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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Project L

태양의 아들 잉카 展

Inuit 2010. 3. 7. 20:59
국립중앙박물관 특별기획전인 '태양의 아들 잉카'전에 다녀왔습니다. 페루의 모든 고대문명의 국보급 유물이 망라된 귀한 전시회입니다.

Cuzco, cuszo
쿠스코는 세계의 배꼽을 뜻한다고 합니다. 잉카제국의 수도 쿠스코는 안데스 세계를 제패하고 절대 평화를 이룬 잉카인의 자부심이 표현된 도시입니다. 실제 도시 자체를 퓨마 형상을 본따 만들 정도로 발달한 문명이었습니다.

Pre-Inca
저도 이번에 가서 배운 사실이 있습니다. 페루의 고대문명이 전부 잉카라고 생각했는데, 정확히는 스페인에 의해 멸망하기 직전 100년간만 잉카라는 이름의 제국이 존재했습니다. 그 전은 프리-잉카 문명인 셈이지요.
다만, 태양을 섬기는 문명적 특색을 공유하고, 4개 지역 연맹으로서의 잉카 제국의 선대 문화가 지역안에 머무른 이유로 통상적으로 알려졌듯 안데스 고대 문명을 잉카문명으로 불러도 무방한 정도인 것입니다.

전시장에 모퉁이마다 수백년을 점했던 고대 문명은 참 특색있고 일관됩니다. 차빈, 모체, 나스카 문명을 지나 강성했던 와리제국이 다시 람바예케, 치무 등으로 갈라졌다가 잉카로 통일됩니다.


Evil but poor Spanish
잉카만 보면 속이 상한게, 너무도 안타깝고 허무하게 당한 대제국의 몰락이지요. 제 포스트에서도 수없이 변주한 주제이기도 합니다.

우리와 DNA적 유사성을 보유하는 몽골리안들이 베링을 건너 아메리카 인디언이 되고, 더 남하하여 마야, 그리고 브라질 삼림의 인디오가 되었지요. 그 중간에 갈라져 안데스로 접어든 일족은 서쪽의 바다, 동쪽의 산맥이 지켜주는 천연의 독립적 영토에서 좁은 땅을 다투고, 예술을 하고, 문명을 발달 시켰습니다.

하지만,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 급속히 퍼진 천연두로 원주민은 시름시름 죽어가며 문명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용기만 가진 양아치 피사로의 180 사병에 의해 잉카 대제국은 멸망합니다. 스페인도 그 단물을 다 마시진 못했지만 말입니다.


Super natural
여러 문명을 봤지만, 외부세계와 교류 없이 독자적으로 문명을 발전시킨 잉카문명은 정감있게 생생합니다. 표현이 해학적이거나 생동감이 넘칩니다. 콘도르, 벌새, 개, 뱀, 조개, 거미, 복어 등 삶속에서 마주치는 모든 생명체를 귀히 여기고 신격화하거나 소장품화합니다. 그 표현이 때론 거칠고 때론 매우 섬세하지만, 자연에 대한 공생의 마음가짐이 느껴집니다.

[출처: 한국일보]

잉카 문명을 통해 가장 중심되는 상징은 펠리노(feline)입니다. 펠리노는 재규어, 퓨마 등을 통칭하는 이름입니다.  왕의 물건에 대부분 각인되는 모양입니다. 때론 순박하고 때론 맹렬한 모습을 띕니다. 우리 민족이 호랑이 좋아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들이 더 집요합니다.


Tumi
또 한가지 인상깊은 잉카 유물은 투미(Tumi)입니다. 사람을 제물로 바칠 때 목을 따는 도끼나 삽 모양의 칼입니다. 투미는 전투용이 아니라 제사용이며 왕이나 제사장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영화 아포칼립토 보신 분은 쉽게 상상 가겠지만, 아즈텍과 마찬가지로 잉카도 신을 위안하기 위한 제사에 사람을 희생했습니다. 아즈텍과 큰 교류 없이 일찌감치 갈라졌을텐데 같은 종교적 중점을 가진 점이 흥미롭습니다.
또한, 노동력과 군사력의 요체인 인력을 정치적 목적의 소모도 가능해진 잉여생산 시대의 모럴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지 좀 더 곰곰히 생각해 보게 만들기도 합니다.


Gold
마찬가지로 제가 주목한 점은 금입니다. 잉카를 멸망으로 이끈 재앙의 금속이지요. 황금이 넘치는 쿠스코에 대한 소문으로 피사로는 고난의 행군과, 왕을 인질삼고 죽이는 정복자의 만행을 저질렀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문명적으로 고립된 지역에서 유럽, 동양과 마찬가지로 금을 장식과 위엄을 보이는 귀금속으로 사용한 점은 각각 자연적 발견의 일치인지, 고대의 밈(meme)이 퍼진 결과인지 궁금합니다.


Knotted letter
가장 인상 깊었던 전시물은 잉카의 결승문자(結繩文字)입니다. 키푸(quipu)라고 하는데, 매듭으로 뜻을 표시합니다. 매듭의 갯수와 위치, 끈의 색으로 뜻이 구분된다고 합니다.

[출처: Wikipedia]

문자가 없었지만, 대제국을 경영하기 위해 의사의 전달과 기록이 필요했던 잉카인들은 결승문자를 사용했습니다. 이는 독특한 인코딩(encoding)이지요. 따라서 전문적으로 이 문자를 다루는 직업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가까이서 보면 매우 아름다운 직물같은데 그 안에 다양한 의미가 있다는 점이 신기합니다. 그걸 알아낸 사람들도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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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가이드도 빌렸지만, 다른 박물관과 달리 사인보드의 설명에서 전혀 깊이가 더 나아가지 않습니다.
차라리, 소시적 꿈인 잉카전을 현실로 이룬 국립중앙박물관 최광식 관장의 연재 컬럼이 더 깊이 있고 재미납니다. 관심있으신 분은 일독해보셔도 재미날겁니다.

Real fun
몇몇 전시물로 어느 민족의 수천년 역사를 어찌 가늠하겠습니까만, 나름대로 의미깊은 유물을 통해 잉카 문화의 정수를 잠시 맛보는 재미가 대단했습니다. 식구들 모두 진지하게 시간을 즐겼습니다.

다른 문명에 관심 많은 아이들을 두신 가족이라면 꼭 한번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오늘도 가족단위 관람이 대부분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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