으로 찍은사진은 정말 멋지군요 ^^;;

    • BlogIcon inuit 2008.06.26 22:16

      Jjun님은 동아리에서 제대로 배우셨군요. 어쩐지.. ^^

  18. BlogIcon harris 2008.06.26 09:38

    좋은 사진,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훈훈합니다. 감동입니다.^^

    • BlogIcon inuit 2008.06.26 22:17

      아. harris님.
      오랫만이네요. 반갑습니다.
      처음 인사 드리나? -_-
      암튼 ITtrend RSS로 잘 보고 있답니다. 고맙습니다.

  19. BlogIcon 당그니 2008.07.06 01:58

    정말 아이가 찍은 사진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잘 찍었네요. 뭐랄까 순수한 붓터치를 보는 느낌입니다.^^

    • BlogIcon inuit 2008.07.06 10:28

      당그니님 다운 표현입니다.
      순수한 붓터치.. 아들에게 말해줘야 겠어요.

  20. 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 2008.08.21 16:11

    정말아이가찍은사진이라고 보기 힘들정도로 잘 찍었네요.
    뭐랄까 순수한 봇터치를 보는 느낌입니다.

    • BlogIcon inuit 2008.08.23 12:45

      좋게 봐주시니 고맙습니다.
      (그런데, 닉이 좀.. ^^;;;)

  21. BlogIcon kevin 2011.07.24 16:39

    아드님의 사진 실력을 보니..아마도 그 특기를 살려주심이..
    그냥 취미라기 보다는 창의성이 더 돋보여서요~

    • BlogIcon Inuit 2011.07.30 23:14 신고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카메라 하나 쥐어주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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