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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노마딕 식도락, 그 첫날

Inuit 2011. 6. 7. 22:00
이번 여행 계획을 잡을 때, 아내가 부산 출신의 지인으로부터 맛집 리스트를 사사 받았습니다. 그분께서 너무도 상세하고 생생하게 잘 설명해주셔서 가기 전부터 입에 침이 고일 정도로 기대되는 메뉴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번 여행은 맛집 위주로 동선을 짜게 되는 식도락 여행이 되어 버렸습니다.

날로 먹어도 될만큼 싱싱한, 곱창
스스로 길찾아 잘 가고 있는 아이들을 돌려 변경 미션을 준 바로 그 집입니다. (전회 참조) 망미역 근처의 전포양곱창인데, 곱창이라면 사죽을 못 쓰는 우리 식구의 첫 메뉴로 낙점되었습니다.

늦은 점심 무렵이라 한가한 식당입니다. 양념에 무친 모듬 곱창과 마늘과 소금간을 한 양을 먹습니다. 곱창이 워낙 신선한데다가 숯으로 부드럽게 익히니 그 맛이 별미입니다. 곱창의 쫄깃한 조직감과 부드러운 식감이 조화롭습니다.

맛 자체는 만족도가 높았습니다만, 넷이 와서 3인분 시켰다고 대놓고 면박주는 서빙 아주머니 때문에 기분이 상했습니다. 말투보면 객지손님인지 뻔히 알텐데, 뭐가 맛있는지 먹어보고 더시키는게 받아들이기 힘든 정서인가요. -_-

상전벽해, 해운대

한 십년전까지 부산을 자주 갔었습니다. 이번에 가보니 참 많이 변했습니다. 그 중 해운대는 상전벽해 수준입니다. 마치 외국에 온 듯 합니다. 거리의 풍경은 와이키키를 닮았고, 인적 구성은 내국인과 외국인이 반반입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 아이들 바로 바다에서 물장난을 칩니다. 

오늘의 하일라이트는 달맞이길 트레킹입니다. 원래 해운대에서 송정까지 달빛 받으며 넘어가려는 일정이었는데, 신발이 불편하여 발이 까진 대원이 있어 중간에서 회군하였습니다.
 

따님은 운동삼아 대형 훌라우프 한번 돌려 주시고..

추억을 관통하는 시원함, 복국

늦은 저녁은 복국입니다. 해운대 금수복국은 아내와 제가 부산 음식 중 가장 좋아하는 메뉴입니다. 이 역시 십수년만에 처음인데 먹으면서 감격스러웠습니다. 예전 추억도 많이 생각나고. 어찌나 정신없이 먹었는지, 인증샷도 못찍은 유일한 메뉴입니다. 그 시원한 복지리는 지금도 생각하면 볼이 조여들며 군침이 당깁니다.

여기서도 서빙하시는 분이 짜증 반전 해주셨습니다. 지리는 나왔는데, 밥이 십분도 넘게 안나와서 밥 달라고 말하는 도중 그냥 딴데로 가버리는 외면을 당했습니다. 벌컥 화를 내니까 손님이 많아서 정신이 없었다고 사과를 합니다. 그래도 미안타고 해주니 오히려 고맙습니다. ㅠㅜ

사실, 경상도에서 몇년 살아도 봤기 때문에, 서비스 수준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전 다시 서울 모드로 복귀했나봅니다. 어쩌면 부산이라서가 아니라 관광지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둘째날은 푸근한 인심을 많이 봤으니 말입니다.

밤이 깊은 해운대는 그 열기가 더 뜨겁습니다. 클럽을 방불케하는 분위기속에서 아이들과 리듬과 비트를 흠뻑 즐기고 숙소로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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