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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Project L

A memo from hospital

Inuit 2010. 3. 12. 00:35
#1
아파도 큰 내색 안하는 아들.
이틀전부터 간간히 배 아프다 하더니, 놀랍게도 맹장이 터졌다.

#2
보통 맹장수술에 비해, 터진 경우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합병증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어서 수술동의서에 서명하라는데 머리가 하얘졌다.

#3
엄마가 짐 챙기러 간 새, 들어가게 된 수술실.
눈물 안 보이려 깜빡깜빡이는 아이 모습을 보고 내가 그만 울어 버렸다.

#4
계속 농담하고 장난치고 지분거려 주다가, 막상 수술실 앞에서 가장 심각한 얼굴로 인사한 바보 아빠.
'인생은 아름다워'의 위대한 부성애에는 한참 멀었다.  

#5
내내 의연하다가 수술실 상황이 안 보이는게 싫다던 아이.
양복주머니에 꽂아놓고 간 안경을 보니 가슴이 서늘하다.
앉기도 서기도 힘들어 잠시 나가 무작정 걸었다.  

#6
자식 귀히 여기는거야 모든 부모의 공통이지만,
가능만하다면 저 고통을 대신 하고 싶은 이 비이성적인 본능은 대체 DNA 어디쯤 코딩된 것일까?

#7
'수술은 잘 끝났지만 *&(#))&)@₩&'
예후를 봐야하는 몇가지 경우와 그 위험에 대해 집도의가 설명을 한다.
일단 애가 무사하다는 말에 맥이 탁 풀리며 어지럽다.
뭔 말인지 귀에도 안 들어오고..
많이 긴장했었나 보다.  

#8
장마비니 고름집이니 아직도 조마조마 지켜봐야 한다.
수술 직후는 아픔이 심해 평소 의젓함과 달리 짜증을 낸다.
하지만 이내 부드러운 평소 얼굴이 되는 순한 마음에, 다시 울컥해진다.

#9
물질적으로만 넉넉하지 고대에 비해 특별히 나아진게 없다고 믿어 왔다.
그러나, 옛날이었으면 아들을 잃을뻔했다.
그 누구, 그 무엇에게도 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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