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uit Blogged

전략 프로페셔널 본문

Review

전략 프로페셔널

Inuit 2010. 1. 6. 22:30
외람되지만, 제가 폄하하는 류의 책이 있습니다. 하나는 일본 실용서이고 다른 하나는 어설픈 소설을 당의정처럼 씌운 경영서적입니다. 그 둘을 합쳐 놓아도 쓰레기가 안되는 경우가 있을까요?

Tadashi Saegusa

What a typical story

여차저차해서 중소기업의 사업부를 맡은 주인공이 철저한 전략 분석과 강력한 실행력을 통해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 놓는다는 스토리입니다. 차라리, 돈이 없어 가정부로 들어갔더니 못된 재벌집 아들이 있고 그 녀석 따귀를 올려 붙였더니 '내게 이런 여잔 네가 처음이야!' 하면서 사랑에 빠지는게 더 자연스러운 스토리지요?

But it's real
그런데 이 이야기는 저자의 실화입니다. 더 재미난 건, 그저 입을거 아끼고 하루 네시간 자면서 사업을 일궜다는 근면 성실의 내용이 아니고, 전략에 따른 선택과 집중을 조직속에 뼈속 깊이 체화하여 변화를 이뤘다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배려'처럼 은둔의 스승을 만나는 기연체도 아닙니다. 스스로 전략을 입안하고 실행합니다. 저자는 일본 최초의 BCG 컨설턴트로서 전략가이기 때문입니다.

Strategy professional
저자의 모토도 그렇고 책도 그렇지만 이 책의 핵심 개념은 '전략 프로페셔널'입니다. 냉철한 전략하에 실행력을 겸비한 사람을 말합니다. 제가 컨설턴트를 높이 평가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멋진 이론으로 화려한 초식을 시전하고 3가지 전제사항과 5가지 리스크 요인만 통제하면 필승의 전략이라고 TFT에 던져 놓고 바람처럼 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컨설팅 산출물로서는 거짓이 아니지만 실제 작동의 문제에서는 이슈가 남습니다. 제가 회사로 들어간 이유도 그렇지만 전략을 입안하고 직접 수행하도록 책임을 지는 사람이 필요하고, 이를 저자는 전략 프로페셔널이라고 부릅니다.

Simple but fundamental
이 책을 어설피 글줄 읽었다는 사람이 보면 그냥 평이하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제품 수명주기 (PLC)와 세그멘테이션 갖고 문제를 해결하는게 뭐 그리 대단할까 싶을겁니다. 하지만, 현장 경영자 입장에서 보면 강한 이론적 배경을 현실에 접목하는 솜씨가 눈부십니다. 한편, 전략가 입장에서 보면 이론을 바닥까지 정통하게 꿰뚫고 현실에 적응하는 유용성이 돋보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전략과 실행을 다 해본 '전략 프로페셔널'이 아니면 담지 못할 깊이입니다.

Business faction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서두의 의문은 저절로 풀렸을겁니다.
첫째, 이 책은 일본 책이지만 실용서가 아닙니다. 하나의 주제를 기획도서로 만든 책이 아니라, 제가 혼을 담아 공부 내용을 적었듯, 사에구사 씨도 자신의 전략적 내공을 우려냈기에 깊이가 있습니다.
둘째로, 책이 소설의 형식을 빌렸지만 실제 일을 소재만 disguise 했을 뿐 고스란히 현실적입니다.

읽으면서, 이 책은 비즈니스 팩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재미도 있지만, 경쾌하게 책장을 넘기면서 묵직한 화두를 얻는 부수입까지 있지요.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로젝트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28) 2010.01.24
2030년 부의 미래지도  (16) 2010.01.17
행복의 지도  (13) 2010.01.02
기업을 죽이고 살리는 리더 간의 갈등 관리  (14) 2009.12.18
디자인이 만든 세상  (8) 2009.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