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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in 2010] 1. Slow for Spain 본문
이번 스페인 여행은 컨셉을 미리 정했습니다.
"욕심 버리고 즐기자."
처음 스페인으로 여행지를 정했을 때, 의욕이 앞서서 혼란스러웠습니다.
제가 유럽에서 가장 좋아하는 도시인 바르셀로나는 당연, 수도 마드리드와 톨레도는 필수입니다. 그 뿐인가요. 그 도시에서 가장 불행한 자는 맹인이라 할 정도로 아름다운 그라나다, 유럽과 신세계를 잇는 가교인 세비야 정도는 빼 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일정이 모자랍니다. 9일이지만 오고 가는데만 이틀 이상이 소요됩니다. 7일간 다섯 도시를 보겠다는건 거의 매일 이동을 의미합니다. 물론 강행군하면 소화 못 할 일정은 아닙니다. 한가지 간과하면 안되는 건, 낯선 곳에서의 이동은 의외로 변수가 많다는 점입니다. 그저 거리와 시간 계산해서 딱 맞춰 움직여지지 않고 생각 못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 길에서 낭비하는 시간과 매번 이동에 소요되는 공력과 스트레스 생각하면, 잦은 이동은 아이들 데리고 할 짓이 아니란 결론을 냈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쳐냈습니다. 딱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두 도시만 반반 씩 머물기로 했습니다. 대신, 충분히 즐기기로 했습니다. 예전에 가족 여행 갔을 때도 가장 즐거웠던 시간은 유명한 랜드마크를 봤을 때가 아니였습니다. 그냥 경치 좋은데, 마음에 흡족한 데 있고 싶은 만큼 머물면서, 땅에 주저앉고, 한없이 하늘보고, 살랑이는 바람 즐기고, 시원한 물에 발담근 그 시간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유럽의 정취를 그냥 그대로 즐기기로 했습니다.
여행객의 속도가 아니라, 현지인의 속도로 머물기로 했습니다.
물론, 간김에 부지런히 다녔습니다만, 이동거리를 줄인 대신 경험과 노출을 늘렸기 때문에 못 가본 그라나다와 세비야가 궁금하지만 아쉽지는 않습니다.
이제 그 9일간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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